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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가 자기 계발이 되는 윈윈육아
도키코치(황선희) 지음 / 마이티북스(15번지) / 2023년 9월
평점 :
육아라는 이름에 자녀 경영을 붙이다니, 컨셉을 참 잘 잡았다. 육아를 주제로 코치를 하고 말하러 다니던 사람이라 그런가 하는 어찌 보면 뭐래? 하는 마음이 없지는 않았던 책. 근데 표지도 마음에 들고 책 사이즈도 마음에 들었다. 책의 홍수 속에서 살다 보니 이런 것들이 은근히 책에 손이 가느냐 안 가느냐에 영향을 많이 끼친다. 또 이 호기심이 긍정적이었기에 읽고 내가 공감할 이야기가 많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이게 독자로서 즐길 수 있는 권한이 아닌가 싶다.
수많은 육아서 중 육아 경험담을 소재로 쓴 책들은 손에 들었다가 흔한 이야기 같은 느낌에 덮어버린 게 많다. 자녀를 성공적으로 키운 사람의 책은 뽑기를 잘했다거나 주변에 도움이 있었다거나 아이가 하나라거나 나와 다른 점을 찾아 나를 합리화하지 않으면 좌절감만 드는 경우들도 있다. 뭐 그 당시 내 마음이 건강하지 않았던 탓이었겠지만. 그래서 육아서를 놓은지 좀 오래되었다. 그래.. 인정하자면 잘 안되니까 던져버렸다. 자꾸 자책하고 좌절하게 되어서. .
그러다 오랜만에 손에 든 육아서이자 어찌 보면 자기 계발서라고 할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그녀의 책 앞부분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너무나도 흔한 이야기면서 모두 나의 이야기와 고뇌. 아기 엄마들이라면 다들 공감할 내용들이었다. 그러한 내용을 신파가 아닌 담백하게 쓰면서 전개해 나간 점이 피곤하지 않게 느껴져 좋았다.
임신하면서부터 자녀 교육에 대한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책을 읽던 중 아이를 업고 책을 읽은 부분에서 예민했던 첫아이의 육아의 기간 책 읽을 시간도 사람을 만날 시간도 없어 아이를 업어 재우고 깰까 봐 그대로 책을 들고 이리저리 집안을 걸으며 읽던 시간들이 생각났다. 그때는 책이 나의 하나뿐인 창이었다. 그 창으로 밖을 내다보고 신선한 공기에 숨통이 틔이고 세상과 소통했다.
육아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며 “너 키우느라 내 인생 다 지나갔다."라고 하지 말고 “너희와 함께한 시간이 가장 값졌다."라고 말하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따뜻한 응원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육아가 최고의 자기 계발이라는 가치를 전달하고 이를 위한 방법들을 코치하는 일들을 해왔다는데 이를 보면서 어떤 일이든 ‘가치 설정’을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잠깐 이런 건 이렇구나 이래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은 할 수 있지만 그것이 나의 가치가 되기 위해서는 쌓인 지식과 경험 그리고 고찰이 많아야 할 것이다. 그러한 가치 설정을 잘해야 흔들림 없이 소신 있게 자신의 가치를 밀고 나가고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고 즐기는 일을 말하고 전파하며 다져오다 쓰고 나누는 일로 열매를 맺고 있는데 나 같은 사람들이 그녀처럼 열매를 맺으려면 우선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것에 집중하여 즐기며 기록하는 일인 것 같다. 재미가 없이 억지로 하는 일들이 어떻게 남들에게 공감을 얻고 도움이 되겠나. 파워풀한 사람들은 좋아하는 것을 찾아~라고 쉽게 말하지만 꽤나 많은 사람들이 잘하고 좋아하는 것들 없이 살아간다. 또 나처럼 주변에 맞추고 튀지 않게 살아오길 지향했다 보니 내 색은 온통 무채색이구나만 깨닫는 사람들도 많다.
자녀를 경영하고, 자녀 경영을 내 재능과 가치 실현의 도구로 삼아 보라는 저자의 말을 빌려 나는 이렇게 바꿔 표현해 본다. 그녀처럼 깨달음을 얻고 실천한 게 없으니. 육아에 색을 주어 생명을 부여한다고 생각해 보면 나의 삶도 색색깔깔로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아이들로 인해 내 삶이 색을 잃은 것이 아니고 정말이지 다양한 아이들의 성향과 사건들과 사고들과 투쟁들 그 안의 울고 웃는 과정들을 하나의 물감이라 생각하면 나는 붓만 들면 되겠다. 그리고 남이 평가하는 아름다운 작품이 아닌 나만의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아이의 공부에 관심이 많다면. 파트 3의 [내 아이 학습 골든타임 지키기]가 관심이 갈 테고 사춘기 아이와의 갈등에서 힘이 드는 요즘이라면 파트 4의 [소통, 자녀 교육의 마스터키]에 관심이 많이 갈 것 같다.
그런데 이 긍정적인 책을 읽으면서도 아이에게 다정하게 공부가 어렵니? 너는 공부도 잘 이해하고 그림도 잘 그려서 좋겠다는 말로 아이의 책장을 펼치게 한 사례가 60점짜리 시험지를 들고 엄마 성적이 꼭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라며 코를 파는 아들에게 정신교육을 시키고 싶은 아들 엄마로서 자꾸 이쁜 딸이라 그런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책 속 한 꼭지인 [자녀 농사도 물 들어올 때가 있다]는 것에 절대 동의한다. 그리고 그 물때를 캐치하고 노를 젓기 위해서는 이렇게 많은 경험으로 부모들을 대해 보고 노하우를 축적해 온 사람들의 지혜가 절실하다. 불안과 비교하는 마음을 버리고 온리원이 되는 내 아이를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