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와 늑대 숲을 구해 줘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알리스 리에나르 지음, 마린 슈나이더 그림, 김현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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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 늑대 숲을 구해 줘]는 시적인 표현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 같습니다. 늑대가 사라지고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일지 궁금해지는 제목인데요. 먹이사슬을 공부할 때 배웠던 내용도 생각이 나고, 왜 늑대를 이야기의 중심으로 가져왔는지도 알고 싶어졌습니다. 표지를 보면 숨결이 느껴질 정도의 거리에서 서로를 보고 있는 여자 아이와 늑대가 보입니다. 실제로 늑대가 내 앞에 있다면 너무나 두려워서 얼어버릴 것 같은데, 여자 아이의 표정을 보면 살짝 미소를 머금고 있습니다. 늑대는 이를 드러내지 않고 있구요. 그 주위를 풀들이 감싸고 있고, 저 멀리는 짙푸른 바다가 보입니다. 표지를 보면 늑대는 돌아왔고, 숲을 구해주었을 것 같습니다. 


 면지를 보면 표지에 나왔던 밤 하늘의 짙푸른 색이 가득 펼쳐집니다. 모든 세상이 차갑게 얼어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겨울의 밤. 아니면 모두가 잠들어 버린 고요의 숲일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보여지는 표제지에는 실루엣만 보이는 소녀, 그 뒤를 따르는 늑대 한마리, 그리고 곰 한마리입니다. 독자들에게 어서 따라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그러면 왜 늑대는 떠나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아볼까요? 


 '이것은 두 발 종족과 털 있는 종족의 이야기.'라고 시작을 합니다. 두 발 종족이라고 하니 사람이 떠오르지요. 털 있는 종족은 앞에 나온 곰, 늑대같은 동물들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세상이 맨 처음 생겨난 때에는 온 세상은 젖은 흙냄새와 전나무 향기로 가득했다고 합니다. 크고 작은 짐승들은 늑대들의 보살핌 아래서 별과 달의 움직임을 따르며 살았구요. 늑대들이 노래를 부르고, 이야기를 시작하면 모두들 들으러 왔습니다. 늑대는 자연의 섭리를 따르고 이해하고 다른 동물들에게 노래와 이야기로 다시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평화롭던 숲에 두 발 종족이 나타납니다. 이야기는 옛이야기처럼 들려지는데 늑대를 바라보는 한 남자의 모습은 지금의 문명이기를 활용하는 모습입니다. 쌍안경으로 늑대를 발견하고 죽였으니까요. 늑대의 힘을 두려워해서 죽이고 죽이는 두 발 종족. 늑대들은 아무도 찾아내지 못할 곳으로 숨어버렸고, 이야기도 데리고 가 버립니다. 


 그리고 달빛도 별빛도 이야기도 사라져버린 세상. 곰이 모든 짐승과 두 발 종족을 불러 모았고 늑대를 찾아내고자 합니다. 두려움에 아무도 용기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 눈빛이 눈처럼 깨끗하고 머리칼은 달빛을 닮은 한 소녀가 "내가 할게요."라고 말합니다. 그 소녀의 늑대를 찾기 위한 여정에는 지혜를 가진 곰 할머니가 함께 합니다. 늑대를 해치고 사라지게 한 것은 어른들인데, 용기를 내고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은 소녀여서 부끄럽기도 하였네요. 늑대를 찾아가는 과정을 아름다운 그림과 글로 표현을 해서 시적인 이야기도 좋았지만 서늘하면서도 따뜻하고 밤의 세상의 고요함과 어울림의 포근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그림이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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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 작렬 왕소심 그래 책이야 60
원유순 지음, 원유미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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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 작렬 왕소심]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야기의 주인공인 정민이는 생각이 많은 아이입니다. 배려심도 많아서 다른 친구들에게 양보를 잘하기도 하구요. 그런 정민이는 여러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서 하는 모둠 활동보다는 혼자서 하는 활동을 더 선호합니다. 새로운 학년에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선생님, 그리고 더 많아진 모둠 활동이 정민이는 부담스러워 보입니다. 


