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집
박완서 지음, 이철원 그림 / 열림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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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언제나 알록달록한 색으로 그의 몸을 치장한다.어떤이들은 봄이 좋고 어떤이들은 여름,그러나 나는 이 계절 그러니까,가을이 좋다.노란집은 누구나 그리워 했던 그런집으로 다가온다.가슴 아픈 일상의 한모퉁이 그러나 덮어두기엔 아련한 것들의 풍경이다.그 집에는 사람 냄새가 나는 땀이 그리운 엄마의 품안같이 그리운 유년이다.저자의 글은 언제나 포근하고 따스한 봄햇살의 느낌이다.




소중한 것인줄 모르고 살았다면 노란집은 세월이 훌쩍 지난 내 고향집의 향수를 자극하는 책이다.어쩌면 저 코스모스위에 앉아있는 빨간 고추 잠자리가 나를 바라보는 해질녁의 노을같이 다가온다.이 잡는 풍경까지도 그립게 만드는 유머 감각 요즘의 젊은이들은 이해를 할랑가 몰라! 박완서,그의 노란집에서 마음속에 품고 있는 그리운 이야기도 표현하면 시가되고 소설이 된다.




어머니가 애써 선택한 마나님이라는 호칭이 마땅한 존칭임을 알기에 참으로 소중하게 느껴진다.새우젓 한 점의 의미까지도 허투루 버리지 않는 철저함을 느끼고 따를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경쾌함과 진지함의 균형 감각을 잃지 않았던 어머니를 마음 깊이 아끼고 존경한다고 딸의 심정을 이 책에서 밝히고 있다.

 

 

 

 

 

 

삶에 대해 저버리지 않은 기대와 희망과 추억을 써내려간 작가의 소소한 일상을 엿볼 수 있다.삭정이처럼 쇠퇴해가는 노년의 몸,그러나 마나님의 손길이 닿으면 그건 살아 있는 역사가 된다. 마나님은 마치 자기만 아는 예쁜 오솔길을 걷듯이 추억을 아껴가며 영감님의 등을 정성스럽게 씻긴다. 물을 한꺼번에 좍좍 끼얹어도 안 되고, 너무 찬물도 안 된다.

 



작가는 이 책에서 삶을 사랑하기 때문이고 노년기 또한 삶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사람에 따라서는 삶의 가장 긴 동안일 수도 있는 노년기에 다만 늙었다는 이유로 아무 일도 일어날 수 없다면, 그건 삶에 대한 모독이라고 또 다른 한 생에 대해 말한다.아무것도 안 일어나는 삶에서 소설이 나올 수는 없다면서. 작가가 말하는 행복하게 사는 법은 지극히 소박한 데서 발견하는 즐거움이다.




장미의 아름다움을 보고 즐거워하기보다 들꽃을 관찰하면서 그 소박하고도 섬세한 아름다움에 감동하는 것이 더 큰 행복이듯이.
우리 삶의 궁극의 목표는 행복이다. 행복하려고 태어났지 불행하려고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지만 각자 선택한 행복에 이르는 길은 제각각 다르다.창조주는 우리가 행복하길 바라고 창조하셨고, 행복해할 수 있는 조건을 다 갖춰주셨다.




나이 먹어가면서 그게 눈에 보이고 실감으로 느껴지는 게 연륜이고 나잇값인가 보다.인생도 등산이나 마찬가지로 오르막길은 길고, 절정의 입지는 좁고 누리는 시간도 순간적이니까.저자의 노란집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삶의 표현이요, 나이 들어감의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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