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옥을 살아가는 거야
고바야시 에리코 지음, 한진아 옮김 / 페이퍼타이거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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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 제목 자체만 보고 끌렸다. 지금이 지옥이니깐. 그녀는 이 지옥 같은 일상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공감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련지... 위로를 받을 수 있을련지... 무언가 얻어 갈 수 있는 것이 있을련지... 모든 부분에서 궁금했다.

저자는 에로 만화 잡지 편집자로 근무하다가 자살 시도로 퇴직. 그 이후 정신 장애인이 되었지만, 스스로 노력해서 NPO 법인에 사무직으로 취직했고, 지금 이 책이 저자의 첫 저서이다.

- 이것은 죽지 못한 내가 다시 살아가기까지의 이야기이다. - p12

혼자 살아도 토끼장 처럼 좁은 세 평 가량의 방. 전문대 졸업하고 일자리를 겨우 찾았는데 하필이면, 에로 만화의 편집자 자리였고, 12만엔의 적은 월급과 매일 밤늦게 일했으며, 야근수당도 없고 사회보험도 없어 집에 오면 매일 울었고, 밤에도 깊이 잠들지 못했으며, 가난해서 제대로 먹을 것을 챙겨 먹지 못 하는 일이 반복되자 그녀는 자살을 시도했다. 그러나 자살 미수로 끝나버렸다.

본가로 돌아왔을 때 그녀의 나이는 스물한 살이었다. 의사의 권유로 정신병원에 3개월 동안 입원했고, 다시 본가로 돌아와 취직 자리를 알아보려고 시도했으나 의사가 이 삼년은 휴식을 취하라고 해서 그렇게 어느 덧 스물 넷 살이 되어버린 그녀. 다시 일자리를 찾아 보려고 아르바이트 면접을 수도 없이 봤으나 죄다 떨어져 자살 시도 그리고 다시 자살 미수

- 한 번의 자살 미수로 어긋나버린 인생의 톱니바퀴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다. - p17

2년 후 건강해진 그녀는 다시 일을 하려고 면접을 봤으나 모조리 떨어져 절망한 나머지 또 자살 시도 그리고 자살 미수

어느 날 클리닉에서 그녀에게 본가에 살지 말고 혼자 살아보라고 권했고, 1년 안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약속을 했기에 그녀는 서른 살의 봄 본가를 나왔다. 그러나 클리닉에서는 약속을 어겼고, 1년 넘게 기초생활보장을 받으면서 지내게 되자 허무해진 그녀는 또 다시 자살 시도 그리고 실패!

- 안 될 가능성도 높지만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아. - p97

이후 어느 날, 클리닉의 대기실에 앉아 있던 그녀는 NPO가 발행하는 잡지를 보게 되었다. 이 단체에서는 정신건강과 관련된 책을 많이 출판하는 것 같아서 그녀는 전화해 보기로 했다. 그러나 사람이 충분하다면서 거절 당했다. 실망감에 사로 잡혀 있던 그녀에게 며칠 후 NPO에서 연락이 왔다. 만화 단행본을 제작을 도와줬으면 한다고 다만 봉사활동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거라도 만족을 했다.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어떤 발판이 마련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같이...

 

 

그녀는 죽을팔자가 못 되는 것 같다. 자살 시도를 그렇게 많이 했는데, 살아가라고 계속 밀어내는 것 보면...

첫 페이지를 읽어내려가면서 눈시울이 들었다. 나도 그런 아픔을 겪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몇 번이나 자살 시도를 했다는 것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우리는 항상 불안감을 끌어안고 살아가는데, 그걸 어떻게 포용하면서 삶을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각자의 인생이 조금씩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너무 나약하고 예민해서 자신에게 불안감이 하나라도 있으면 감당을 못하는 것 같다.

사실 그렇게 자살 시도를 많이 했다면, 언제 또 할지 모른다. 그날이 언제일지, 안다가올지 모르지만... 지금 열심히 살고 있는 그녀를 향해 응원을 보내고 싶다.

이 책은 한마디로 먹구름 같다. 그녀의 과거들이 전부 먹구름이다. 그러나 지금은 서서히 걷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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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19-04-13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언니, 내가 남자를 죽였어
오인칸 브레이스웨이트 지음, 강승희 옮김 / 천문장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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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작가의 글을 처음 읽어본다. 이 책은 그녀의 데뷔작인데, 영국. 미국 거대 출판사에 계약되었고, 곧바로 영화 판권까지 팔렸다고 한다. 작가의 소개글을 읽다보니 기대감도 커졌고, 얼마나 대단한 걸작이길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무척 스토리가 궁금해졌다.

