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괴물 - 검은 밤의 슬픈 역사
홍미령 지음, 주철희 감수 / 베틀북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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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기는 컬처블룸을 통해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것임을 밝힙니다.

4.19, 5.18, 6월 항쟁, 8.15 와 같이 굵직하고 중요하게 여겨지는 역사적 사건들과 달리 10.19 여순사건은 여지껏 역사교육에서도 여타 역사 콘텐츠에서도 잘 다뤄지지 않거나 사람들의 관심을 크게 받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저 역시 이 사건을 이름만 알 뿐 잘 알지 못했고, 부끄럽지만 제 '기억의 투쟁' 목록에서도 여순사건은 흐릿한 글자, 다른 선명한 글자들 뒤로 밀려난 후순위였습니다.

그런데 여순사건은 정치인보다, 역사가보다 평범한 시민일수록 더욱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 기억해야 할 사건임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동포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 없다는 군인들의 이성이 반란군의 횡포로 왜곡되고, 진압 과정에서 명확한 증거 없는 밀고로 수많은-노약자, 어린이를 비롯한-시민들이 적법한 재판 절차 없이 처형 당했습니다. 작가는 그 모든 참상을 상징과 은유로 표현했습니다. 참혹함과 슬픔을 전하되 그것이 잔인함과 선정성으로 가지 않도록 애썼음이 느껴졌습니다.

권력은 언제나 폭력으로 돌변할 가능성을 지닙니다. 개인의 힘도 집단과 국가의 힘도 그렇죠. 국가 폭력이 시민을 등지고 적대한 역사가 이미 우리나라에 여러 번 있고, 저는 좌우 이념(정치적 진영)을 떠나 그러한 일을, 권력의 무자비한 만행과 참혹해진 시민의 삶 그럼에도 연대하고 목소리 내고 기억하며 나아가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들려주고 나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목적은 국가와 정부 혹은 권력을 공포나 경멸의 대상으로 여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시민성과 민주의식을 향상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해치는 행위가 왜 악한 것이며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의 마음을 들어두는 것이 왜 중요하며 함께 기억하고 이야기내는 것이 왜 필요한지 가르치는 것, 그것이 민주시민교육이라 여깁니다. 여순사건/여순항쟁을 그림책 <손가락 괴물>을 통해 알아보고 나누며 아이들 마음에 민주시민으로서의 비판의식과 감수성이 한 뼘 더 자라게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좋은 책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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