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밀란 쿤데라 전집 10
밀란 쿤데라 지음, 박성창 옮김 / 민음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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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머물던 곳을 떠나 낯선 땅에 살게 되면서 가끔 향수를 느낄때가 많다. 길을 걷다가 갑자기 어디선가 많이 맡아 본 냄새가 코를 자극할 때 그 냄새가 고향에 있었던 냄새와 같은 냄새가 날 때 말이다. 그리워서 고향에 내려가면 그 그리움은 갑자기 사라지고 만다. 어디를 걷든 그 냄새를 찾을 수가 없다. 많이 변해서 사라진 것은 아닐까? 생각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어딘가에 숨어 있는데 내가 그것을 찾지 못 하는 것 같다. 확실하게 그것이 무엇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분명히 고향에서만 맡을 수 있는 냄새라는 것만 확실히 느낀다는 것이다.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그리운 향수...

 

“향수” 뭔가 아득한 추억이 담긴 그리운 것을 떠오르게 미묘하게 하나하나 떨어트려주는 것이 마음에 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제목이 마음에 들어 살살살 페이지를 넘겼다. 아주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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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체제로 인해 망명한 조제프와 이레나...20년이 지나고 나서 공산주의가 몰락하면서 두 사람은 고향을 찾아온다. 하지만 예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옛 친구들, 주변사람들은 하나 같이 조제프, 이레나가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물어보지도 않고 궁금해하지도 않는다. 그저 타인으로 생각을 한다. 우울함과 답답함, 갇힌 느낌을 받는 두 사람...그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공통점을 찾고 사랑에 빠진다. 이레나는 과거의 조제프를 기억하지만, 조제프는 그녀가 누구인지 기억을 하지 못한다. 조제프는 기억 나는 척 넘어간다. 그러다 이레나는 결국은 알게된다. 조제프는 자기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것을...이레나는 눈물을 흘리다가 잠들게 되고, 조제프는 조용히 가방을 들고 그녀를 떠난다...“내 누이여” 써진 메모를 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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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장을 넘겼을때 이건 뭐지...분명히 제목은 향수인데..전쟁,공산주의에 관해서 나오다가 이제 향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싶으면 갑자기 다시 공산주의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대화가 오고가고 하다가 장모와 구스타프가 성관계를 하고 그로인해 구스타프는 기쁨을 찾는 문장들....

 

내가 바라던 이야기들은 이게 아닌데...내가 바보일까? 내 수준이 떨어지는 것일까? 뭐지? 어려운 것 같으면서 문장들이 이상하다. 어째서 제목과 표지 그리고 안에 가득찬 문장들이 왜이리 다를까? 속았다는 생각이 든다.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소설이다. 첫인상은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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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픽션 호러픽션 1
양국일.양국명 지음 / 청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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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것을 보거나, 읽으면 거의 한 달간은 고생을 해서 이런 부류의 영화, 책을 멀리하고 있었는데 “호러픽션” 이 책이 떡하니 나타난 것이다. 책을 뚜려지게 쳐다보다면서 읽을까? 말까? 고민을 했다.

어느덧 나는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공포소설에 계속 끌림을 당하는 것은 잔인하게 무섭고, 섬뜩하고, 소름이 쫘악 끼치게 만들어주고, 짜릿함도 동시에 느끼게 해주면서 그 안에서 인간에 대한 내면의 모습을 들처내 보여주기도 하고, 그리고 현실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공포소설을 계속 찾게 되는 것 같다. 특히 비현실적인 이야기보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눈 속에 확실히 박혀버리기 때문에 더욱 무섭다.

 

[괴물이 있다],[만월의살인귀],[사자와의 하룻밤],[묵도의밤] 이 네가지 단편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 이야기들이 현실사회에서도 어딘가에 일어나고 일어난 일들이어서 나한테 무섭게 다가왔다. 물론 내용면에서 잔인한 묘사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도 나한테 일어날 수 있는 일, 또는 나와 관련된 주변 사람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니 끔직했다. 특히[만월의 살인귀]의 마지막 부분은 연민을 일으키게 만든다.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 읽기에 정말 딱 알맞은 소설 같다.

