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불편하면, 불편한 것일까? - 불편함 ㅣ 개념 픽
강남규 지음 / 주니어태학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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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진솔한 리뷰입니다.>


시민교육론을 수강해 들으며 민주주의, 시민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요즘이다. 이 책은 했고 운 좋게 책을 받아보았다.


직관적인 책의 표지부터 마음에 들었다. AI에 입력해 뽑은 게 티나는 그림을 싫어하는데 이 책 표지는 이라 좋았다. 교복을 입은 듯한 두 사람은 눈앞의 어떤 것을 보고 흠칫, 경직됐다. 두 인물의 표정과 자세, 식은땀, 노랑과 검정의 대비로 책의 주제인 "불편함"을 잘 표현한 것은 물론 독자의 마음에까지 파동을 일으킨다. 제목까지 의문형이라 더욱 그렇다. 나 역시 스스로 질문하며 첫 장을 넘겼다.


"내가 불편하면 불편한 것일까?"

"나는 불편해야 할 것에 마땅히 불편함을 느끼며 살고 있나?"


프롤로그와 차례에서도 '찌릿' 하는 느낌이 왔다. 청소년교육과 사회복지를 공부하며 근래 더 깊이 알아보고 생각하게 된 주제도, 과거에는 관심을 가졌지만 지금은 소홀해진 주제도, 기사나 칼럼으로 접했지만 그다지 와닿지 않았던 주제도 있었다. 낯선 것은 없었지만 오히려 는 느낌이었다.


. 가르치려 들기보다 그저 '우리 사회/공동체에 중요하지만 썩 불편한 문제들을 함께 생각해보고 해결 방안을 찾아보자'라고 제안하는 태도가 인상적이었고 나 역시 둘레 사람들, 특히 아이들과 교육적 대화를 나눌 때 이런 태도를 꼭 갖춰야겠다고 생각했다.


자기 삶과 관심 분야 일부로 사고 회로가 굳어지기 십상인 성인보다 보다 유연하고 포용적인 사고를 하는 아동 청소년들이 읽었을 때 꼬리 질문과 다양한 의견이 나올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생각했다. 우리는 우리라는 표현을 아주 쉽게 쓰고 편하게 받아들인다. 우리나라, 우리 국민 여러분, 우리말 우리글, 우리 학교, 우리 사회, 우리 가족, 우리 팀... 그런데 공고해보이는 울타리 안팎의 영역이 울타리의 위치를 조금 바꾸거나 없애는 것만으로도 완전히 달라지는 것처럼, '우리'라는 개념 역시 그러하다.


좋은 시민이 되려면, 아이들이 좋은 시민성을 갖추게 하려면 어떻게 할까 생각하고 있는데 단순하면서도 아주 중요한 열쇠를 발견한 것 같다. 편향된 사고로 설치된 그 우리(울타리)를 다시 살펴 조정, 유예, 필요한 경우 해체하는 게 비판적 사고이자 다양성 수용, 민주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역량이란 것...!


20대 초반, 나의 불편함은 대개 분노와 함께였다. "이런 부조리를 나/우리가 왜 감내해야 해?!!"라며 펄펄 뛰었다. 20대 후반이 된 내 불편함은 그때에 비하면 조용하고 잠잠하다. 분노가 잦아든 자리에는 뭉근한 슬픔과 그저 편(안)해지고 싶은 마음이 깃든다. 아직 내 앞가림도 잘 안 되는데 다른 사람들/세상 이야기에 관심과 시간, 돈을 굳이 써야 하나 싶고 귀찮다는 핑계로 모든 걸 뒤로 뒤로 미루기 일쑤다. 그런데 책 말미 고 강태완 씨 이야기를 읽으며 퍼뜩 정신이 들었다.


'우리'라는 말은 대개 따듯함과 벅차오름으로 나를 감싸오지만 그 안에 그저 만족하며 머물렀다간 우리 밖 사람들의 얼굴과 목소리를 잃어버리고 말 테다. 그 사람들 역시 나와 같은 사람인데도…. 인류사는 한정된 자원, 권력, 가치를 보다 평등하게 나누고자 기존의 우리를 부수고 더 널찍하고 자유로운 우리를 만들며 발전해 왔고, 오늘의 나는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기에 역사에 무임승차하는 일은 파렴치하다. 오늘날 불편함을 감수하거나 때로 있는 그대로 맞닥뜨리며 나/우리가 부수어야 할 우리는 무엇이며, 만나야 할 우리는 누구일까. '잊지 않겠다, 함께 하겠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는데 그 말이 말뿐이지 않으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오랜만에 '정면으로' 생각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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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교수의 캠퍼스 - PROFESSOR Y’S CAMPUS, 개정판
함계순 지음 / 바른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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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후기는 컬처블룸을 통해 제품을 제공받아 읽고 남긴 진솔한 후기입니다.**

작가의 말 읽으며 '흠, 사랑을 주축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겠거니.' 했다. 그런데 이제 그 이야기가 전개되는 배경과 주제가 전쟁과 관련된... 읽어보니 실제로 그랬다. 그런데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직설로 하는 느낌이 아니라 전쟁 이후에도 남아 있는 폭력의 잔재, 서로 다른 경험과 입장에도 불구하고 서로 대화하고 토론하고 번민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가까웠다.

