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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덩이 ㅣ 창비청소년문학 2
루이스 새커 지음, 김영선 옮김 / 창비 / 2007년 8월
평점 :
5학년 아이가 책을 추천했다. 너무 재미있다고. 제목이 구덩이이다. 그리고 앞에 그려진 그림도 보통 동화스럽지 않았다. 대답했다. 읽을 책도 너무 많고, 할 일도 너무 많다고. 그런데 아이가 눈을 보며 말한다. "진짜 재미있어요."
결국 읽었고, 놀랐다. 어쩜 이렇게 대단한지. 그저 재미있다고 볼 수는 없다. 이건 정말 놀랐다. 주인공 이름부터 단지 기발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다 읽고 나면 줄거리 전개를 위해서, 결말을 위해서 치밀하게 계산된 것임을 알 수 있고, 또 친구인 제로의 이름이 밝혀지면서, 그리고 주인공인 스탠리와 조상들의 처절하게 불행했던 과거들이 현재로 풀리면서 모든 것이 작가의 대단한 두뇌속에서 등장했음을 알 수 있었다.
주인공 스탠리는 지독히 운이 없다. 그리고 가족들 모두 그런 일을 겪었고, 그래서 스탠리가 감옥 대신에 오게 된 <초록캠프>에 가게 되는 일을 저질렀을 때 누구도 야단치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든 원인은 아들이 나빠서가 아니라 재수없는 고조 할아버지 때문에 운이 없이, 있지 말아야 할 장소에, 있으면 단되는 시간에 있었기 때문임을 알기 때문이다.
스탠리는 매우 매력적이다. 단지 주변 사람들은 스탠리가 사고 장소에 범인의 모습을 한 채 서 있는 모습만을 보게 되기 때문에 알 수 없을 뿐이다. 유명한 야구 선수가 사회 봉사를 위해서 기증한 아주 비싸고 굉장히 지독한 냄새가 나는 신발이 갑자기 스탠리의 머리에 떨어졌을 때, 바로 거기서 경찰에 붙잡힌다. 그리고 감옥과 <초록캠프> 둘 중에 한 곳을 선택해야 했을 때, 스탠리는 <초록캠프>를 선택한다. 그러면서 엄마와 스탠리는 이야기한다. 돈이 없어서 한 번도 캠프에 가본적이 없었으니, 마치 대부분의 아이들이 가는 것처럼 우리도 캠프에 간다고 생각하자고.
그러나 도착한 곳은 초록색은 전혀 없는 사막의 한 가운데였고, 거기에 온 아이들이 해야 할 일은 구덩이를 2미터깊이와 너비로 파야 하는 일이었다. 땡볕 한 가운데서! 그러나 스탠리는 재미있다고 엄마에게 편지를 쓴다.
책을 다 읽은 다음에 나는 아이의 책 속지에 이렇게 써주었다. 이 책은 환상적으로 사실적이라고. 아이가 이해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백년동안의 고독>이나 <영혼의 집>같은 소설을 떠올렸다. 결코 두 작품에 뒤지지 않았다. 단지 장르에서 청소년 소설이라고 이름을 달고 있을 뿐 너무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모두 놀랄 것이다. 그리고 분명히 작가의 이름을 보게될 것이다. <루이스 새켜>그리고 다른 책을 살 텐데, 이 책만한 책은 없음에 슬퍼하게 될 것이다.
별점은 다섯개가 아니라 1000개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