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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 삶의 의미를 찾아 떠난 300일의 마음수업
이창재 지음 / 북라이프 / 2013년 12월
평점 :
글로 표현할 수없는 숙연함마져 삼켜버리는 고독의 심연속에 우리는 오늘도 이길을 걷고 있다.혜민스님의 길 위에서는 자신의 깨달음을 위해 스스로 번뇌를 벋기 위한 삶을 추구하는 그들의 이야기이다.그렇게 모질게도 찬바람은 남아 있는 한잎의 낙엽마져 휘몰아 데려가 버리고 홀로 텅빈 산사에는 고독만 남아있다.저마다의 사연과 아픔을 간직하고 포용하는 산사의 이야기가 이 책속에 펼쳐있다.
스님의 길을 선택한 상욱 행자부터 40년 넘게 한 길을 걷고 있는 영운 스님까지 백흥암에서 만난 다양한 스님들의 삶을 통해서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방황하는 게 인생이에요.그래도 가다보면 좋은 날이 올거예요라고 말하는 스님들의 잔잔한 일상 속으로 이제 들어가본다.백흥암은 1년에 단 두 번만 문이 열리는 비구니 수행도량이다.
어렵사리 들어간 그 곳에서 주지 스님은 대뜸 여기서 무얼 보고 싶냐고 물었다.막상 답이 나오지 않았다.그러나 나는 이곳에서라면 삶의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가장 낮은 자리에 머무는 일 행자는 1~2년 동안 절의 일을 도우며 법도를 익혀가는 수습 과정의 수행자다.일이 만만치가 않아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가장 낮은 자리에서 시작해 부처님의 법도를 배우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선택은 때론 눈물을 남긴다 미국 유학을 마친 상욱 행자는 교수 임용 면접을 뒤로 하고 출가를 선택했다.마흔, 쉰이 되어도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가 남을 것 같아서 그녀는 이 길을 선택했다고 했다.살라,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밥 하는 것도 다 수행이지요. 제 시간에 제대로 해야 해요.수행이라는 건 항상 그 자리에서 집중하는 거예요.밥할 때는 밥만 생각하는 거죠.
누군가와 함께 할 때는 그 사람에게만 집중하는 것이고요.누구에게나 겨울은 찾아온다.방황을 어찌 안 하겠어요? 아직 어린데.그러나 방황을 해도 이것이 내 길이었구나.누가 가라고 한 것도 아니고 내가 선택해서 스스로 온 것이었구나하는 때가 올 거예요.선원장 스님은 열일곱 살에 출가하여 매일 천 배씩 3년 동안 백만 번의 절을 올렸다고 이 책에서 말하고 있다.
세상은 그들을 얽매이고 싶어한다.아니 그들이 세상에 얽매이기 싫어 세상을 버리고 산사로 들어왔는지도 모른다.절대고독의 시간을 통해 그들이 깨달은 것은 무엇일까?하루 한끼만 먹으며 한번들어가면 3년동안 나오지않기로 결심해야 하는 무문관 수행자는 묵언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만행의 길을 걸으면서 인간의 삶에 겨울을 생각해보는 길위에서이다.
길위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노스님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다섯 가지만 기억하면 돼요.미소 지으며 인사하고 칭찬하고,비판하지 말고,비교하지 말고,불평하지 말고.가장 불필요한 것이 불평,가장 큰 게 사랑이에요라고 말이다.깨달음의 경지는 결코 도량이 높은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를 가장 낮은곳에 두고 살아가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아름다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