책 제목이 "Y 교수의 캠퍼스"인데, 그래서인지 대학교수의 강의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서술도 많았다.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오딧세이아, 김광석 노래, 세월호 참사,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태극기시위 등 다양한 이론적 개념과 한국 현대사의 중요 사건들도 등장한다.

이런 소설은 처음이라 흥미롭긴 했는데... 개인적으로 인물의 입을 빌려 전하는 저자의 견해와 가치관에 동의하기 어려운 지점이 많았다. 그리고 질문의 형태가 아니라 확정적, 단정적으로 끝나는 서술이 아쉬웠다. 가령 이런 지점.

"아마도 젊은 사람들은 노인들과 같은 무리에 속하고 싶지 않다는 잠재의식에서도 절대 태극기 물결에 발을 들이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노인들은 지난 1세기 동안 온갖 역사적 고난과 이념의 갈등 속에서 탄생한 대한민국이라는 한국 최초의 자유국가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주인의식을 간직하게 된 자부심과 긍지로 피맺힌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며 살아온 사람들이다. ... 도심 대로에선 태극기 시위대가 대통령의 탄핵 무효를 외치며 구속돤 박근혜 대통령을 즉각 석방하라고 함성을 울리면서 행진을 하는데 명동의 거리는 나라야 어찌 되든 말든 상관없이 주말을 즐기려는 젊은이들의 시끌거리는 소음과 온갖 한가한 잡소리로 정신이 없다. ... 주말을 즐기러 나온 젊은 애들은 쌍쌍이 팔짱을 끼고 쇼핑이나 카페를 즐기며 희희낙락 행복한 모습이다." (pp. 362~363)

모든 노인이 다 태극기 물결에 동의, 합류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젊은이가 나라 돌아가는 형국에 무관심한 채 소비주의에 휘둘리는 것도 아닌데 일반화하는 서술이 나의 정치적 견해, 입장과 별개로-사실 고정된 정치적 견해, 입장이랄 것도 없지만-불쾌했다. "젊은 애"라는 표현에서 많은 것이 읽힌다...

그밖에도 불편한 지점들이 더러 있었지만 나한테 꼭 맞지 않았대도 나쁜 작품이라 할 순 없겠지. 그래서 이 책을 추천드리고픈 독자층을 적어보려 한다.

V 독실한 개신교 신자
V 장년~노년을 보내고 계신 분
(그중에서도 박 대통령 탄핵, 문 대통령 정치, 요즘 젊은이들의 무기력과 소비주의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시는 분)
V 휘몰아치는 전개 없이 잔잔하게 사람 사는 이야기 듣는 거 좋아하시는 분

나에게는 불편하고 희한한 느낌을 준 책이었으나, 다른 누군가에게는 감동으로 다가갈 책이리라. 역시 새로운 사람 새로운 책을 통해 나는 나를 더 잘 알게 된다. *

