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남문 언덕 서정시학 서정시 127
최동호 지음 / 서정시학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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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가면서 연애소설보다는 언제부턴가 수필집이나 엣세이를 좋아하게 된 이유를 나는 잘 모른다.그러나 삶의 깊이를 더할수록 애절하게 묻어나오는 최동호님의 수필집은 나의 삶을 다시 한번 조명해 보게 한다.시를 쓴다는 것은 고통이다.그것은 피가 되고 살이 되고 땀이 된다.시는 그 사람의 삶이고 발가 벗겨진 채로 체중계에 올라가는 두근거림을 감내해야 한다.



살아가는 날들이 시고 소설이 된다.저자는
작고 하찮은 것의 의미부여를 그의 작품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향수와 그리움을 주조로 비록 넉넉하고 풍요롭지는 않았지만 인간적 체취가 있었던 지난 삶들을 애정 어린 필치로 아로 새겼다.지금은 우리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는 옹기와 사기, 등잔, 살포, 다랑논을 생생히 불러와 묵묵히 자연의 순리와 질서를 지키며 살아온 사람들의 돈독한 삶을 그린 그의 수필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만 가는 요즘 세태에 많은 울림을 준다.고향의 그리움처럼,

 

작가의 섬세함이 확인되는 순간이다.그는 하찮은 시골의 부엌이라든가, 초저녁별, 바람벽에 외로운 신세, 어두운 산등성이 위로 돋는 별등 시골의 외할머니집을 연상케하는 수필로 자신의 외로움을 글로 표현해 냈다. 지금은 도시문명으로 점차 사라져가는 시골풍경의 고즈넉함을 상상케하는 자연주의 작가이다. 따뜻한 아랫목의 그리움이 묻어나는 아름다운 글이다.

 

 


우리 산을 지켜 온 이의 절절한 인간,사랑 글을 쓰고 싶었으나 환경은 그를 호락하게 놔두지 않았다.그의 문학에는 자연과 인간,이라는 흐름의 경지를 소개하는 수필집으로 우리에게 나타났다.왜, 수필이었나? 인생의 고뇌를 절절했던 만큼 가장 정직하고 직접적인 전달력을 갖는 수필을 그는 선택한 것이다.교교한 달빛 아래 냇물도 흐름을 멈추고 잠든 것 같았다.




언젠가 어린시절 잠이 깨어 울고 있는 나에게 빈 젓가슴을 내어주는 할머니의 애절한 사랑만큼이나 그의 아름다운 수필은 빛을 발하고 있다.미래는 과거속에 있다고 했던가! 치열하고 매몰찬 현대사회의 찿아갈 고향의 한곳처럼 그는 그렇게 우리곁에 서있다. 달빛에 조용히 흐르는 작은 시냇물처럼 유한한 인생의 쉼표처럼 그는 우리곁에 영원히 살아있고 우리 또한 그와 함께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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