그리고 함께 하게 되는 모둠 친구들은 정민이처럼 각자의 개성이 돋보입니다. 조용하고 정리정돈 잘하는 정민이, 할 말을 시원하게 잘 하는 유라, 사교적인 민우, 게임 레벨 올리기기 취미인 은수, 예쁘게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미나가 한 모둠입니다. 각자 다른 아이들 속에서 정민이는 여러 가지 마음 속 갈등을 겪게 되는데요. 일찍 와서 친구들의 책상도 닦아 주고, 물컵도 가져다 주는 등의 행동을 하지요. 그 안에서 배려하고 신경쓰고 하고 싶은 말은 속시원하게 하지 못하는 상황이 여러 번 반복되자 정민이는 친구들에게 서운한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다른 아이들은 친하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은데, 자신만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느껴서 일지도 모릅니다. 정민이가 고민하는 모습이 이해도 되고, 마지막에 가서는 표현을 하는데 서운함이 넘쳐 흘러서 하는 것이 안타까웠네요. 다행스럽게도 아이들은 각자의 마음을 표현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며 이야기는 마무리 됩니다. 정민이와 비슷한 점이 많은 저에게 공감과 위로의 시간을 주었는데요. 세상의 수 많은 정민이들에게 그런 시간을 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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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마드와 올리브 할아버지
한지혜.정이채 지음 / 문화온도 씨도씨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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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마드와 올리브 할아버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관한 그림책입니다. 최근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과 관련된 뉴스를 보았는데요. 아주 먼 나라의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나 봅니다. 무미건조하게 그 사실을 인지했을 뿐, 사람들의 이야기는 더 생각하지 않고 흘려보냈습니다. 그리고 [함마드와 올리브 할아버지]를 읽게 되었는데, 세계 저 먼 곳의 사람이 아니라 내 옆에 놀고 있는 아이와 같다는 것이 마음에 훅 하고 들어왔습니다. 그들의 일상 속으로 한 번 들어가 볼까 합니다.

함마드는 아홉 살 아이입니다. 집에 있는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 학교를 가듯이 함마드도 그런 일상을을 보냅니다. 무언가 다르다면 학교 가는 길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쌀람 알라이쿰!"이라는 말로 시작하는데요. 이 말이 인사 같은데 정확하게 어떤 말인지 궁금해서 검색을 해 보니 '평화가 당신에게'라는 인사말이라고 합니다. 평화라는 말이 참으로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잠시 느껴 봅니다. 함마드가 아홉 살이라는 말에 동갑인 아이들은 친구라면서 더 집중을 해서 보게 됩니다. 같은 나이의 다른 나라의 친구는 학교 가는 길이 어떤지 궁금해지나 봅니다.

"특별한 종이는 챙겼니?"라고 올리브 할아버지가 묻는데요. 왜 올리브 나무일까? 올리브 나무는 팔레스타인의 역사라고 한다. 올리브 나무는 팔레스타인 땅에서 유일하게 재배할 수 있는 식물이에요. 그러다 보니 올리브 나무는 팔레스타인 인구 70%의 주 수입원인 동시에 이들의 민족성과 역사를 상징하는 나무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제서야 왜 올리브 할아버지가 함마드와 함께 이야기에 등장하는지 알게 되었네요. [함마드와 올리브 할아버지]는 더 궁금해지게 만들고 알고 나서는 더 알아보고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등장하는 장벽과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요. 불법정착촌과 라말라입니다. 그림책을 아이와 보면서 궁금한 것은 함께 알아보면서 읽는데 함마드의 발걸음과 표정이 무거워지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려옵니다. 그리고 특별한 종이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게 된 순간 아이들과 저는 잠시 할 말을 잊어버렸습니다.

올리브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팔레스타인 이야기를 아이와 읽으면서 함마드의 이야기가 더 이해가 잘 되더라구요. 함마드가 들려주는 숨은 숫자 이야기는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그림책을 다시 읽게 만들었습니다. 팔레스타인에 대해 이해를 하자, [함마드와 올리브 할아버지]가 또 다르게 다가오더라구요. 아이들은 자기와 같은 나이의 함마드 같은 친구들이 평화롭게 학교에 다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쌀람 알라이쿰!"이 하루 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바랍니다.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세상에 관심을 더 가지고 우리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깨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쌀람 알라이쿰!" 함마드! 그리고 올리브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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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빛의 수수께끼 웅진책마을 117
김영주 지음, 해랑 그림 / 웅진주니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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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빛의 수수께끼]라는 제목과 비밀이 있으면서도 아름다운 연꽃이 피어있는 표지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수수께끼라는 말에 어떤 수수께끼일지도 궁금하고, 실루엣으로만 보이는 인물들의 정체도 궁금해지네요.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삽화를 다시 보았습니다. 해랑 작가님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림이 이야기를 읽고 난 후에도 그 감동을 더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도와주더라구요. 속지에 시작되는 그림부터 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는데요. 일월오봉도 앞에 있는 상은 이야기가 끝난 후에 마지막 장에 다른 모습으로 다시 나타납니다. [하얀빛의 수수께끼]는 이야기의 탄탄함과 삽화의 아름다움이 잘 어우러져 있어서 이야기에 몰입이 정말 잘 됩니다. 