#Y교수의캠퍼스 #함계순 #바른북스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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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는 작은 나무 포히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310
올렉산드르 샤토힌 지음, 김영선 옮김 / 국민서관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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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회로 좋은 그림책을 만나 읽자마자 글을 써봅니다. 숲에서 가장 작아 슬픈 나무 '포히'의 꿈 이야기예요! 포히는 숲에 있는 나무들 중 가장 키가 작습니다. 누구도 포히를 놀리지 않았지만 포히 스스로 가장 작은 자신을 부끄러워해서, 숲에서 지구에서 우주에서 가장 큰 나무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돼요. *어린이와 함께 읽는다면 어른들이 예쁘다, 귀엽다, 꼬마야... 라고 말할 때 어떤 기분이 드는지 이야기해봐도 좋을 거 같아요. 다른 사람은 좋게 봐서 말하는 거지만 정작 당사자는 기분 나쁠 만한 말과 행동들이 있잖아요. 영어말로는 '콤플렉스'라고 하는... 다른 사람의 겉모습에 대해 함부로 말해선 안 되는 까닭도 잘 이해할 거 같고요. 포히는 우주에서 가장 큰 나무가 되기 위해 야무지게 계획을 짜고 실천에 옮깁니다. 그런데 간절한 꿈을 이루는 과정이 대개 그렇듯, 엉망진창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요. 그리고 혼자서 해낼 수도 없어요. 햇빛과 구름이 물심양면 포히를 돕지요. 그럼에도 뜻대로 꿈이 이뤄지지 않자 포히는 슬프고 너무너무 피곤해서 강물에 몸을 맡겨요. 어느새 가을이 되어 있었죠. 치열했던 시간을 뒤로 하고 가만히 힘을 뺀 순간 포히 마음에 한 떨기 깨달음이 찾아와요. "포히는 자기가 쪼그만 잎사귀 하나였던 때를 떠올렸어요. 문득 참나무 아저씨가 한 말이 확 이해가 됐어요. 그리고 자신의 시간이 얼마나 아름답게 흘러가고 있는지 깨달았지요!" 여기까지 읽고 나서, 포히가 작은 나무인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며 살게 되건 ​꿈을 이뤄 큰 나무가 되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포히는 이미 '큰 나무'가 되었거든요. 작은 몸을 가졌어도, 나보다 큰 몸을 가진 존재들에 쉽게 가려지고 때로 잊히더라도 내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순간 순간을 아름답게 살아낼 수 있게 되었다면 그게 진정 성장한 것 아닐까요? 꿈을 꾸고 이뤄나가는 과정에 대해,

도움을 주고받으며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것에 대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가만히 기다리는 것에 대해

따뜻하게 그려낸 책, <꿈을 꾸는 작은 나무 포히>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추천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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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괴물 - 검은 밤의 슬픈 역사
홍미령 지음, 주철희 감수 / 베틀북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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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기는 컬처블룸을 통해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것임을 밝힙니다.

4.19, 5.18, 6월 항쟁, 8.15 와 같이 굵직하고 중요하게 여겨지는 역사적 사건들과 달리 10.19 여순사건은 여지껏 역사교육에서도 여타 역사 콘텐츠에서도 잘 다뤄지지 않거나 사람들의 관심을 크게 받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저 역시 이 사건을 이름만 알 뿐 잘 알지 못했고, 부끄럽지만 제 '기억의 투쟁' 목록에서도 여순사건은 흐릿한 글자, 다른 선명한 글자들 뒤로 밀려난 후순위였습니다.

그런데 여순사건은 정치인보다, 역사가보다 평범한 시민일수록 더욱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 기억해야 할 사건임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동포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 없다는 군인들의 이성이 반란군의 횡포로 왜곡되고, 진압 과정에서 명확한 증거 없는 밀고로 수많은-노약자, 어린이를 비롯한-시민들이 적법한 재판 절차 없이 처형 당했습니다. 작가는 그 모든 참상을 상징과 은유로 표현했습니다. 참혹함과 슬픔을 전하되 그것이 잔인함과 선정성으로 가지 않도록 애썼음이 느껴졌습니다.

권력은 언제나 폭력으로 돌변할 가능성을 지닙니다. 개인의 힘도 집단과 국가의 힘도 그렇죠. 국가 폭력이 시민을 등지고 적대한 역사가 이미 우리나라에 여러 번 있고, 저는 좌우 이념(정치적 진영)을 떠나 그러한 일을, 권력의 무자비한 만행과 참혹해진 시민의 삶 그럼에도 연대하고 목소리 내고 기억하며 나아가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들려주고 나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목적은 국가와 정부 혹은 권력을 공포나 경멸의 대상으로 여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시민성과 민주의식을 향상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해치는 행위가 왜 악한 것이며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의 마음을 들어두는 것이 왜 중요하며 함께 기억하고 이야기내는 것이 왜 필요한지 가르치는 것, 그것이 민주시민교육이라 여깁니다. 여순사건/여순항쟁을 그림책 <손가락 괴물>을 통해 알아보고 나누며 아이들 마음에 민주시민으로서의 비판의식과 감수성이 한 뼘 더 자라게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좋은 책이었습니다. *

#손가락괴물 #베틀북 #홍미령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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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괴물 - 검은 밤의 슬픈 역사
홍미령 지음, 주철희 감수 / 베틀북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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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사건은 평범한 시민일수록 더욱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 기억해야 할 사건입니다. 동포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 없다는 군인들의 이성이 반란군의 횡포로 왜곡되고, 수많은 시민들이 죽었습니다. 참혹함을 잔인하지 않게 풀어내려 한 작가의 애씀이 느껴지고, 기억이 투쟁임을 상기시켜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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