공포소설 다운 재미는 물론이고 문학적 깊이도 보여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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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는 서른한 가지 핑계
여행자들 지음 / 북인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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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는 수없이 여행을 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막상 시간이 주어지면 이런 저런 핑계를 되면서 안갈려고 하는 것이 나이다. 근데 이 책은 여행을 떠나기 위해 핑계를 된다. 나와 다른 반대의 입장을 보여주고 있어 혹시나 이 책을 읽으면 나도 거기에 들어가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책에 손을 내밀었다. 수많은 좁고, 넓은 나라들이 있고, 그 각 나라들 속에는 수많은 풍경들이 들어가 있으며, 그 풍경들 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가 있다. 그리고 이보다 더 많이 퍼져 있는 것은 수많은 이야기들이다. 이런 것들을 한군데에 모아서 잘 보여주는 것이 여행 책인 것 같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위 세 가지들이 다 들어가 있다.

각자 31명이 여행을 하게 된 이유를 들면서 방문한 장소, 풍경, 만남을 사진으로 보여주기도 하고 거기서 여유로움을 느끼기도 하고, 자기 자신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도 하고, 무언가 결심을 하기도 하고, 상처 받은 마음을 치료하기도 하고, 여행을 통해 만난 낯선 사람들에게 오히려 위안을 받기도 하면서 다시 현실 속으로 힘차게 땅을 밞아 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 책은 처음부터 읽지 않고, 중간부터 읽었다. 어차피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이 아니고 각자 개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에 호기심, 궁금증을 유발하는 장소, 사진이나 여행을 떠나게 된 핑계가 나와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는 이야기부터 읽었다. 그 중에서 역시 한번도 가보지 못한 해외여행을 집중적으로 읽었다.

 

자기 자신의 내면을 구석구석 보여주는 이야기도 있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고, 평범한 이야기도 있고, 색다른 이야기도 있다. 중간 중간 살짝 멈추게 만들어주기도 하면서 정말 편안하게 기분 좋게 읽을 수 있게 해준다.

 

여행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 사람들은 도대체 얼마나 여행을 많이 하길래 어떻게 이런 곳을 찾아가는지...우리나라도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이 이렇게나 많구나 하는 것을 한번 더 보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여행 책을 읽음으로써 많은 정보도 얻기도 하고, 그 속에 빠져 들기도 하고, 냅다 여행을 떠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또한 내가 밞아 보지 못한 곳이 넘쳐 난다는 것을 볼 때마다 마음을 쓰라리게 아프게 만들어주는 것도 여행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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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 세이초 월드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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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파 추리소설 거장 “마쓰모토 세이초” 이라고 이름만 들어봤다. 서점에 가면 “마쓰모토 세이초” 저자님이 쓴 책들이 계속 나오는 것을 보았기에 궁금증이 물씬 일어났지만, 차마 무엇이든간에 처음 접하는 것은 망설이게 되듯, 선뜻 무조건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안들었다. 하지만 요번에 나온 “잠복”은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잠복]까지 포함해서 8편으로 이루어진 이야기이다.

[얼굴]- 자기를 놓아주지 않는 여자를 산으로 데리고 가서 죽인다. 시간이 흘러 그는 또 다시 자기 인생을 위해 한 남자를 죽이려고 한다.

[잠복]- 살인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살인자의 첫사랑이었던 여자의 집 근처에서 잠복을 하게 된다. 형사는 여자의 생기 없는 얼굴을 매일 지켜보던 어느 날 갑자기 여자가 생기 있는 얼굴로 돌아오는 것을 보게 된다.

[귀축]- 남자가 바람을 펴서 아이를 셋을 낳은다. 결국에는 부인에게 들키게 되고, 부인은 아이의 얼굴을 보고 남편의 얼굴을 하나도 안닮았다고 말을 한다. 남편은 그 말로 인해 감정이 흔들리게 되고 아이를 하나씩 하나씩 처리 한다.

[투영]- 상사와 맞지 않아 항상 트러블이 있었던 남자는 이름있는 신문사를 때려치고 시골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다가 작은 신문사에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지자체의 살인사건을 파헤치게 된다.

[목소리]- 전화교환원으로 일하는 여성이 전화를 잘못 눌러서 다른 집으로 연결되고 거기서 살인자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그 이후 3년이 지나 여자는 그 살인자의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된다.

[지방신문을 보는 여자]- 한 여자가 지방 신문을 신청한다. 그러다가 한달이 지나고 지방 신문에서 재구독을 할 것인지 물어본다. 여자는 재구독을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엽서를 보낸다. 하지만 여자가 그렇게 엽서를 보냄으로써 여자는 결국 죽는다.

