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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입시생 중등 필독서 - 상위 1%로 이끌어주는 문학·비문학 독해력
박은선.배혜림 지음 / 체인지업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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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입시생 중등 필독서>

: 박은선배혜림 /출판: 체인지업

 

이 책을 펼치는 순간, 공부 독립이 시작된다.”

 

학령기 학부모에겐 지나칠 수 없는 매혹적인 문구다.

고교학점제를 앞두고 늘어나는 학부모의 고민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

게다가 상위 1%로 끌어준다니 말해 무엇하리.

 

무럭무럭 치솟을 학업 성적 향상의 단꿈을 꾸며 책을 펼쳐들었다.

 

그리고 부끄러웠다.

아이에겐 누누이 꾸준함, 성실함을 강조했으면서 정작 엄마는 공부에 요행을 바랐다.

 

‘SKY입시생 중등 필독서는 자극적인 제목과 달리 진실로 책을 읽자권하고 있다.

 

그리고 ‘SKY입시생 중등 필독서이란 매혹적인 제목은 사실은 이 정도 독서를 하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스스로 질문하는 학생이라면 SKY쯤이야라는 역설의 의미일지 모른다.


현직 교사인 저자 박은선, 배혜림 선생님은 좋은 책을 꾸준히 읽다보면 분명 요행이 아닌 요령이 생기리라 확신한다. 그 요령이란 다름 아닌 깊이 있는 독서를 통한 사고 확장을 의미한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으려니 쉽지 않은 시기가 바로 중등시기다. 누적된 독서 경험에 따른 편차가 벌어져 독서 수준도 천차만별이며 학습 시간 또한 급작스레 증가하는 시기다.

 

본격적으로 입시에 돌입하는 중등시기 아이들에게 무조건 다독을 권할 수도 없다. 학업의 중압감이 높아지고 학습량도 많아지며 시간에 쫓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하여 독서를 멈춰서는 안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책을 펼쳐들기엔 불안한 시기, 박은선, 배혜림 선생님은 문해력 대비를 위한 현실적인 독서를 제안한다.

 

단순히 책을 읽자독려하는 것이 아닌 ‘SKY입시생 중등 필독서란 제목답게 문학, 비문학의 좋은 책을 선별하여 권하고 나아가 사고를 확장을 위한 양질의 질문을 한다. 이를 통해 읽는 즐거움을 넘어 사고 확장 및 학습을 위한 배경 지식까지 두루 키울 수 있다.

 

‘SKY입시생 중등 필독서는 문학과 비문학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각 25권의 책을 추천한다. 책의 간략한 내용을 다룬 부분은 책을 읽기 전 흥미를 유발할 수도 있고, 책을 읽고 난 후 생각을 나눌 수도 있다. 내용이해 개념 쏙쏙이라는 꼭지를 통해 책 속 숨겨진 의미를 탐구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거기에 각 책마다 깊이 보고 넓게 읽기라는 이름의 심화 활동과 비슷한 주제의 읽을 책들을 권하며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앞으로의 독서 활동을 지원한다.

 

중등 학생들을 가까이에서 만난 현직 선생님들이 쓰신 책이어서 그런지 소개된 도서들은 모두 중등 시기 독자가 읽기에 좋은 내용임은 물론이며, 가독성이 좋다. 쉽고 재미있게 쓰인 책들을 통해 완독의 기쁨 뿐 아니라 수준에 맞는 방식으로 지식을 습득하고, 적절한 자극을 통한 사고 확장이 원활하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게다가 중학생이 읽기 좋은 책을 소개하다보니 총 50권의 도서 중 내가 읽은 책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책을 읽기 전 아이와 함께 읽은 도서를 표시하며 일종의 도장깨기처럼 다음 책을 선택하는 소소한 재미도 있었다.

 

긴 겨울 방학 마땅한 독서의 방향을 잡지 못했다면, ‘SKY입시생 중등 필독서를 활용해 효율적인 독서 가이드를 잡아도 좋을 것 같다. 소개된 책들을 읽으며 책 속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본다면 분명 꼬리에 꼬리를 문 생각하는 독서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감상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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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한 계절은 없었다
인영 지음 / 마음연결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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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한 계절은 없었다>

: 인영 / 출판: 마음연결

 

정말 오랜만에 시집을 읽었다.

