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을러도 괜찮아 - 치열한 세상에서 유연하게 사는 법
임주하 외 지음, Grace J(정하나) 그림 / 별글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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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집안에 있어서는 그다지 게으르지 않다. 다만, 일에 있어서는 게으르다. 반반이라고 할 수 있다. 집에 관련된 부분에서는 나름 부지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직장... 이 책 p122 페이지를 보면 딱 지금의 내 상태이다. 너무 장기전에 들어가버렸다. 현재는 탈출하려고 나름 노력을 하고 있는데... 틈이 날때마다 게으름, 귀차니즘이 비집고 들어와 버린다. "게을러도 괜찮아" 이 말은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한테 말하고 있는 것이다. 바쁘게 살다가 간혹 게을러도 괜찮다는 것이다. 놀고 있는 사람한테는 전혀 해당이 안된다. 놀고 있는 사람은 지금 당장 현실감각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대단한 부귀영화를 누리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저 평온하고 무탈한 보통의 생활을 바랄 뿐인데 그게 이렇게 죽을 둥 살 둥 노력해야 이뤄지는 어마무시한 소망이었나? p5"

"사람은 작은 마음의 소유자인지라 문득문득 진부한 걱정이 치미는 것을 아주 막을 수는 없었다. p18"

"끝없는 권태가 사람을 엄습하였을 때 그의 동공은 내부를 향하여 열리리라 그리하여 망쇄할 때보다도 몇 배나 더 자신의 내면을 성찰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의 단편소설 - 권태) p22"

"모든 노력을 다하고 나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집착을 없애는 게 체념이거든 p22"

"밖에선 수박을 연기해야 했다면 집에선 그냥 토마토가 되어도 괜찮았다. 빨간 속살을 다른 껍질로 감추지 않아도 되는 토마토 말이다. 거침없이 솔직해져도 괜찮은 우리 집 있는 그대로 내 얼굴과 마음을 전부 내보여도 괜찮다. 나는 집에 있을 때마다 한없이 투명해진다. p42"

"이 시대는 자꾸 포기하게 만들고 우리는 몇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지 숫자 세기를 하는 중이다. 사회이 편견은 옛날처럼 젊은 세대가 회사에 삶을 내던지지 않는다고 혀를 차기도 한다. 그래서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이해심 없는 말이 나왔을 것이다. p74"

"일찍 일어나는 새는 피곤하고, 일찍 일어난 벌레는 일찍 잡아먹힌다. p78"

"나는 이렇게 평범하거나 대책 없거나 때로는 한심한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 나에게 큰 기대를 품지 않는 생활은 홀가분하고 즐거웁다. p114"

"내 문제애 대해 아무한테도 도움을 기대할 수 없겠구나. p116"

"궁극의 귀차니즘이 응축되어 있다가 활화산처럼 터져 흐르면 금세 생활 곳곳으로 스며든다. 한번 발동한 귀차니즘은 불금도 주말도 의미없게 만든다. p120"

"'귀찮아' 속에 '불안'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p122"

"귀차니즘 이따이따병 게으름을 피우고 싶어진다면 장기전이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길어지면 현실 감각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p122"


목록이 4장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각 장마다 쓴 사람이 다르다. 1장과 2장은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잘 읽혔는데, 3장과 4장은 전혀 그런 것이 없어서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조금씩 눈이 감겼다. 그래서인지 1장과 2장에서만 밑줄이 쳐져있다. 문장이 내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동기도 되었고, 지금 내 상태를 정확히 찔러낸 부분도 있어서 따끔거렸다. 음.. 슬렁슬렁 읽기에 괜찮은 에세이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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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
무레 요코 지음, 스기타 히로미 그림, 김현화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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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레 요코가 누군가 했다. 내가 좋아했던 일본드라마 "카모메식당", "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을 쓴 작가라는 것을 몰랐다. 드라마를 볼 때 작가가 누구인지 감독이 누구인지는 보지 않는다. 배우가 누구인지, 스토리가 무엇인지만 딱 그것만 정보를 캐낸다. 그렇기에 무레 요코의 이름을 "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를 통해 처음 알았다. 그리고 이 작가분이 내가 좋아하는 일본드라마의 작가라는 것도 이번을 통해 알았다. "카모메식당"도 좋아하지만 난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을 더 좋아한다. 정갈한 가게와 빵과 스프로 이루어진 간단한 음식, 귀여운 고양이와 따뜻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심심해도 그게 이 드라마의 매력이다. 처음으로 무레 요코의 책을 읽는 것인데, 어떨련지.... 기대반 걱정반이다. 통통한 귀여운 고양이 표지를 보고 반해서 선택한 것인데....

