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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장미여관으로 - 개정판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3년 9월
평점 :
제목으로 봐서는 야한 느낌으로 다가오지만 그것은 편견이요,오해라는 생각이 든다.인생과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이 가득 차 있는 철학적인 세계의 시집이다.인간? 언젠가부터 내 눈에는 여러 가지 싱싱한 생선 요리들이 맛있는 음식으로서가 아니라 비참하고 끔찍한 시체들로 보이기 시작하였다. 생긴 것이 사람과 달라서 그렇지 그것은 틀림없이 불쌍한 시체더구나 사람과 아주 비슷하게 생긴 통닭
요리나 돼지머리 고기 같은 것을 보면 그것은 더욱 비참한 시체로 보인다.인간은 너무나 흉악하고 잔인한 동물 만물의 영장도 무엇도 아니다.살아 있는 새우를 튀겨 먹는다든가 꿈틀대는 낙지나 장어를 칼로 토막내어 아작아작 씹어 먹는다든가 미꾸라지를 산 채로 두부와 함께 끓이다가 미꾸라지들이 뜨거움을 견디다 못해 두부 속으로 파고들어 결국 죽어 버린 것을 맛있다고 게걸스럽게 먹는 사람들이
나는 죽이고 싶도록 밉다.만약에 미꾸라지가 자기라고 생각해 봐,어떻게 그렇게 태연히 먹을 수가 있겠어? 살아 있는 개를 몽둥이로 때려 죽여 보신탕을 끓여 먹으며 “역시 개는 이렇게 천천히 때려잡아야 고기가 연하거든”하는 사람들도 밉다.낚시질을 무슨 도(道)라도 되는 것처럼 선전해대는 사람들은 더욱 더 밉다.피를 철철 흘리며 죽어가는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것이 어떻게 도(道)요 고상한 취미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상징으로든,비유로든,휴머니즘으로든 살생을 합리화하는 것은 나쁘다.인간은 너무나 이기적인 동물 너무나 너무나 잔인한 동물 언젠가 한번 되게 당해 봐야만 정신이 번쩍 들 정말 한심하고 추악한 동물,우리는 그의 이런 글에서 무엇을 느끼는가! 풍자한 내용들이 글은 솔직한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다.속내를 감추지 않고 표현하는 것 때문에 사회적인 이슈를 몰고 있다 할까!
마광수의 시집은 이러함을 전재로 우리들에게 표현되고 있다.그의 언어유희는 때로는 외설로 표현되고 그의 언어적 표현은 인간의 욕망을 글로써 끄집어 내어 춤추게하는 힘이 있다.몇 해를 지나도 변하지 않는 그의 얼굴에도 이제는 주름이 늘었으리라 짐작된다.장미여관 그 이름만으로 알수없는 그의 숨은 진실이 이 책속에 녹아있다.
그는 이 책에서 말하기를 누구나 잘사는 사회,누구나 스스로의 야한 아름다움을 나르시시즘으로 즐길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만 한다. 일을 안 해 희고 고운 손을 질투한 나머지 모든 여성의 손을 거칠고 못이 박힌 손으로 만들어 버리자고 신경질적으로 주장해서는 안 된다.모든 여성의 손을 다 길게 손톱을 기른 화사한 손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노동은 신성한 것이 아니라 괴로운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괴로운 노동으로부터 해방되어, 즐거운 노동 이를 테면 화장이나 손톱 기르기 등을 통해 자신의 아름다움을 가꾸는 노동에서 진짜 관능적 쾌감을 얻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해결책을 모색해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유미주의에 바탕을 둔 쾌락주의,또는 복지지상주의(福祉至上主義)가 요즘의 내 신조라면 신조라고 할 수 있다.마광수의 또 다른 면을 이 책에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