수월한 계절은 없었다라는 제목처럼 시집엔 시인이 지나온 사계절이 담겨있다.

 

을 챙겨서 너에게로 간다

: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은 봄의 설렘을

 

슬픔은 여름을 만나 찬란해지고

: 슬픔마저 찬란하게 만들어 버리는 생명력으로 가득한 여름을

 

가을엔 엄마의 이름을 불렀다

: 결실이란 단어로 상징되는 계절을 통해 엄마의 삶을 살아가는 가을을

 

겨울의 온기를 건져 올리며

: 농익은 마음이 냉기마저 감싸안은 결코 춥지만은 않은 겨울을 지나

 

그리고

남은 계절의 조각들

: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었던 수많은 계절까지 시집엔 인생의 사계절이 있다.

 

각 계절마다 다른 분위기의 시를 읽으며 나는 어느 계절을 보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시인은 빨강머리 앤을 사랑하는 소녀의 마음으로, 나를 살게 하는 사람들에 관한 시를 썼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시인의 사계절엔 순수한 감사의 마음이 묻어난다.

 

일상, 가족, 인연, 시간.

 

시인을 둘러싼 모든 것이 수월하지 않았던 계절조차 담담히 떠올리게 하는 버팀목이라 말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시를 읽고 있자면 편안하다. 지난 시간의 과오를 자책하고, 오늘을 달리고, 내일을 욕심내지 않아도 될 것 같은 흐름이 멈춰버린 편안함이 느껴진다.

 

이런 편안함은 인영 시인이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이라는 고통에 잠식되지 않고 견뎌내 결국 다음 계절을 기꺼이 맞이했던 시인의 강인함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그래서 시를 읽고 나면 나 역시 곁에 머무는 일상, 가족, 인연, 시간이 감사해진다.


< 그런 너라서  -인영>

 

꽃 피는 계절에

실려오는

안온한 향기

 

나 홀로 겨울을

통과하지 않도록

 

부르지 않아도

와주는 너라서

 

원래가

새순 돋기 전이

가장 아프다

 

너무 높아지지도

낮아지지도 않도록

 

살랑이는 봄바람으로

온몸을 감싼다

 

나도 너에게

그런 친구이고

싶은 날에


 

본 리뷰는 마음연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감상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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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 좋은 시민이 되고 싶어 4
이용석 지음, 김형준 그림 / 초록비책공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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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

글: 이용석 / 출판: 초록비책공방


‘전쟁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는 초록비 책공방의 좋은 시민이 되고 싶어 시리즈 4번째 책이다. 206페이지로 가볍게 읽기 좋은 분량이지만 담고 있는 이야기의 무게는 절대 가볍지 않다. 그럼에도 꼭지를 나누어 전쟁과 평화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의견을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고 있어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읽기에 좋다. 



‘전쟁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는

1부 전쟁과 평화에 대한 오래된 믿음들

2부 한국 사회는 전쟁에 어떻게 연결되어 있나

3부 우리 일상 속 전쟁의 모습들

4부 영화로 보는 전쟁과 평화

총 4부로 구성되었다.

각 부가 끝날 때마다 ‘함께 고민하고 말하고 싶어’라는 생각할 거리를 제시하여 읽은 내용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한다.


1부 전쟁과 평화에 대한 오래된 믿음들


: 전쟁이 일어나는 근본적인 이유와 전쟁을 대하는 보통 사람들의 자세에 관해 이야기한다.

인간의 폭력은 본성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저자는 인간의 폭력은 사회화된 행동이라 말한다. 즉, 힘의 논리가 아닌 권력의 논리에 의해 폭력이 이루어진다. p15 폭력 중 가장 극단적이고 파괴적이며 사회화된 폭력이 전쟁이다.


p37 전쟁을 대하는 태도나 시선도 달라져야 한다 말한다. 승리는 평화가 아니며 승리와 패배 모두 전쟁의 일부이다. 무엇보다 승리와 패배 모두 가난한 사람의 희생을 강요한다는 저자의 지적은 날카롭다.