시마짱 이름을 가진 길고양이가 있다. 나이는 여섯살에서 일곱살 정도이고, 몸은 땅딸막하고 짙은 갈색과 검은색의 줄무늬에 얼굴이 호빵만한 데 비해서 눈은 단추구멍만하고, 중성화수술을 안해서 가랑이에는 방물이 달려 있고, 성격은 무뚝뚝하며, 편식이 심한 미식가이다.

편식이 심한 시마짱이 어느 순간 부터 안먹던 캣푸드를 무섭게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1일에 6캔을 먹었다. 그리고 항상 옆집에 가서 날계란과 우유를 얻어 먹었다. 그러다보니 몸통이 쌀을 가득채운 쌀가마니 같았다. 어느 날은 시마짱이 피투성이가 되어 나타나기도 하고, 시이짱이 외출을 한 사이에 시마짱이 집안으로 잠깐 들어오기도 하고, 토를 해놓기도 하고, 또 게걸스럽게 밥을 먹어치우고 그렇게 반복적으로 시마짱이 왔으나... 어느 순간 발길이 뚝!

p32 개나 고양이의 행동에 대한 내 의문은 끊임없지만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없기에 답답한 심정이다.

p34 올여름에는 기승을 부린 더위로 인해 모기가 번식하지 못하고 사라졌습니다만 이것이 끝은 아닙니다. 모기의 절정 시기가 늦춰져 9월에서 11월 사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모기가 싫다. 날갯소리만 들어도 몸서리친다.-

p36 요즘 모기는 머리가 팽팽 잘 돌아서 조금도 방심할 수 없다. 녀석들도 학습한다는 사실을 알고 마음이 복잡해졌다.

p94 나 자신을 포함해서 인간이 정말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 같아서 미안해라고 읊조리는 수밖에 없다.

p118 주인과의 관계에서는 당연히 불만을 터뜨리지 못한 채 마음속으로 뿌리 깊은 문제를 끌어안고 있는 아이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 신경이 쓰였다.

우선 이 글 중에서 반박하고 싶은 것이 딱 하나 있는데, 그것은 강아지가 지렁이를 먹는 거 가지고 화를 내는 주인을 보고 시이짱 주인이 인상을 썼다. 지렁이 정도는 먹어도 배탈이 안나고 건강식품도 있다고 말하는데, 모르는 소리이다. 지렁이 몸속에는 회충이 살고 있고, 독도 지니고 있다. 잘못하면 강아지가 죽을 수 있다.

고양이와 강아지 똑같이 생각하면 안된다. 물론, 둘 다 귀여운 존재라는 것은 같다.

이 책은 고양이만 등장 하는 것이 아니라 시이짱의 주인이 만나온 여러 동물들도 등장한다. 일본 독자평에 소리내어 웃을 수 있는 에피소드라고 적혀 있던데.... 나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다지 웃긴 에피소드가 아니었다. 담담? 그저 그랬다. 그럼에도 잘 읽혔다. 공감되는 부분도 몇 개 있었다. 심심한 이야기이다. 근데, 이거 드라마로 나오면 딱 좋을 것 같다. 심심한 드라마... 내가 좋아하기 때문이다. 책으로 보는 것과 드라마로 보는 것과 확연히 틀리다. 이 책은 드라마로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귀여운 고양이 등장과 모기를 싫어해서 퇴치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장면 마지막은 뭉클하고 짠하고 슬프겠지만... 난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강아지와의 마지막 순간 이별 준비에 관한 책에 한번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이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칼로 가슴을 마구 찌르듯이 너무 아프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거슬리는 것 없이 조용히 술술 잘 읽히나 팔딱 팔딱거리는 것이 너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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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이고
실키 지음 / 현암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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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특이해서 좋아라 했다. 글도 마찬가지이다. 솔직하다. 어설픈 치유와 위로 따위는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난안괜찮아" 이 책이 실키님의 처음이자 마지막 책인 줄 알았다. 그런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다음 책이 나올거라 아예 생각을 안했다. 그러다보니 더욱 더 반가웠다. 망설이지 않고 냅다 집에 끌고 왔다.