"나는 우선 욕실을 빡빡 문질러 삶과 죽음의 흔적까지 깨끗이 지운 후에야 표백제를 사용한다." p10

아율라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언니, 내가 남자를 죽였어... 말했다. 아율라에게 이런 전화를 받은 것이 벌써 세 번째이다. 뒷처리는 언니인 코레드 몫이었다. 코레드는 세인트 피터스 병원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두 자매는 생김새가 달랐다. 아율라는 키가 작지만 몸매, 얼굴이 완벽했다. 반면, 코레드는 키가 180이상 이었고, 몸매 얼굴은 영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아율라를 본 남자들은 빠져들었다. 아율라는 무슨 이유인지 만난 남자를 칼로 찔러 죽였다. 범죄 증거 물품인 칼은 아버지가 남긴 물건이었다. 살아있을 적에 손님들 오시면 항상 자랑했던 칼이다. 코레드는 아율라에게 칼을 내놓으라고 했으나 어처구니 없는 말을 들어야 했다. 죽은 그가 남긴 유일한 물건이라면서 주지 않는 것이었다. 또한 아율라는 자신은 피해자라고 우겨 됐다. 코레드는 어이가 없었다. 그를 죽인 사람이 아율라 자신인데... 그걸 인식하지 못했다.

코레드는 짝사랑을 하고 있었다. 같은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타데 의사이다. 그런데, 아율라에게 뺏기고 말았다. 코레드는 타데만은 아율라에게 뺏아 길 수 없었다. 그래서 타데에게 아율라에 대해 사실대로 말을 했다. 그러나 아율라에게 완전 빠져 버린 타데에게는 코레드가 동생을 험담하고 거짓말을 지어낸거라 생각하며 코레드를 나무랐다.

코레드는 답답한 마음을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무흐타르 환자에게 모든 사실을 고백해 버린다. 그가 깨어나지 않을거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레드의 예상이 빗나가면서 그가 깨어났다. 그리고 그는 코레드에게 자신한테 한 얘기를 전부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코레드는 그를 죽여야하나 고민에 빠져버렸다.

 

 

흡입력은 좋다. 챕터가 짧게 끝나기 때문에 잠시 숨을 고르게 해주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우선 코레드를 보면 답답해 죽겠다. 물론, 내동생이 그런 상황이었다면 도와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일이 계속 일어나고 동생은 바보 같은 말과 행동을 계속 한다면 참을 수 없을 것 같다. 아율라를 봐라보고 있으면 저딴 것이 다 있나? 뇌가 완전 비웠네 하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코레드 선택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다.

솔직히 이 스토리를 영화로 만들면 흥행되지는 못할 것 같다. 책으로 읽으면 그나마 흡입력이 좋아서 지루하지는 않지만, 영화로는 무척 지루할 것이다. 대단한 스토리도 아니고, 그리고 비슷한 스토리는 많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의 매력을 찾을 수가 없었다. 딱 잘라서 선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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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19-04-03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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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울컥하고 말았습니다 -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으면서 적당히 정의롭게 사는 법
정민지 지음 / 북라이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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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 하는 일들이 요즘 자주 생긴다. 예전에는 "울컥"하는 일이 생겨도 연달아 일어나지 않았고, 그것 때문에 오래 안고 살지 않았다. 다음 날 되면 훌훌 털어버리고 했는데, 요즘은 "울컥" 하는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다 보니 털어버리 수가 없다. 슬퍼서 울컥이 아니라, 화가 나서 울컥이다. 그 울컥들이 모여 상대방을 증오하게 만들고, 머릿속에서 안 좋은 상상을 하게 만든다. 어떻게 해야 털어버릴 수 있을지... 시간이 흘러서 "울컥" 하는 감정이 사그라지기를 기다려야 하는 건지.... 다른 사람들은 "울컥" 했을 경우 어떻게 해결하는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 "울컥"하는 순간들이 오는지 궁금해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 나하고 나이가 같다는 이유도 있다.

