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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평점 :
#📚📚📚
🐯 아버지 나의 아버지
"아빠 짜장면이요"
"넌 차멀미가 심해서 안된다. 도착하면 사줄께."
어릴 때 유독 차멀미가 심하던 나는 고속터미널에서 아빠를 졸라 짜장면을 먹었고, 시내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내리려는 순간 버스 뒷문 앞 계단에 확인사살을 했다.
"우웩~~"
그때 내나이가 7살 아빠는 30대 중반이나 되셨을까?
나보다 어려 😂😂😂
버스기사님께 욕을 진탕먹고 경비실에서 빗자루와 티받이를 빌려 계단을 치우던 아빠는 그 순간에도 화한번 내지 않으셨다.
"거봐, 도착하면 먹자고 했지? ㅎㅎ"
어릴땐 참 자상하셨지.
20년후,
둘째를 낳고 갓난이는 친정에 맡기고 학원회식..밤10시가 넘어 동료들이 3차를 가자는 말에 집으로 전화~~
"여보세요~혹시..?"
"야이!!너 어디냐? "
심상치 않은 목소리에 '가고 있다'고하니
"목아지를 끊어블기 전에 빨리와라"
던 호랑이 아부지.
요구르트는 당뇨병 걸리니 안되고.
수영장은 락스물이라 눈에 해롭다.
금목걸이나 메이커옷은 납치위험이 있다.
귀가시간은 5시, 중고딩땐 자가용 픽업.
찢어진 바지나 염색,파마 금지.
손발톱 매니큐어는 술집여자 같아서 안된다.
존댓말쓰기, 인사잘하기.
저녁이나 이른아침 통화는 실례.
밤12시 이후에는 오해가 있으니 샤워금지.
😆😆😆
안되는 것도 원칙도 많았던 아부지.
직업군인의 군기로 우리를 휘어잡았던 아부지.
준비물300원이면 엄마는 300이지. 아빠 사무실가면 1000원을 주시고 잔돈은 내꺼🤣🤣
언제부턴가 필요한건 아빠에게로🤲🤲
연예시절 팔짱끼고 돌아다니던(지금 신랑과)내게 시집 못간다 행실 똑바로 하라던 아빠.
그리고 내가 오빠데리고 인사시키던 날,
"운동선수출신인 너라서 내 딸 보낸다. 운동한 놈인께 의리는 있것제. 내 딸 부탁한다."
하시던 아부지😭😭
결혼식 하던 날,
아빠손위에 딸손 얹어가는건데..
아빠도 나도 처음이라..
아빠랑 팔짱끼고 신부입장🙃🙃🙃
지금은 카리스마 다 내려놓으시고 전화드리면
"아이고 우리 김사장님 어인일로 전화를 주시나,?"
넉살 만점 울 아빠,아부지,아버지.
아 눈물나,
서론이 너무 길다.
✅ 아버지에게 갔었어
"아빠 보고싶어요! 잘지내시죠?"
🚫진도가 잘 안나가 애 많이 먹은 책.
문장하나하나 밑줄 긋느라,
귀접기하느라,
아빠생각하느라,
📌처음엔 얼굴이 야위어서 볼 쪽이 움푹 팬 아버지가 햇빛때문에 눈을 깜박이는 줄로만 알았다.
아버지는 울고 있었다 (P.35)
📌아버지는 거기서 울고 있었다. 아버지의 눈물을 보자 당황해서 아버지를 찾느라 더워졌던 내 몸의 열기가 차가운 얼음물을 뒤집어 쓴 것처럼 싹 식어내렸다 (p.51)
📌아버지가 스스로 치매 검사를 받아봤다는 말에 나는 침울해졌다. 가족 누구에게서도 아버지가 치매검사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
[사는 일이 꼭 앞으로 나아가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돌아보고 뒤가 더 좋았으믄 거기로 돌아가도 되는 일이제]
[언젠가 소 새끼 한마리가 젖을 빨다가 미끄러져 다리가 분질러지더니 주저앉아 걷는 법을 잊어버리고는 앉은뱅이가 되더라. 붙들고 있지 말어라. 어디에도 고이지 않게 흘러가게 둬라. 내가 정신이 없어지면 이 말을 안 해준 것도 잊어 버릴 것이라..]
(P.90)
📌아버지는 속지 않았다는 것이 친구의 말이었다. 세상의 아버지들은 대부분 그렇게 속는 척해줄 뿐 속지 않는다고.
친구의 말처럼 아버지가 속은 게 아니라고 해서 내가 아버지를 속이지 않은 게 되는 건 아님에도 묘하게 위로가 되기는 했다 (p.156)
...여기까지만...
🙏 아빠 보고 싶어요!
40년만에 아빠를 추억할 수 있게 해준.
내가 언제 우리 아부지를 이렇게 몇 일간 주구장창 생각한적 있었는지.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넘치는 내 아버지 사랑합니다~~
아빠같은 남자랑 결혼하고 싶었는데🤣🤣🤣
🎀 @changbi_insta
소중한 도서지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