 

[하얀빛의 수수께끼]를 통해서 잘 몰랐던 것들을 많이 알게 되었는데요. 숙수라는 위치, 대장금에서는 여자들만 요리를 하는 줄 알았는데 남자들 또한 음식을 만드는 장인들이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네요. 정조 임금님의 화성행차를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했었는지도 짐작할 수 있었구요. 이야기의 주인공인 창이의 감정과 생각의 변화는 예측가능한 것이었지만 그래서 더 뭉클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어떤 이야기인지 알아볼까요?

 

창이의 아버지는 숙수입니다. '음식을 만드는 조리사.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주방상궁 외에도 음식을 담당하는 남자 전문 요리사가 있어서 궁중 잔치인 진연이나 진찬 때 음식을 담당하였는데, 이들은 대령(待令熟手)라고 하며 세습에 의해서 기술을 전수하였다고 한다. -두산백과-'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는데요. 그 때의 숙수의 위상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었고, 각자 직업과 신분에 따른 애환도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요리를 한다는 것의 정성과 마음, 그에 따른 기술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것을 격려하고 스스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지혜로움과 어른의 위치가 무엇인지도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하얀빛의 수수께끼]는 창이의 아버지가 숙수의 위치에 있는데, 창이는 아이들이 놀리는 것이 싫습니다. 부엌에 남자가 들어간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숙수가 되기 싫은 창이에게 창이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냈던 수수께끼를 풀어보고 풀고 나면 숙수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창이는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서 아버지를 따라 화성행차를 준비하는 일에 수습처럼 참여하게 됩니다. 창이 아버지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들을 알고 있지만 자신의 일에 얼마나 자부심이 있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창이에게 수수께끼를 통해서 스스로 찾아내게 하고 결정하게 하는 것 또한 아름다웠네요. 시대상과 그 안에서 백성들의 삶도 함께 엿볼 수 있고 반가운 정약용을 만나게 되는 것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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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모험 중 - 생리와 성에 관한 진짜 솔직한 이야기
이도이아 이리베르테기 지음, 성초림 옮김, 손경이 감수 / 키다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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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가 성교육을 해 주기가 힘들 때에는 좋은 성교육 도서를 구비해서 아이가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성교육 도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우리는 지금 모험 중]은 딱 필요한 책이었습니다. 10대 소녀들의 시선과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우리는 지금 모험 중]은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하는데요. 단짝 친구인 클로에와 텔마의 이야기하듯이 말하는 방법도 좋았고, 실제적이고 필요한 정보들이 많았던 것도 좋았습니다. 


 기본적인 생리와 신체적 변화부터 생리주기, 생리통의 이유와 생리통을 완화시키는 방법, 각자에게 맞는 생리용품 알아보기, 생리에 얽힌 미신과 남자아이들에게 생기는 변화까지 텔마의 입장에서 알려 줍니다. 생리에 대한 고민, 냄새와 털, 생리 전 증후군, 성적 지향, 생리를 해서 좋은 점 알아보기, 나의 가족에 관한 부분은 클로에의 이야기로 알아보구요. 마지막으로 생리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없애는 법은 다시 텔마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해 주죠. 


 외국의 아이들은 조금 더 개방적으로 이야기를 할 것 같았는데, 사람마다 다르고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여러 세대의 인터뷰를 실어 놓아서 재미있었구요. 깜짝 테스트를 통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지, 배운 것을 확인하는 과정도 부담없이 재미있게 되어 있습니다. 알아두면 좋은 상식들도 깨알같은 팁도 모두 마음에 들었네요. 부모님과 함께 읽어도, 혼자 읽어도, 아니면 친구와 읽어도 좋을 [우리는 지금 모험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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