저자는 작년에 퇴직했다고 한다. 전 직업은 기자... 사실 난 기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권력자를 위해 타자기를 두드리는 직업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자들이 전부 그렇다는 말이 아니다. 대부분이 그렇다고 생각을 하고 있을 뿐이다. 질문을 마구 생각 없이 교양 없이 쏟아내고, 상대방의 마음 헤아리지 않고(특히 유족) 자신들의 특종을 위해 상대방의 마음을 헤집어 놓는 것이 기자... 하지만, 그것도 쉬운 상대방일 때 그렇고, 권력자들이라면 절대로 그러지 못하는 것이 기자... 그런 경우도 있고, 반대로 국민이 알아야 하는 부분을 알려주는 기자 와 목숨을 걸고 권력자의 구린 부분을 파헤치는 기자도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쓰다 보니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는데, 암튼 내가 생각하는 "기자"란 이렇다.

근데, 막상 저자의 글을 읽어보니 "기자"라는 직업도 힘들겠구나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여자로 살아남기가... 첫 직장에 취업했는데, 신입사원 중에 여자가 자신밖에 없었고, 어느 날 노래방에서 남자 선배가 저자를 꼭 집어 노래 부르라고 시켜서 "울컥"해 화를 냈다는 것! 직장에서의 부당한 선후배 시스템으로 갑질, 성 문제 등

그래도 저자한테 인맥은 좋았나 보다. 저자가 입사 4년 차 되던 해 회사 남자 선배에게 퇴사 얘기를 했더니 얼마 뒤 60가지 색연필 세트를 주면서 '너는 무지개 빛깔처럼 다양하게 살아라'하고 격려해주고 용기를 주는 선배가 있었으니 말이다. 물론, 남편과 자식도 있고~

그리고 판교 환풍구 사고로 친척 동생이 죽었는데, 그 사고가 언론의 관심을 가져서 기자들이 장례식장에 모여 유족 사진 찍고, 인터뷰를 했고, 그 속에 자신의 직장 후배 기자도 있었다는 것... 그 일을 자신이 겪어보니 자신의 직업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이들의 마음을 미어지게 했을지, 그들에게 그제야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저자가 겪은 것 중에 이야기해준 것들이 있는데 그중에서 두 가지가 기억에 남는다. {옳지 않으나 슬픈 절박함 - 처절한 몸부림 염산 먹은 사장}, {약자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택시 기사 - 약자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특히 여자들에게 택시 안은 공포감을 주는 공간이어서 심각하다는 것.. 방치되어 있다는 것}

"지나고 나서 보면 아주 사소한 행동, 툭 내뱉은 말 한마디, 대충 내린 선택 따위에 인생 항로가 크게 휘어져 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가 있다. " p19

"조직에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누군가를 부속품처럼 대하다가도 어느샌가 정신 차리고 보면 내가 소모품처럼 쓰다 버려졌다고 느낄 때도 있다. 각성하지 않으면 비극은 너무나도 가까이에 있었다. " p52

"대단해 보이는 인생이라도 사실은 사소한 것들이 더 먼저다. 어떤 목표와 꿈을 갖든 일단은 현실적인 것들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 나는 당장의 사소한 것들을 해치우느라 내가 과연 잘 살고 있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도 어떤 시대인지 잘 모르겠다. 사소한 문제들이 밀린 숙제처럼 늘 내 앞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사소한 걸 해결하면서 사는 것이 어쩌면 인생 그 자체인지도 모르겠다. 인생이란 그런 거야, 생각하니 평범한 내 인생이 조금 위안을 받는다." p68

"사람은 매일 조금씩 늙는 게 아니요. 10년이고 20년이고 늙지 않고 지내다가, 어느 날 별다른 이유 없이 두 시간 만에 이십 년이나 늙어버린 걸 탓하게 된단 말이오. 두고 보면 알겠지만 당신도 마찬가지일 거요." -아멜리 노통브, (살인자의 건강법) p131

