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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왕이 온다 ㅣ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평점 :
올해는 호러소설을 못 읽을 줄 알았다. 매년 여름만 되면 공포.호러 소설이 많이 나왔는데, 올해 여름은 어째서인지 안보였다. 물론 나온 것도 있을테지만 끌리는 것이 없었다. 기다리던 내가 좋아하는 미쓰다 신조 작가도 왠일로 이번해는 쉬는 것 같았다. 그렇게 다른 쪽으로 장르를 옮기고 있던 중 어라? 많이 쌀쌀해진 가을에 "보기왕이 온다"가 출간된 것이다. 처음들어보는 작가이지만 호러부분 대상을 받았을 만큼 인정받은 작가이기에 속는 셈 치고 읽어보기로 했다. 한파를 몰고 올지....
"지금 문을 열지 않았지?"
"그게 오면 절대로 대답하거나 들여다보내선 안 된다. 현관으로 오면 문을 닫고 내버려두면 되는데 뒷문으로 오면 위험하다고, 뒷문을 열면 끝이라고. 잡혀서 산으로 끌려간다고."
"........ 이름이 보기왕이라고 했어"
"이름을 부르는 건 그래서인 것 같아요. 매번 멀리서 찾아오기 때문에 자신이 찾는 사람이 맞는지 안 맞는지 자신이 없어서요."
"그렇게 엄청난 건 부르지 않으면 안 올 걸세"
딩동하고 초인종이 울렸다. 현관문은 울퉁불퉁한 유리 격자로 되어 있었는데 그 너머에서 어렴풋이 짙은 회색의 무언가가 비쳐보였다. 울퉁불퉁해서 자세히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윤곽이 일그러지고 표면이 선명하지 않아서 뒤틀린 회색 덩어리로만 보일 뿐이었다.
직장 동료가 누군가 자신을 찾는 사람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자신의 이름과 아내 그리고 딸 이름을 말해주었다고... 다하라는 그 누군가를 만나러 내려갔다. 그러나 아무도 없었다. 그대신 알려준 동료의 팔굽치가 무엇에 물렸는지 피가났고, 균에 감염되어 병원에 입원해야했다. 다하라는 무서움을 느꼈다. 그것이 자신을 찾으러 왔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집으로 전화도 걸려오고, 그동안 모아놓았던 부적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아내와 딸이 공포에 떨고 있었다. 다하라는 중학교 친구 중 민속학을 공부했던 가라쿠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가라쿠사는 오타구 노자키를 소개해주었고, 노자키는 마코토 무녀를 소개해주었다.
어느 날, 다하라의 집을 찾아간 마코토는 이상한 기운을 감지했다. 마코토가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것이 다하라의 집으로 오고 있었던 것이다. 마코토가 겨우 쫒아냈지만... 곧 다시 올 것이다.
마코토보다 재능이 뛰어난 마코토 언니가 지인 다섯 명을 소개해주었는데, 모두 다 거절을 했다. 목숨을 내놓고 싶지 않다면서 말이다.
그 엄청난 것은 그들을 함정을 빠트렸다.
남편이 집 거실에서 기묘한 형태로 죽고 나서 2주가 지났다. 그의 시신에서는 머리의 대부분과 얼굴의 오른쪽 절반이 보이지 않았다. 가나는 남편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았다.
"내 마음은 오히려 후련해서 목청껏 기쁨의 소리를 내지르고 싶었다. 남편이 이 집에서 없어졌다. 이제 그의 육아 방식에 따를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그러나 그 엄청난 것은 언제 또 올지 모른다. 그래서 노자키하고 마코토도 포기하지 않았다. 어느 날 치사 잠자는 도중 이상한 말을 했다. 치사의 목소리에서 남편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그것이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노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것은 가나씨와 따님의 이름을 알고 있어요."
가나는 치사를 데리고 문을 꽁꽁 닫았다. 가나는 그것이 가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그것이 말했다.
"뒷문이 열려있다"고.....
가나는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했다. 다만, 딸 치사의 이름만 기억했다. 치사는 행방불명된 상태이고, 마코토는 그것에게 많이 물려서 혼수상태에 빠져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노자키는 어찌해야 할지 모른 상태에서 용의자로 형사들에게 의심을 받고 있었다. 요괴에 대해 믿어 줄 것 같지 않고, 노자키는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망설이고 있던 중 때마침 마코토의 언니가 동생이 다친 것을 느끼고 병원을 찾아 온 것이다. 마코토 언니의 한마디로 인해 형사가 사라졌다. 마코토보다 언니가 능력이 강했다. 마코토 언니는 그것이 자신을 찾아오게 주술을 걸었다. 그것의 주위를 감싸고 있던 요괴들이 마코토 언니의 이름을 듣자마자 도망쳐버렸다.... 그것만 빼고 말이다...
시작이 우선 좋았다. 끌어당겼다.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미친 문장들 때문에 집중해서 읽었다. 다만 호러부분이 약한 감이 있었다. 와악!! 무섭다고 말하기도 뭐하고, 안무섭다고 말하기도 뭐하고 어정쩡하게 서 있었다. 그다지 쫄깃쫄깃한 식감은 아니었다. '내성'이 생겨서 그런가.... 왠만해서는 움찔움찔하거나 소름돋거나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작가의 다음 책이 나오면 읽을 것이다. 이유는 소설이 시작하자마자 나를 잡아 끌어 당겼고 나는 소설이 끝날 때까지 그대로 잡아두게 놔두었기 때문이다. 재미는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