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간다

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간다 - 길고 느린 죽음의 여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이상운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초고령화의 시대의 아버지 그 아버지의 삶은 행복한 것일까! 어쩌면 우문같은 질문에 현답이 있을지 의문스러운 현실이다.점점 좁아지는 아버지의 자리는 한없이 초라한 이름만 남기고 서서히 죽어져간다.살아가야 하는 날보다 나의 삶을 정리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옴을 우리는 느끼고 있다.삶과 죽음의 한끗 차이에서 우리는 오늘도 전전긍긍하며 살아가고 있다.해가 뜨면 지듯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나의 지금 현재이다.​

저자의 솔직한 심정으로 담담히 써내려간 이 책은 나의 유년의 시절을 후벼파고 들어온다.​무엇이 우리를 초라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라는 이름이 더욱 그렇다.인생에서 죽음이란 당영히 받아들이는 것이지만 그래도 삶에 대한 미련은 아쉬움이 남는 것은 무엇일까! 생노병사의 과정을 무슨 종교의식처럼 우리는 감당해야한다.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를 누구도 대신할 수 없이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는 더욱 그렇다.

​가족이 아프면 위로를 주고 간호를 하지만 내가 아프면 가장의 역할 속에 더욱 힘들어진다.몸이 아파 병원을 찾으면 의사는 왜?이제 왔느냐고 핀찬을 주지만 시기를 놓쳐버린 치료의 기회를 놓치는 안타까운 현상들을 본다.어느 날, 고령의 아버지가 아프기 시작했다.하지만 병원은 우리를 더욱 혼란스럽게 했다.아버지가 무너지면 어떤 해답을 찾아야하나 막막하고 불안해 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이 책에서 본다.3년 반을 곁에서 간호하며 지켜본 저자의 심정을 헤아린다.

​요앙병원 이라고는 하지만 가족과의 멀어짐 그리고 외롭고 쓸쓸한 노년을 보내야 하는 현대판 고려장 같은 현실앞에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곳이 없다.그러나 나이들어 병들고 지치면  우리 사회는 지금 대부분의 경우 노인이 병들어 스스로 유지하는 게 어려워지면 즉각 요양병원으로 보내버린다. 가족은 그곳 시스템에 모든 것을 일임해버리고 관심을 떼버린다.그리고 고독과 외로움으로 서서히 가족과의 관계와 이별을 준비해야한다.

그처럼 삶의 마지막에 이르러 죽음을 앞둔 병든 노인에게서 그의 오래된 감정적 유대를 단번에 절단해버리는 방식은 참으로 만족스럽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잔인한 짓이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어서, 다들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해서, 그러한 방식이 가지고 있는 잔인함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라고 저자는 이 책에서 말하고 있다.초고령화 시대에 나의 죽음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차라리 인간적이지 않겠는가!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의 결말은 결국 죽음이다.그그림자를 아무리 손사래를 쳐대도 맞아 들여야 한다면 당당히 맞아들이자.나는 열 일곱의 나이에 아버지의 죽음을 보았다.한없이 작아지고 초라해진 그 모습이 애처러워서 눈을 마주 보지도 못했다.기왕 보내 드릴 것 손이라도 따뜻하게 잡아주면서 보내드릴 것을 나이들어 후회 한들 지금은 멀리 떠난 아버지를 아련한 사진속의 그리움으로만 흔적이 남을 뿐 대답이 없다.

​상조회사가 호황이라고 한다.자식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하는 부모들의 바램이겠지...이 책을 읽으면서 나름 많은 것을 깨닫는다.키울 때는 귀여운 자식이지만 나이들어 병들면 그 자식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마는 아버지라는 것이다.존재감을 잃어가면서 나름의 이유를 가족들에게 들을 수 밖에 없는 현실앞에 한없이 무너져 내린다.반백이 넘어버린 지금의 현실속에 나는 죽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이 책은 바로 그 해답을 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