우선 저자가 치열하게 열심히 걸어왔다는 것을 알았고, 그로 인해 저자의 글을 읽어내려 갈 때마다 나 자신이 대충 내린 선택에 대해 반성과 후회를 해야 했다. 물론, 이미 떠나버린 시간들이라서 후회해봤자 소용없지만 말이다. 내가 생각했던 책과 조금 거리가 멀었지만, 그래도 시간을 허비한 느낌이 안 들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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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소리만 들으면서
이가라시 미키오 지음, 이범선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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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람은 내러티브라고 할지, 이야기 위에서 살아간다고들 합니다. 만화도 이야기입니다. 완벽하게 제 뇌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로, 제 뇌 속에서는 등장인물들이 이야기를 이루며 살고 있습니다. 자신이 그린 만화를 읽어보면, 아무리 오래전에 그렸던 거라도 역시나 일반 독자의 시선으로는 읽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저 자신의 일기를 읽는 것 같습니다. (............ 생략) 만화가란 현실의 인생과 또 다른, 작품이라는 뇌 속만의 인생도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보노보노]를 만화책으로 먼저 접하지 않았고, 애니로 먼저 접했다. 뭐 그 당시에는 어렸고, TV에 나오는 애니만 봤으니... 그때 [보노보노]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사실 기억에 없다. 다만, 반복해서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지금도 [보노보노]를 가끔 반복해서 보는데, 단순하고 순수해서 그냥 빠져든다. 사실 현실 세계가 너무 복잡하고 답답해서 만화 세계로 빠져 들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내 머릿속에는 아직도 [보노보노, 포로리, 너부리] 목소리가 들리고 잊혀지지 않는다. 물론, 애니로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만화책으로 봤을 때는 다른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애니에서 나누었던 대화를 그냥 무심코 지나쳤다면, 만화책에서는 그것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함축적인 의미, 심오한 메세지 전달과 공감 그리고 잠시 머릿속에 공백이 생기게 만들어준다. 그러다보니 [보노보노] 작가분은 어떤 사람인가? {에세이 불꽃 소리만 들으면서} 이가라시 미키오 작가의 만화가의 삶을 엿보기로 했다.

"우리는 '보통 사람으로 살안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부모님으로부터 보게 됩니다. 거기에는 당연히 '늙음'이나 '죽음'도 포함되어 있어요. (..... 생략) 살아가는 것은 가혹한 것이라고 말이죠." p21

"도대체 언제부터 돈을 벌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 되었는지 말이죠. 그 이유란, 파는 것도 사는 것도 생각하지 않게 된 사회가 '편리하고 간단'이란 구실을 들어 돈을 회전시키려고 결정했기 때문인 게 아닐까요? '편리하고 간단'하다고 하면 모두가 마지못해 돈을 냅니다." p30

"인간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는 눈이 아닐까요? 정말로 인간은 언제나 뭔가를 생각하고 있는 듯한 눈을 하고 있습니다. '아! 시끄러워'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감정이 표정처럼 눈에 넘쳐나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인간의 눈은 시끄러워요." p96

"저는 옛날부터 인간은 올바르지 않지만 동물은 올바르다 말해왔던 사람입니다. 그것에 제가 그린 만화에 모두 표현되어 있다는 자부심마저 가지고 있습니다." p97

"옛날에 어떤 사람에게서 '모순과 혼돈을 포함한 채로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인간 사회의 훌륭한 점이 아닌가?' 같은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전 그런 것을 눈앞에 두고 킥킥 비웃었던 일은 있어도 훌륭하다고 생각했던 적은 없습니다. 그런 모순과 혼돈에서 멀리 떨어져 고립된 채로 사랑가는 사람을 봤을 때 감동한 적은 있습니다만." p97

 

 

나는 이가라시 미키오 작가의 [보노보노] 밖에 모르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작품을 냈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일 관계로 한국을 두 번 방문한 적이 있고, 딸이 K-POP에 빠져 한국 아이돌을 쫒아 다니는 골수팬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가라시 미키오 작가가 난청이라는 것도...

또 뭐라고 해야 할까? 특이한 면도 있었다. 예를들어 딸을 집에 가두고 떠나 버린 아빠의 심정을 그려내고 싶었다는.... 내용도 그렇고, 그것 말고도 여러 개 보였는데.... 임신한 여자의 배를 만져 보는 행동 등... 특이한? 독특한 면 때문에 만화, 애니, 영화, 소설이 탄생하는 걸까?

뭐... 암튼 잊을만 하면 자기 책과 영화 그리고 전시회 홍보를 꼭 한다. 그 부분을 읽으면 원래 눈을 찌푸리게 되는 데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겉으로 드러내는 솔직함이 좋았다. 숨기고, 은근슬쩍 내비치는 속물 보다는 나은 것 같다.

