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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물들 - 사물을 대하는 네 가지 감각
허수경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언제인가
나는 가까운 지인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다."당신은 지금 행복하십니까?" 우리가 느끼는 행복감,즐거움,환희,그런 단어들이 우리의 곁에서 사라진지
오래되었다.삶에 지친 모습의 어깨를 간신히 들고 돌아오는 골목길의 으스름한 가로등만이 나를 반기는 초연함이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다.우리들의
삶을 계절로 표현하면 무엇일까!혹자는 봄일 것이고 혹자는 늘 겨울일 것이다.그러나 봄은 가을이 기다려질 것이고 겨울은 봄을 기다려지는
것이다.
당신의
사물들은 우리일상에서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부딪기는 것들이다.이런 것들이 나름의 눈에 비치면서 다양한 표현들이 표출되고 있다.이들이 표현하는
사물들의 본질을 따지기 보다는 함께 공유하고 공감하는 마당이 되면 힘든 한고비를 조금은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올 여름 유난히
더우면서 밤마다 열대야에 시달리는 잠 못이루는 밤이 계속되고 있다.느끼고 보고 듣고 만지는 것들의 표현 방식들을 따라가
보자.
생활속에서 익숙해지는 것들이 바로
사물들이다.허수경 시인의 손삽은 그냥 평범한 것이지만 그녀가 표현하는 방식은 다르다.흙과 인간 그리고 더깊은 죽음과 탄생까지 이어지는 순환의
구조를 이야기 하고있다.권민경 시인의 겨울양말을 일다가 갑자기 풋~하고 웃음이 터져나왔다.초등학생 시절이던가 그때는 양말을 기워신던
시절이었다.친구집에 놀러갔는데 마루로 올라갔던 기억 그리고 친구집에 있던 내내 구멍난 양말을 감추기 위해 몸을 비틀었던 기억이
새롭다.
사물마다의 추억을 머금고 있다.그들의 표현속에
우리는 그렇게 늙어가고 잊혀져가는 순간들을 바라보고 있다.책갈피 속에 고이 접어 두었던 가을날의 빛바랜 단풍잎처럼 릴케의 시집을 펴고 의미를
알 수 없는 시 속의 표정을 세겨보는 순간들이 새롭다.벌써 아이 엄마를 넘어 할머니로 변신한 영희가 준 첫사랑의 연애편지를 추억하는 철수의
백발의 머리를 바라본다.사물들은 그들의 삶과 애환,그리고 애증의 추억들을 간직하며 저마다의 소리를 내고 있다.
그냥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것의 정의는 무엇일까!
아날로그와 디지털 그리고 스마트로 이어지는 빠르기를 셈하기보다 흑백의 티비의 향수와 고급레스토랑의 스테이크보다 구수한 밥냄새가 어우러지는
된장국의 뚝배기가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다.지친 일상의 그리움에 남아있는 잔영은 바로 사물들이 이 순간에 위로해주고 있다.한가지의 사물을 두고
각자가 생각하는 것은 다를 수 있지만 추억의 언저리에 자리잡고 있는 풍경들을 보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시인들 보다 더 풍부한 감성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그것을 글로나 말로 표현을 하지 않을 뿐이지 일상에 함께 있는 우리들의 사물을 바라보자.그들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
올 것이다.그들은 우리들의 애환을 기억하고 있다.좋은 것은 언제나 함께 할 때 아름다운 사물로 변신한다.새롭게 보여지는 사물들 그들은 언제나
우리곁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