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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청소
노청엽 지음 / 반타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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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완벽한 청소>는 범죄 현장을 청소하는 일과 삶을 닦아내는 일을 겹쳐 놓은 설정이 제목과 매우 잘 맞았고, 소재가 신선하고 선명해서 읽기에 좋았다. 또한 악인이 아니라 가난에 몰린 평범한 사람이 사체 은닉이라는 범죄를 통해 선을 넘는 과정을 다룬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때문에 ‘나 같은 평범한 사람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책을 읽을 때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태로 나타났다.


추리, 스릴러,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도 재밌게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단혜원의 사건뿐만이 아니라 그녀를 통해 새롭게 밝혀지는 사건들이 전개를 통해 점차 풀어지면서 긴장감을 이끎과 동시에 흡입력 있게 독자를 빨아들인다.


주인공은 가난이라는 벗어날 수 없는 세상의 압박 속에서 결국 사체 은닉이라는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데, 이를 통해 생존과 죄의식의 합리화를 다룬다. 합리화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행동이다. 주인공 또한 평범한 사람으로서 비도덕적인 행동의 틀과 가난의 해방이라는 두 가지의 선을 넘나든다. 이런 부분에서 본인 또한 주인공을 통해 가난에 대한 압박감과 사체 은닉에서 나오는 엄청난 긴장감을 같이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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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5
도야마 가오루 지음, 윤은혜 옮김 / 허밍북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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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705>는 호러 소설답게 내내 음침하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비즈니스 호텔의 '705호'라는 특정 공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과거부터 아무도 쓰지 않아 창고처럼 방치되어 있던 705호의 비밀이, 여러 인물들을 거치며 서서히 풀려나가기 시작한다.


이 책은 대략 일주일 동안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매 장면마다 서술자가 바뀐다. 호텔 투숙객부터 지배인, 직원까지 다양한 인물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풀어진다.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앞 인물이 남겨둔 의문이나 마지막 행방의 답을 바로 다음 이야기에서 속시원히 밝혀준다는 것이다. 덕분에 읽다가 혹시 몰입이 느슨해지더라도 다음 장에서 관련 내용이 나오면 정신이 번쩍 들며 다시 집중하게 된다. 사건의 추적과 해답이 지체 없이 이어지니 읽는 재미가 정말 좋았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등장인물들은 모두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후반부로 갈수록 인물 간의 관계가 더욱 세밀하고 비밀스럽게 교차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인물 관계 속에서 풀어내는 뜻밖의 복선들이 많아서, 예상치 못한 전개가 이어질 때마다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남는다.


마지막은 보통의 호러 소설들처럼 열린 결말로 끝이 난다. 책을 다 덮고 나서도 '이 뒤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고 계속 상상해 보게 된다. 더불어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이 호텔의 지배인이었다면?" 같은 질문들을 꼬리를 물며 떠올리게 되어, 소설의 여운을 더욱 깊고 풍부하게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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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일의 만화 그리스로마 신화 2 - 헤라클레스
이우일 지음, 이준석 감수 / 비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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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린 시절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으며 자란 기억이 있어, 그리운 감성을 떠올리며 <이우일의 만화 그리스로마 신화> 서평단을 신청했다. 그리스로마 신화가 그 시절 수많은 어린이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비결은 단연 만화 형식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 역시 전부 그림으로 구성된 만화책이며, 총 세 권의 시리즈 중 ‘헤라클레스’ 편을 접하게 되었다. 헤라클레스는 그리스로마 신화 속 인물 중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이름이다. 그러나 초등학생 시절 읽은 뒤 15년가량 흐른 탓에, 제우스의 아들이라는 사실과 사자를 제압했다는 일화 외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거의 떠오르지 않았다.