또한, 저자는 전쟁으로 인해 가장 이익을 보는 이가 누구인가를 따져본다면 과연 이 전쟁이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판단할 수 있다 말한다. 중요한 것은 전쟁에 대하는 보통 사람들의 책임있는 시선과 의식이 전쟁이 일어나지 못하게 할 것이라 단언한다.


전쟁을 막기 위한 시민의 노력을 ‘반전운동’, ‘평화운동’이라 부른다.

p61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노동자들과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의 잘못과 국가적 책임을 묻는 활동 역시 과거의 잘못을 역사에 기록해서 앞으로 전쟁과 전쟁 범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시민들의 평화운동임을 알 수 있었다.


2부 한국 사회는 전쟁에 어떻게 연결되어 있나


: 2부의 제목을 보고 나는 당연히 현재 휴전 중인 우리나라의 상황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만든 무기를 이용해 세계 어딘가에서 지금도 전쟁을 치르고 있다 말한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다. 또한, 그러한 전쟁으로 인해 피해자들은 계속해서 발생하지만 우리는 그 피해자들을 위한 어떤 적극적인 노력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꼬집는다.


휴전 상태인 우리나라의 상황도 언급한다. 강한 군사력 키우기 위해 군사비 지출이 많다는 지적과 p105 OECD 회원 38개국 중 사회복지 지출 비중이 34위에 그친다는 점을 예로 들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전쟁을 하지 않는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나는 솔직히 이 부분에서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군사력 강화 목적은 전쟁에서의 승리가 아니다. 평화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잘 달리기 위해 단단한 근육을 키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평화로운 국가 유지를 위해 군사력이라는 단단한 근육이 필요하지 않을까?


3부 우리 일상 속 전쟁의 모습들


: 현재 청소년들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일상 속 전쟁을 이야기한다.


BTS의 군 입대를 놓고 벌어진 논쟁을 예로 들며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징병제가 과연 공정한 의무가 맞는지 묻는다. 또한, 여성 징병제에 대한 다른 나라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바라는 군대의 모습은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도록 한다.


청소년들이 가장 쉽게 접하는 게임,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노출된 폭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p145 무조건적인 차단이 아닌 폭력을 능동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강조한다. 폭력을 마주했을 때 그것을 알아차리고, 무엇이 폭력인지 아닌지 구분하고 판단하고, 폭력에 대해 질문하는 힘이 바로 평화라고 말한다.


4부 영화로 보는 전쟁과 평화


: 아이캔 스피크, 하울의 움직이는 성, 오펜하이머 등 11편의 전쟁 관련 영화를 소개한다. 재미있는 영화를 통해 전쟁의 이유와 참혹함을 생생하게 마주하며 그 속에서 전쟁과 평화를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저자는 p204 냉철하게 전쟁을 분석하더라도 우리가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희망을 이 책에 담고 싶었다 말한다. 분명 단번에 이루어지는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의 관심과 현실적으로 전쟁의 피해를 바라보는 시선이 쌓인다면 언젠가 전쟁 없는 세상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전쟁에는 결코 해피엔딩이 없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초등맘 카페에서 당첨되었습니다.

초록비책공방으로 부터 제공 받아 직접 체험 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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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임 스티커 - 제14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69
황보나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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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임 스티커>

: 황보나 / 출판: 문학동네

 

우리 엄마 무당이야. 작업복 입은 거니까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네임 스티커 p111

 

나는 이 부분에서 깔깔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찜찜하게 품고 있던 나의 깊은 편견을 이토록 명쾌하게 틀렸다고 말하다니 속이 시원했다.

그동안 나와 다른 것에 얼마나 많은 잣대를 들이댔을까? 고작 그 잣대라는 것도 내가 가진 하찮은 경험치일 뿐이면서 말이다.

