남미를 말하다 - 베네수엘라의 차베스에서 칠레의 바첼레트까지 라틴아메리카를 가로지르는 혁명의 파노라마
김영길 지음 / 프레시안북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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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자가 아르헨티나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직접 발로 뛰고 경험한 것이 묻어나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부정확하고 두리뭉실한 책이다. 저널리즘의 정확하고 예리함, 역사학의 깊이 둘다 부족하다.  

아르헨티나에서 오래 생활하고 지냈으므로 아르헨티나에 대한 생생한 정보가 있기는 하지만 페로니즘, 차베스, 피델 카스트로 등 몇몇 키워드에 의존하여 무조건 이야기를 몰아간다.  

(의도치는 않았겠지만) 부정확한 정보와 그로 인한 역사적 왜곡도 있다.  

한국에 중남미 역사학자도, 중남미 관련 저널리즘도 없거나 부실하다 보니 현지 전문가를 자처하며 저자가 책을 썼지만 조금 역부족이었던 듯 하다. 프레시안에 연재하던 김영길 기자의 글을 좋아하던 분들은 이 책을 안 읽거나 큰 대의만 이해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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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식물원에서 데지마박물관까지 - 과학사가 이종찬의 유럽·일본 자연사박물관, 식물원 탐방기
이종찬 지음 / 해나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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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문제의식을 갖고 준비하고 집필하고, 동서양, 중심부, 주변부 등을 넘나들며 자신(남한, 조선)의 관점을 담은 책.    

서구 학문의 무비판적 수용이 아니라 세계 지식의 지형도에서 나, 한국, 조선의 입장에서 세계를 바라본다. 서구와 세계를 바라보는 기존의 우리의 입장이 얼마나 편파적이고, 왜곡되어 있고, 편협했나 부드럽지만 통렬히 비판한다.  

도대체 한국이 자신에 대해, 아시아에 대해, 유럽에 대해, 세계에 대해 뭘 알고 있고, 또 대체 뭘 알아가야 하는 건지 질문도 던진다.   

일본의 식민주의, 유럽의 식민주의의 폐해와 그 파장, 피지배민들의 고통 등에 촛점을 맞춘게 아니라 그들이 어떤 논리와 공부를 통해 식민지를 경영하고, 수탈했는지를 보여주기 떄문에 식민지를 겪은 이들의 입장은 담겨 있지 않다.    

한국에도  드디어 이런 학자가, 아카데미에 속하면서도 이렇게 생기있는 글쓰기를 하는 학자가 나왔다는 사실이 반갑고, 매우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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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아메리칸 - 백인도 흑인도 아닌 사람들의 역사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86
장태한 지음 / 책세상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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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교포, 아시안-아메리칸의 역사뿐만 아니라 그것을 만들어낸 미국의 인종적책과 그 변화를 알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저자가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하여 그것을 학문으로 승화했기 때문에 저술이 매우 밀착되어 있고, 매우 쉽게 잘 읽힌다.  

고도의 학술적인 테마일 수 밖에 없는 주제를 저자의 직접적인 경험과 관찰이 묻어나는 한국어로 접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랍고, 한국인의 디아스포라가 오랜 시간이 지나 지적, 경험적 자산으로 돌아오는 느낌이다.   

저자는 재미교포가 100만명이나 되는 현실에서 제대로된 미국전문가가 없고, 미국을 이해하는 데 핵심인 인종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수많은 미국유학파들을 꼬집으며 우리의 입장을 담아 미국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하자고 주장한다. 
 

인종 문제 연구자들도, 세계속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싶은 일반인들도 한번 읽어볼 책이다.

*저자는 Edward Chang이란 영어 이름으로 LA폭동과 미주 한인의 문제에 관해 1999년 "Ethnic Peace in the American City : Building Community in Los Angeles and Beyond란 책을 저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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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르와 암브로시아 - 먹고 마시는 것에 관한 인류학적 기원
클라우스 E. 뮐러 지음, 조경수 옮김 / 안티쿠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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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학자의 저작이므로 일단 인류 전체의 음식문화를 총괄적으로 저술하는 것을 기대하긴 힘들다. 독일과 유럽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으며, 아프리카, 중동 지역의 부족과 문화를 조금씩 끼워넣는다.  

그리스 로마 신화, 성서와 음식을 연관시키는 부분은 조금 낯설었고, 유럽적이지 않은 관습을 설명할 땐 객관적인 척하지만 살짝 무시하는 듯한 어투가 느껴진다.  

무슨무슨 부족을 언급하는 데 솔직히 어느 지역의 어떤 부족인지 기술하지 않으니까 크게 어떤 문화권에 속하는 지 알 수가 없어서 막연하게 다가왔다.  

저자가 원래 음식문화 전문가도 아닌데, 그냥 유럽쪽으로만 국한해서 이야기했으면 오히려 좋았을 듯 싶다. 구색맞추기로 집어넣은 타문화 이야기들은 혼란만 가중시키고, 직접 경험하기 보다는 책으로 접한 정보인 듯 생기가 없고, 또 업데이트도 안되어 있다.  

저자는 종종 자기가 잘 모르거나 직접 가본적이 없는 후진국들을 제 3세계라고 지칭하며 '오늘날에는 가족이 다 함께 식사를 하는 근대 유럽의 관습이 제3세계 국가들에서, 적어도 도시에서는 점점 확산되고 있다."(108 페이지) 이런 식의 언급을 하는데 좀 황당한 구절이다.  

번역도 언어간, 문화간 차이에 대해서 좀 세심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34페이지의 맥주도 곡주라고 번역해야하지 않을까 싶고, 예수가 "내가 곧 생명의 떡이노라" 이렇게 말했다는데, 떡이라는 한국 음식이 들어가는 것도 어색하고...(한국 성서가 저렇게 번역되어 있을 수도 있지만)  

하여튼 인류의 음식문화의 본질이라기 보다는 독일인이 본 유럽 중심의 음식문화에 가깝고, 저술의 엄밀함과 번역이 조금 아쉬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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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와 서구 - 에덴에서 제국으로
이종찬 지음 / 새물결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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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자인 저자의 지식과 문제의식, 다양한 참조문헌 등 한국에선 거의 논의 대상이 되지 않는 열대학의 시작을 연 저작이다.  

서구 유럽이 식민주의와 제국주의를 통해 어떻게 확대되어 나갔나하는 테마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꼭 읽어볼만한 저작이다.  

그런데, 다양한 언어로 된 참조문헌을 읽고, 한국어로 정리하고, 하나의 테마로 제시한 저자의 노력에 비해 편집이 너무 성의 없다.  본문은 명조체 하나만 가지고 죽 때우고 있고, 특히 흑백으로 삽입된(다른 책의 지도를 그냥 가져와서 쓴 듯한) 지도는 너무 흐릿해서 자료로서의 가치가 없다. 출처가 어딘지, 언제 어디서 제작된 지도인지 기본 정보도 안 넣고 있다. 

성의없는 편집으로 인해 별을 하나 뺀다.   

저술에 대해서는 서구가 타자화한 대상이 열대 지역만은 아니었는데 좀 더 큰 유럽의 식민주의 그림을 우선 제시한 뒤 열대 지역으로 들어가고, 그 지역이 구체적으로 어디어디인지 설명했으면 더 명쾌했을 거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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