[일년반만 기다려]- 남편이 실직하게 되어, 여자는 보험회사에 들어가 열심히 일을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남편은 게을러지고, 바람도 피고, 술도 엄청 마셔되고, 여자와 아이에게 마구 폭행을 하게 된다. 참다 못해 여자는 남편을 죽이고 경찰소에 가서 자수를 한다. 그 여자와 알고 지내던 한 남자가 찾아온다.

[카르네아데스의 널]- 카르네아데스의 널(배가 난파되었을 때 단 한사람만이 붙잡을 수 있는 단 한조각의 판자를 붙들고 있는 사람을 밀어내고 자기 목숨을 구하는 일은 정당한가)을 이용해 인간 내면에 숨겨진 것이 드러나는 것을 보여준다.

 

글쎄...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어 주는 소설이다. 그다지 크게 마음에 드는 것도 없으며, 그렇다고 그다지 크게 실망한 것도 없다. 읽는 내내 지루 했을 뿐 이었다. 다른편은 몰라도 [잠복]은 책 제목으로 썼기 때문에 그나마 [잠복]편 이야기에 기대를 했었는데, 오히려 다른 편 보다 못했던 것 같다. 소재와 인물의 심리묘사에 중시를 했다고 하는데 그 부분에 너무 많이 치우친 것 아닌가 싶다. 물론 단편마다 사람들의 감정을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었서 좋았지만 재미면에서는 떨어졌다. 나는 50:50이 딱 좋은 것 같다. 40:60도 괜찮다. 확 차이만 나지 않으면 말이다. 잘 섞어져 있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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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형사 베르호벤 추리 시리즈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서준환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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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접해보는 저자이고, 책도 워낙 두꺼워서 거부감이 들었다. 더군다나 나는 한번 책을 읽기 시작하면 아무리 마음에 안드는 이야기라도 중간에 책을 읽는 것을 중단하고 덮어 버리는 경우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이 책은 부담감으로 다가 올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이 나를 사로잡지 못한다면 나는 정말 곤욕스럽게 단어도 아닌 하나의 문장도 아닌 자음과 모음으로 그저 읽어내려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망설이다가 줄거리를 우선 읽어보자 하는 마음에 책을 들었다. 보자마자 그 안에 빠져들고 싶다는 마음과 역시 처음 접해보는 저자의 글과 두꺼움의 부담감이 갈등이 일어났다. 줄거리는 정말 좋은데, 과연 그 안의 이야기들이 줄거리 만큼의 그 이상을 보여줄지...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역시 상대방을 잘 모를때 사람의 겉모습을 중요시 여기듯이 책도 똑같은 것 같다. 표지와 줄거리 그리고 그 책에 대한 홍보도 중요한 것 같다.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이다.

 

이 책의 이야기를 조금 드러내자면 한여자가 어떤남자에게 납치를 당한다. 그것을 목격한 남자가 경찰에 신고를 하고 그 사건을 맡은 형사 세 명이 그 여자를 찾으려고 이리저리 탐문을 한다. 형사가 범인을 겨우 알아내고 잡을려고 했으나 그는 자살을 선택한다. 또한 납치당한 여자는 형사가 도착 하기전에 납치당한 곳에서 탈출한다. 형사는 그 여자와 그 범인의 아들 관계를 알아내고 그 아들을 찾아내지만 이미 그 아들은 죽어 있는 상태이다. 형사들은 그 여자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 즉 살인자이냐 아니면 그냥 피해자이냐 ....그러는 사이에 그 여자가 머무는 곳 마다 한명 한명 살해 당한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 가슴을 쓸어 내렸다. 내가 좋아하는 단어, 문장으로 이루어진 이야기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반장 카미유, 형사 루이, 아르망 캐릭터 역할들도 재미있었고, 무엇보다도 이야기 속에 빠져 들때마다 두근두근, 초조함을 일으키게 해주었다. 그리고 놀랐거나 슬펐을때마다 느낌표를 계속 찍어 댈 수 있었다. 또한 끝맺음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 덕분에 책을 홀가분하게 덮을 수 있었다.

 

“우리한테 가장 절실한 미덕은 진실이 아니라 바로 정의일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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