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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힘이 세다 - 김근태 할아버지의 인권 이야기 ㅣ 햇살 그림책 (행복한 꼬리연)
우현옥 글, 이욱재 그림 / 꿈꾸는꼬리연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김근태 할아버지의 인권이야기 진실은 힘이세다는 민주화에 선봉에서 언제나 억압당하던 그 진실의 이야기이다.아무리 빛을 감추기위해 꽁꽁 싸메어도 그 빛은 틈만 보이면 어김없이 파고든다.어두운 시대의 기억을 딛고 우리 곁으로 돌아오는 김근태 그가 남긴 희망을 기억해 본다.인간 존엄의 가치에 헌신한 아름다운 영혼의 정치포악한 시대에 맞서 희망을 증언한 인간 김근태를 만나보자.
"내 귀여운 아이들아 너희들하고 놀아 주지도 못하고 애비가 어디가서 오래 못 와도 슬퍼하거나 마음이 약해져선 안 된다.외로울 때는 엄마랑 들에도 나가 보고 봄 오는 소리를 들어 봐야지 바람이 차거들랑 옷깃 잘 여며 감기 들지 않도록 조심도 하고."인간적인 참으로 인간적인 삶을 이책에서 만나본다.봄의 세찬 바람에도 꽃은 핀다는 것을 이 책에서 보여준다.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는 어른들의 동화책 같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여름밤이었어 안방에서 두런두런 소리가 들렸지 "나쁜 놈들! 평생 학생들만 가르치며 살았는데 어떻게 하루아침에 내 쫓아요? 어머니가 분을 삭이지 못하고 울먹였어.날이 밝도록 아버지의 마른 기침소리만 났지.5.16군사 정변이 일어나고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아버지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지 못했어."이 진솔한 고백이 우리의 심장을 뛰게하고 어두운 과거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진실은 가려질 수 없다.우리는 민주화라는 이름 앞에 이슬처럼 사라져간 민초들의 삶을 기억하고 있다.
민주화를 향한 항쟁을 북한의 불온세력으로 몰아 가며 종북이라는 전혀 들어보지도 못한 단어의 해설을 어떻게 붙이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이 달라지는 현실 앞에 그는 아직도 살아 있다는 것을 본다.자신이 정치 입문의 변을 거창하게 말한 적은 없지만,그러한 변화를 결심한 계기는 앞뒤 행적을 통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는 간디의 길에서 헌신하던 때부터 끊임없이 민주대연합을 외쳤다.야권의 정치적 연대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절박한 일인지를 온 몸으로 아는 이상 외치지 않을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그에게 새로운 결심은 심어준 것은, 정의롭지 못한 사회, 포악한 시대의 현실이었다.
그는수배와 구속과 고문을 겪을수록 흔들리는 쪽이 아니라 더 확고해지는 쪽이었다.무엇보다 김근태는 거짓을 용납할 수 없었다.명백한 진실을 말하는 일에도 온갖 고초를 감당해야 한다는 것,작은 신념이라도 지키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 빤히 내다보이는 상황에서도 김근태는 다른 길을 택하지 못했다.그가 엄연한 시대 현실 앞에서 어떤 자세를 가졌는지를 잘 보여준다.
저항할 수 있어야 꿈꿀 수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아주 작은 일들을 위해 많은 것을 걸었던 것이다.
사람들에게 더할 수 없이 따뜻했던 성품 또한,그가 다른 길을 가지 못하도록 붙잡은 요인이지 않았을까 싶다.철새 정치와 앵무새 정치를 벗어난 진정한 민주화를 위해 몸으로 부서지는 아픔을 감내한 (故) 김근태 할아버지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진실은 힘이 세다 님은 갔지만 민주화를 향한 불꽃은 영원히 빛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은 아름다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