아무렇지 않게 단정했던 수많은 삶에 대한 판단이 얼마나 무례했는지 나는 작가의 담담한 말투와 절제된 이야기를 통해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네임 스티커는 제14회 문학동네 청소년 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황보나 작가는 첫 소설로 단박에 청소년 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작가가 차곡차곡 쌓아온 엄청난 내공으로 써나갈 앞으로의 작품이 궁금해진다.

 

윤성희 소설가의 이 작가의 문장 뒤에는 많은 것이 감추어져 있다. 쓰지 못한 것이 아니라 쓰지 않은 것. 그것을 통해 작품 속 인물들의 삶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려는 자세다.’라는 평에서 알 수 있듯 우리는 작품을 통해 작가의 인간에 대한 예의를 마주할 수 있다.

 

<이야기는 이렇다>

 

은서네는 재혼가정이다. 새엄마는 늘 친절하고 어른들은 은서의 마음이 다칠까 애쓴다. 하지만 어쩐지 은서는 이 관계가 편치않다.

 

민구는 치매를 앓는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다. 민구의 할머니는 무당이었고, 이제 민구의 엄마가 무당이다. 민구와 할머니를 매일 찾아와 돌보는 유일한 어른인 명두 삼촌은 여장을 즐긴다.

 

은서는 그런 명두 삼촌이 어쩐지 마음에 든다. 그건 아마도 타인의 다름에 관대하지만 나의 다름을 수용하지 못하고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는 모습이 닮았기 때문일지 모른다.

 

민구에게는 비밀이 있다. 그것은 바로 네임 스티커에 이름을 써서 화분에 붙이고 무언가를 빌면 이루어지는 괴이한 능력이다. 이 능력이 괴이한 이유는 바로 대상의 행운이 아닌 불행을 빌때만 효력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은서와 민구는 네임 스티커의 비밀을 공유하며 가까워진다.

 

네임 스티커를 둘러싼 다양한 관계를 통해 은서는 타인 및 스스로의 다름을 수용하는 자세를 배우고 마음이 힘을 깨달으며 성장해 간다.

 

<다르다는 것>

 

너 명두 삼촌이랑 이야기해 봤어

말도 안 나눠 봤으면서 이상한 사람인지 아닌지 네가 어떻게 알아?” 

네임 스티커 p129

 

은서가 타인의 다름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 독자 역시 이야기 속 다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네임 스티커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이상한 면들을 가지고 있다. 작가는 이들의 이상한 면들을 설명하거나 변명하지 않는다. 그저 이야기할 뿐이다. 그리고 독자로 하여금 그것이 정말 이상한 것이 맞는지 조용히 곱씹어 볼 수 있도록 한다.

 

우리는 다르다는 것에 유난히 주관적인 기준을 들이댄다. 나와 다른 것은 불편하고 그 불편은 결국 상대를 이상하다 단정 짓게 한다. 다른 것은 낯설다. 낯선 것은 모두 이상한 것일까? 낯설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는 뜻일 뿐이다. 그리고 모든 것은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다. 낯선 것들은 그렇게 서로를 곁에 두고 어울리며 익숙해지는 것이다. 낯선 것은 이렇듯 익숙해지기 전을 의미하는 것뿐이다. 결국 나와 다르다는 것은 가까워질 수 있다는 가능성의 또 다른 이름일지 모른다.

 

<네임 스티커의 힘>

 

네임 스티커가 정말 괴이한 능력을 발휘했던 걸까?

그것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민구는 네임 스티커에 이름을 적고 불행을 빌었다. 왜 그랬는지 묻는 은서에게 민구는 말한다.

 

그냥 넘어가면 안 될 것 같아서,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그런 거야

무슨 의미가 있는 지는 모르겠고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나도 괴롭지만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아서 그러는 거라고.” 

네임 스티커 p63

 

남몰래 고양이를 괴롭히는 재욱, 담배를 사기 위해 노숙 노인을 함부로 대하는 도훈 그리고 은서의 지갑을 훔친 승희의 이름을 적기까지 수없이 고민했을 민구의 선택은 그냥 넘어가면 안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과연 네임 스티커에 이름을 쓰는 민구와 이름이 적힌 이들 중 누가 더 이상할까?