읽다보면, 공감되는 부분이 많이 나오는데,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하루하루가 좋다는 것! 동물은 올바르다는 것! 혼돈과 모순 속에 떨어져 사는 사람에게 감동하는 것! 사람 사귀는 게 서투른 성격이고, 사람을 싫어한다는 것! 그리고 복권 당첨되면 외딴 섬을 사서 말, 개, 고양이 같이 살고 싶다는 것! 등등

책을 덮으면서 읽기를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재미있는 분 같다.

- 자신만은 행복하게 있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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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곽정은 지음 / 해의시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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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 # 에세이 

                                      

곽정은이란 인물을 알게 된 것은 당연히 방송이다. "마녀사냥", "연애의 참견"을 통해 알게 되었고, 그 이후 책을 통해 곽정은이라는 사람에 대해 알게 되었다. 방송에서의 그녀는 거침없이 똑 부러지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자신의 과거 상처에 대해서 기꺼이 상대방을 위해 꺼내 놓아 자신도 어땠는지 그리고 깨달은 것, 위로와 같이 전달해주고, 거기에 시원하면서 사근사근한 목소리 톤과 중간에 살짝 미소를 드러내는 모습이 여자가 봐도 매력적인 여자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아무튼 요즘 "연애의 참견 시즌 2"를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그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곽정은 저자가 쓴 글이 읽고 싶어졌다.

"기쁨도 한 철, 슬픔도 한 철 시간이 지나면 아픔도 덜어지겠지만, 그 아픔 모두 사라질 때쯤엔 나도 예전의 나만큼은 젊지 않겠지. 시간만이 건넬 수 있는 위로 시간만이 앗아갈 수 있는 무엇. 하루를 얻고 그러나 하루를 잃는, 어쩌면 삶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p31

그녀가 시간 날 때마다 끄적끄적 쓴 일기장 같다. 자신의 과거와 지금의 자신 그리고 독자를 위해 건네는 말들이 들어있다. 예전에 그녀의 글을 읽을 때면 공감도 하면서 반박도 하면서 읽었는데, 이제는 나도 그녀도 나이를 들어서 그런가? 이번에는 반박보다는 공감도 많이 가고 그녀가 하는 말이 무엇인지 이해가 잘 갔다.

 

 

그중 가난한 집에 3남매, 노모를 부양하면서 살아야 했던 그녀의 부모님, 먹고살기 바빠 자식을 방치하고 자식이 부모를 필요할 때 옆에 있어주지 못한 부모를 오랜 시간 동안 원망을 했다고... 지금은 이제 알 수 있다고, 부모에게 그것이 "최선"이었다는 것을, 부모님은 자신보다 더 외롭고 처절한 싸움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p101

그 부분을 읽는데, 우리 엄마도 그랬지... 그 당시 엄마는 기댈 곳도 없고, 자식 둘을 책임지고 키워야 했으니깐... 아빠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 아빠에 대해서는 원망을 하고 있으니깐.. 내가 그 당시 엄마였더라면 모든 것을 다 포기했을지 모른다. 지금 생각해도 우리 엄마 대단한 것 같다.

"연애가 이제 싫어졌다. 하지만 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 모르지 그런 사람이 나타나진다면 그런데 또 모르지, 그런 사람이 세상에 있기나 할는지." p229

이 문장을 읽는데, 지금의 내 상태가 바로 이렇다. 이제 연애가 싫어졌다. 상처와 배신 그만 받고 싶다. 오히려 혼자인 것이 마음 편하다. 물론, 저자 말대로 가끔 친구의 결혼이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그건 1년에 한 번 올까 말까이고, 또한 외롭다는 생각은 전혀 해본 적이 없다. 내 옆에는 상처 주고 배신하지 않는 우리 강아지가 있으니깐 말이다.

"혼자 서든 둘이서 든 나는 행복하고 충만하게, 온전한 내 삶을 살 것이라는 것." p280

 

 

에세이는 여백이 존재해서 참 좋다. 읽다가 어느 순간 아... 하며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고, 또 읽다가 어느 순간 아... 하며 사람과 사람 관계에 대해서 다시 생각 들게 하고, 또 읽다가 어느 순간 아... 하며 나 자신을 되돌아보거나 현재의 나를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고, 이런저런 "아..."하는 순간들이 많아질수록 여러 가지 감정들이 더 깊어진다. 좋은 감정, 싫은 감정 모두

그녀의 글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바래지 않았다. 한결같다. 오랜만에 책을 통해 따뜻한 손길을 느꼈다.

40대가 된 그녀에게, 조만간 40대를 바라보는 나에게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를 아름답게 삶을 채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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