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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곽정은 지음 / 해의시간 / 201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 성장 # 에세이
곽정은이란 인물을 알게 된 것은 당연히 방송이다. "마녀사냥", "연애의 참견"을 통해 알게 되었고, 그 이후 책을 통해 곽정은이라는 사람에 대해 알게 되었다. 방송에서의 그녀는 거침없이 똑 부러지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자신의 과거 상처에 대해서 기꺼이 상대방을 위해 꺼내 놓아 자신도 어땠는지 그리고 깨달은 것, 위로와 같이 전달해주고, 거기에 시원하면서 사근사근한 목소리 톤과 중간에 살짝 미소를 드러내는 모습이 여자가 봐도 매력적인 여자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아무튼 요즘 "연애의 참견 시즌 2"를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그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곽정은 저자가 쓴 글이 읽고 싶어졌다.
"기쁨도 한 철, 슬픔도 한 철 시간이 지나면 아픔도 덜어지겠지만, 그 아픔 모두 사라질 때쯤엔 나도 예전의 나만큼은 젊지 않겠지. 시간만이 건넬 수 있는 위로 시간만이 앗아갈 수 있는 무엇. 하루를 얻고 그러나 하루를 잃는, 어쩌면 삶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p31
그녀가 시간 날 때마다 끄적끄적 쓴 일기장 같다. 자신의 과거와 지금의 자신 그리고 독자를 위해 건네는 말들이 들어있다. 예전에 그녀의 글을 읽을 때면 공감도 하면서 반박도 하면서 읽었는데, 이제는 나도 그녀도 나이를 들어서 그런가? 이번에는 반박보다는 공감도 많이 가고 그녀가 하는 말이 무엇인지 이해가 잘 갔다.

그중 가난한 집에 3남매, 노모를 부양하면서 살아야 했던 그녀의 부모님, 먹고살기 바빠 자식을 방치하고 자식이 부모를 필요할 때 옆에 있어주지 못한 부모를 오랜 시간 동안 원망을 했다고... 지금은 이제 알 수 있다고, 부모에게 그것이 "최선"이었다는 것을, 부모님은 자신보다 더 외롭고 처절한 싸움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p101
그 부분을 읽는데, 우리 엄마도 그랬지... 그 당시 엄마는 기댈 곳도 없고, 자식 둘을 책임지고 키워야 했으니깐... 아빠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 아빠에 대해서는 원망을 하고 있으니깐.. 내가 그 당시 엄마였더라면 모든 것을 다 포기했을지 모른다. 지금 생각해도 우리 엄마 대단한 것 같다.
"연애가 이제 싫어졌다. 하지만 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 모르지 그런 사람이 나타나진다면 그런데 또 모르지, 그런 사람이 세상에 있기나 할는지." p229
이 문장을 읽는데, 지금의 내 상태가 바로 이렇다. 이제 연애가 싫어졌다. 상처와 배신 그만 받고 싶다. 오히려 혼자인 것이 마음 편하다. 물론, 저자 말대로 가끔 친구의 결혼이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그건 1년에 한 번 올까 말까이고, 또한 외롭다는 생각은 전혀 해본 적이 없다. 내 옆에는 상처 주고 배신하지 않는 우리 강아지가 있으니깐 말이다.
"혼자 서든 둘이서 든 나는 행복하고 충만하게, 온전한 내 삶을 살 것이라는 것." p280

에세이는 여백이 존재해서 참 좋다. 읽다가 어느 순간 아... 하며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고, 또 읽다가 어느 순간 아... 하며 사람과 사람 관계에 대해서 다시 생각 들게 하고, 또 읽다가 어느 순간 아... 하며 나 자신을 되돌아보거나 현재의 나를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고, 이런저런 "아..."하는 순간들이 많아질수록 여러 가지 감정들이 더 깊어진다. 좋은 감정, 싫은 감정 모두
그녀의 글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바래지 않았다. 한결같다. 오랜만에 책을 통해 따뜻한 손길을 느꼈다.
40대가 된 그녀에게, 조만간 40대를 바라보는 나에게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를 아름답게 삶을 채우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