- 앞에선 괜찮은 모습을 보여줘야 했지만, 웃음으로 넘길 수 많은 없는 일들. 그 웃음 뒤에 남은 한숨을 모아 만든 이야기이다. -

 

 

 

 

 

 

 

 

 

 

 

 

 

 

 

 

 

 

 

 

 

 

 

이번 역시 내 속마음을 훤히 들여다 본 듯 글이 실려있었다. 나뿐만아니라 다른 분들도 똑같은 심정을 가지고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실키님이 그림을 통해 묘사를 잘 드러냈다. 또한, 밝지 않고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이다. 그림과 글을 계속 바라보고 있을수록 감정이 파편으로 되어 부서지는 것 같았다. 이 책은 위로 따위가 없고 있는 그대로 우리의 심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현실의 아픔을 날카롭게 표현했다. 그렇기에 한층 더 이 책이 멋져 보인다. 섬세하면서 자기 색깔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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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왕이 온다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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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호러소설을 못 읽을 줄 알았다. 매년 여름만 되면 공포.호러 소설이 많이 나왔는데, 올해 여름은 어째서인지 안보였다. 물론 나온 것도 있을테지만 끌리는 것이 없었다. 기다리던 내가 좋아하는 미쓰다 신조 작가도 왠일로 이번해는 쉬는 것 같았다. 그렇게 다른 쪽으로 장르를 옮기고 있던 중 어라? 많이 쌀쌀해진 가을에 "보기왕이 온다"가 출간된 것이다. 처음들어보는 작가이지만 호러부분 대상을 받았을 만큼 인정받은 작가이기에 속는 셈 치고 읽어보기로 했다. 한파를 몰고 올지....

"지금 문을 열지 않았지?"

"그게 오면 절대로 대답하거나 들여다보내선 안 된다. 현관으로 오면 문을 닫고 내버려두면 되는데 뒷문으로 오면 위험하다고, 뒷문을 열면 끝이라고. 잡혀서 산으로 끌려간다고."

"........ 이름이 보기왕이라고 했어"

"이름을 부르는 건 그래서인 것 같아요. 매번 멀리서 찾아오기 때문에 자신이 찾는 사람이 맞는지 안 맞는지 자신이 없어서요."

"그렇게 엄청난 건 부르지 않으면 안 올 걸세"

딩동하고 초인종이 울렸다. 현관문은 울퉁불퉁한 유리 격자로 되어 있었는데 그 너머에서 어렴풋이 짙은 회색의 무언가가 비쳐보였다. 울퉁불퉁해서 자세히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윤곽이 일그러지고 표면이 선명하지 않아서 뒤틀린 회색 덩어리로만 보일 뿐이었다.

직장 동료가 누군가 자신을 찾는 사람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자신의 이름과 아내 그리고 딸 이름을 말해주었다고... 다하라는 그 누군가를 만나러 내려갔다. 그러나 아무도 없었다. 그대신 알려준 동료의 팔굽치가 무엇에 물렸는지 피가났고, 균에 감염되어 병원에 입원해야했다. 다하라는 무서움을 느꼈다. 그것이 자신을 찾으러 왔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집으로 전화도 걸려오고, 그동안 모아놓았던 부적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아내와 딸이 공포에 떨고 있었다. 다하라는 중학교 친구 중 민속학을 공부했던 가라쿠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가라쿠사는 오타구 노자키를 소개해주었고, 노자키는 마코토 무녀를 소개해주었다.

어느 날, 다하라의 집을 찾아간 마코토는 이상한 기운을 감지했다. 마코토가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것이 다하라의 집으로 오고 있었던 것이다. 마코토가 겨우 쫒아냈지만... 곧 다시 올 것이다.

마코토보다 재능이 뛰어난 마코토 언니가 지인 다섯 명을 소개해주었는데, 모두 다 거절을 했다. 목숨을 내놓고 싶지 않다면서 말이다.

그 엄청난 것은 그들을 함정을 빠트렸다.

남편이 집 거실에서 기묘한 형태로 죽고 나서 2주가 지났다. 그의 시신에서는 머리의 대부분과 얼굴의 오른쪽 절반이 보이지 않았다. 가나는 남편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았다.