 

정말로 이상한 것이 무엇인지 화분에 붙여진 네임 스티커를 통해 되묻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이상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나쁜 것이 아닐까?

 

나 말해도 돼? 유혜주. 그리고 임선영도.”

나는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아서 입술을 힘주어 앙다물었다.

네임 스티커 p62


은서는 네임 스티커에 이름을 적는다. 은서는 왜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았을까? 은서가 그들에게 느끼는 마음은 과연 무엇일까? 은서에게 상처를 줬으니 그들이 나쁜 것일까?


은서의 미움은 극한으로 치닿지만 결국 산뜻하지 못한 마음에 속앓이를 한다. 펄펄 끓어오르던 미움과 미안함 속에서 괴로워하던 은서는 결국 상대의 불행을 바랐던 것은 네임 스티커의 힘이 아니라 모두 마음의 힘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미워하는 마음이 제게도 얼마나 아픈 상처를 남기는지 알게된 은서는 비로소 미움을 거둔 제 마음을 들여다 보게 된다. 그 과정을 통해 은서는 진짜 제 모습을 발견하고 마침내 성숙해질 수 있었던 것이다.


"마음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산뜻하지 않음을 느낀다면 잠깜 멈춰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네임 스티커 작가의 말 p166

 

<거리 두기>

 

어떤 가족 관계는 거리 두기가 필요한 것 같아

엄마랑 나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래도 마음은 멀지 않다고 생각해.” 

네임 스티커 p149

 

민구는 가장 가까워야 할 가족과도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 말하며 엄마, 명두 삼촌의 거리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어린 소년이 감당하기엔 너무 냉정한 것 같아 쓸쓸하기도 했지만 나는 민구를 통해 타인을 대하는 존중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거리 두기. 어떤 관계나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 나는 과연 사람들과 적당한 거리 두기를 하고 있을까? 선을 넘으며 오지랖을 부리고 있는 건 아닐까어쩌면 다름에 대한 섣부른 판단이나 서운함을 넘어선 미움까지 모두 거리 두기의 실패에서 오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겠다.

 

<보태기>


네임 스티커의 또 다른 재미는 시지근한 냄새’, ‘나릿나릿한 걸음’, ‘배치작 배치작 문을 열고’, ‘여청한 부름’, ‘기억을 톺아보더라도’, ‘겁꾸러기 시절’, ‘자울자울 졸아서등과 같은 생경한 표현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곱씹어 의미를 유추하고, 소리 내 읽으며 낯선 단어가 주는 억양을 느껴보면 우리말이 주는 말맛의 재미를 더할 수 있다.



" 초등맘 카페에서 당첨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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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임스티커 #황보나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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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의 모자 - 2015 아침독서신문 선정, 2014 동원 책꾸러기 바람그림책 22
다카기 상고 글, 구로이 켄 그림, 최윤영 옮김 / 천개의바람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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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의 모자 ?

도대체 달님은 어떤 모자를 쓰는 걸까?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에 흥미가 높았다.

책을 처음 받아본 4살짜리 아들녀석도 달님도 모자를 쓰냐며 관심을 보였다.

 

책은 제목에서 풍기는 호기심에 들뜬 마음을 다독이듯 잔잔한 어투와 편안한 그림으로 아이의 마음을 진정시켰다.

책을 다 본 아이는 모자를 만들고 싶다며 자연스레 미술활동으로 연결되어

종이컵과 도화지로 모자를 만들어 보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어린 아이여서 그런지 모자를 쓰면서 보여지는 달님의 달라지는 얼굴 크기와 우리가 실제로 보는 달님의 모양 변화를 연결시키지 못하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조금 큰 아이들에게 읽어주며 자연스레 달의 모양 변화를 관찰하며 어떤 모자를 썼는지 이야기를 나눠보아도 좋을 듯 싶다.

 

책은 전체적으로 잔잔한 내용으로 자기 전에 읽으며 안정적인 마음으로 취침하기에 좋을 듯 싶다. 다만 아이가 자주 찾을 만큼의 이야기의 강렬함이 부족한 것이 조금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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