이 책의 두드러진 장점은 여러 인물을 나열하던 과거의 신화 만화와 달리, 339쪽에 걸쳐 오롯이 헤라클레스의 서사에만 집중했다는 점이다. 한 인물의 일대기를 이야기에 밀도 높게 담아낸 덕분에 관련 신화를 한층 깊이 파고들 수 있다. 익숙한 일화를 다시 마주하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낯선 에피소드를 새롭게 알아가는 즐거움이 특히 컸다. 제우스의 아들이자 천하장사라는 단편적인 정보에 머물러 있던 기억 너머로, 히폴뤼테 여왕과의 일화 등 생소한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펼쳐지며 자연스레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 같다.


​시각적인 매력 또한 돋보인다. 과거 학습만화 특유의 작화와 달리 자극적이거나 쨍하지 않은 색감의 수채화풍으로 그려져 장시간 읽어도 눈의 피로도가 전혀 없다. 귀여운 그림체에 더해, 보통 만화에서 주변 인물들을 우스꽝스럽게 연출하는 것과 반대로 영웅인 헤라클레스 본인을 웃기게 묘사한 연출 방식이 인상적이다. 한 권을 다 읽고 나니 자연스레 다른 시리즈까지 기대감이 커져, 조만간 나머지 시리즈도 함께 찾아 읽어볼 생각이다.

​

어린 시절 그리스로마 신화를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독자, 헤라클레스의 일대기를 온전히 만나보고 싶은 독자, 그리고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감각의 신화 만화를 찾고 있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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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백나무성의 라푼젤
배명은 지음 / 고블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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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게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측백나무성의 라푼젤>은 총 7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이다. 보호라는 이름 아래 잔혹한 통제와 집착, 그리고 왜곡된 가족애의 모습을 담고 있다. 특히 여성과 소수자가 겪는 폭력과 억압, 가족과 사회 안에서 발생하는 고통과 상실을 이야기 속에 잘 풀어낸다. 익숙한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 단순한 공포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부조리와 사회적인 문제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일단 전체적으로 음산하고 서늘한 분위기가 굉장히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느꼈다. 특히 ‘측백나무성’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는데, 현대적인 거주 공간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측백나무와 울타리를 통해 바깥세상과 내부를 철저하게 단절시키는 느낌을 준다. 단순히 주인공을 가두는 공간을 넘어 그 폐쇄적인 분위기가 읽는 나에게까지 압박감을 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답답하고 막막한 감정을 더 크게 느꼈던 것 같다. 이러한 공간의 고립성과 폐쇄성이 작품 속 인물들이 겪는 억압과도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고 느낀 점도 많아서 동화를 새롭게 재해석한 현대적인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꼭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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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쿠 - 망자의 터
기타자와 도 지음, 전선영 옮김 / 반타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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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출간 전부터 정말 기대했던 작품이었는데, 미스터리와 호러의 조화가 훌륭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다. 스포일러 없이 초반 서사만 짧게 전하자면, 간토 대지진으로 아내 시즈코를 잃은 화가 소이치로가 깊은 상실감 끝에 금기시된 강령술을 감행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날 밤 이후 퀴퀴한 백분 향과 함께 생전의 목소리를 지닌 아내가 어둠 속에서 찾아오기 시작하고, 기괴하고 서늘한 공포가 일상을 서서히 잠식해 간다.


죽은 아내를 향한 뒤틀린 집착과 토속적인 오컬트 분위기가 초반부터 강한 몰입감을 형성한다. 얼마나 아내를 사랑하고 그리워했으면 금지된 영역까지 손을 댔을까 싶어 소이치로의 처지가 안타까우기도 하면서 주인공의 순애가 돋보이는 책이었다. 


평소 일본 호러 특유의 음산하고 서늘한 분위기를 즐겨 읽는 편인데도, 읽는 내내 뒤를 힐끔 돌아보거나 밤에 불을 켜 두고 읽었을 만큼 호러의 느낌을 느꼈다. 강령술이라는 매혹적인 소재와 함께 고요하면서도 압도적인 공포를 경험하고 싶은 호러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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