"내 마음은 오히려 후련해서 목청껏 기쁨의 소리를 내지르고 싶었다. 남편이 이 집에서 없어졌다. 이제 그의 육아 방식에 따를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그러나 그 엄청난 것은 언제 또 올지 모른다. 그래서 노자키하고 마코토도 포기하지 않았다. 어느 날 치사 잠자는 도중 이상한 말을 했다. 치사의 목소리에서 남편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그것이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노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것은 가나씨와 따님의 이름을 알고 있어요."
가나는 치사를 데리고 문을 꽁꽁 닫았다. 가나는 그것이 가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그것이 말했다.

"뒷문이 열려있다"고.....

가나는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했다. 다만, 딸 치사의 이름만 기억했다. 치사는 행방불명된 상태이고, 마코토는 그것에게 많이 물려서 혼수상태에 빠져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노자키는 어찌해야 할지 모른 상태에서 용의자로 형사들에게 의심을 받고 있었다. 요괴에 대해 믿어 줄 것 같지 않고, 노자키는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망설이고 있던 중 때마침 마코토의 언니가 동생이 다친 것을 느끼고 병원을 찾아 온 것이다. 마코토 언니의 한마디로 인해 형사가 사라졌다. 마코토보다 언니가 능력이 강했다. 마코토 언니는 그것이 자신을 찾아오게 주술을 걸었다. 그것의 주위를 감싸고 있던 요괴들이 마코토 언니의 이름을 듣자마자 도망쳐버렸다.... 그것만 빼고 말이다...


시작이 우선 좋았다. 끌어당겼다.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미친 문장들 때문에 집중해서 읽었다. 다만 호러부분이 약한 감이 있었다. 와악!! 무섭다고 말하기도 뭐하고, 안무섭다고 말하기도 뭐하고 어정쩡하게 서 있었다. 그다지 쫄깃쫄깃한 식감은 아니었다. '내성'이 생겨서 그런가.... 왠만해서는 움찔움찔하거나 소름돋거나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작가의 다음 책이 나오면 읽을 것이다. 이유는 소설이 시작하자마자 나를 잡아 끌어 당겼고 나는 소설이 끝날 때까지 그대로 잡아두게 놔두었기 때문이다. 재미는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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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영혼 Dear 그림책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올가 토카르추크 글,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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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름 처음 들어보고, 일러스트레이터의 이름도 처음 들어본다. 그럼에도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연필로 드로잉한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미리보기만 봐도 마음에 들었다. 그림 자체가 부드러워 보였기 때문이다. 가격이 쎄서 그림책이 두꺼운 줄 알았다. 근데, 막상 받아보니 너~무 얇았다. 그래도 표지와 종이가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다.


어떤 사람이 있다. 일을 아주 많이, 빨리 하는 남자다.  그래서 그만큼 잘 살 수 있었다. 먹고, 자고 일하고 반복 생활을 했다. 어느 날, 출장길의 호텔방에서 한밤중에 잠에서 깬 남자는 숨이 막힐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무치게 외로운 느낌과 몸속에 이미 어떤 사람도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음 날 남자는 여의사를 찾아갔다. 여의사는 드릴 다른 약은 없다고 말해주었다. 대신에


"누군가 위에 우리를 내려다본다면, 세상은 땀 흘리고 지치고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로, 그리고 그들을 놓친 영혼들로 가득 차 보일 거예요. 영혼은 주인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큰 홀란이 벌어져요. 영혼은 머리를 잃고, 사람은 마음을 가질 수 없는 거죠. 영혼들은 그래도 자기가 주인을 잃었다는 걸 알지만, 사람들은 보통 영혼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조자 모릅니다."

 

 

 

 


남자는 변두리에 작은 집을 구해 의자에 앉아서 어떠한 일도 안하고 자신의 영혼을 기다렸다.


현재를 생각하면 많은 사람들이 영혼을 잃어버린 것을 모른 체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많으니깐. 바쁘게 살 수 밖에 없는 세상이니깐. 그래야 하루 하루를 겨우 살아갈 수 있으니깐. 그래서 외로움이 가득한 세상이다. 쉬엄쉬엄 느긋하게 천천히 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나도 그렇다. 한쪽에서는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누군가에게 쫒기고 있는 듯이 무섭다. 괜찮을까? 안되겠지? 달려야겠지?하고 말이다. 사실 후자가 더 많이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나도 슬프고 외롭다.


읽어보니 나름 괜찮은 그림책이었다. 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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