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 Let 다이 1
원수연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7월
평점 :
절판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너무 가슴이 절절하다고 해야 하나? 다이의 거친 사랑이 그렇고, 다가가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제희의 가슴속에 숨긴 뜨거운 사랑이 또한 그렇다. 이 세상에 있는 빛은 암흑이 있기 때문에 그 존재가 증명되고, 마찬가지로 암흑또한 빛이 있기 때문에 그 존재가 증명된다.

밤과 낮은 결코 공존할 수 없지만 잠깐 동안의 만남에 가장 아름다운 노을과 여명을 우리에게 주듯이, 다이와 제희의 만남은 결코 순조롭지 않기 때문에 너무 아름답다. 아름다운 것은 공포와 통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희는 한사코 그 사랑을 피하려 한다. 그러나 공포가 두려워도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까지 사라지지는 않는 법이다.

읽고있는 나조차도 그렇다. 둘이 만나지 않으면 만나는 장면을 보고 싶고, 만나 있으면 그 만남이 빨리 깨지길 바란다. 어쩌면 제희와 다이를 너무 사랑하는 내가 두 사람에게 가지는 질투인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장편만화를 쓰는 작가들이 왜 그렇게도 끝을 맺기 싫어하는지, 그래서 다음편의 책이 나오기까지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다음 내용이 궁금함과 동시에 그 다음 권이 곧 완결편일까봐 두렵다. 나조차도 제희와 다이처럼 복잡한 심리를 갖게 되는 것 같다. 보고싶지만 실제로 보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그렇지만 너무나 보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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