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들 -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작가의 열두 빛깔 소설들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박연진 옮김 / 솟을북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미국 코네티컷 출신의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섬세한 터치와 감성으로 우리들의 마음을 자극하고 있다.이미 그녀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로 정평이 나 있는 소설가이자 저널 리스트이다.이번의 순례자는 현실속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그녀는 남다른 섬세함과 타인의 아픔에 대한 감수성이 깃들어 있는 내용으로 우리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을 배경으로 이소설은 12편의 이야기 속에는 다양한 배경과 내용이 펼쳐지는 누군가를 향해 어딘가를,또는 저마다의 순례에 나서는 각양각색의 인물들이 등장한다.아버지에게서 도망쳐온 동부 해안 출신의 강인한 젊은 여성과 아버지 곁을 떠나본 적 없는 서부 카우보이가 서로에게 함께 도망칠 것을 제안한다.남편과 헤어지고 화려한 시절을 추억할 일만 남은 중년의 술집 주인은 조카와 사랑에 빠지고,



폐쇄적인 산골 오두막은 교통사고를 당한 동생의 아들을 맡게 된 중년 여인의 심리 상태를 보여주며,새 사격에 등장하는 여러 가지 상황과 장치들은 욕망과 현실이 미묘하게 어긋난 주인공의 상황을 잘 드러낸다.도시에서의 세련된 삶을 갈망해 3,000킬로미터가 넘는 길을 떠나거나 결코 다다를 수 없는 우스운 명예를 좇는등 욕망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삶의 부조리를 겪으며 언뜻 닳고 닳은 것처럼 보이지만,



등장인물들은 결코 구원에의 희망을 놓진 않는다. 그리고 이들 중 몇몇은 유치장 안에서 갑자기 토끼가 나타나듯 매우 참신한 방식으로 구원에 이른다. 삶을 바라보는 이러한 시선은, 삶이라는 길 위에서 일상을 영위하는 모든 사람이 곧 순례자라고 말하는 듯하다. 날카로운 필치와 부드러운 시선으로 그려낸 순례자들에는 작가 특유의 유머와 따뜻함이 가득하다.



순진한 십대 소년은 자기를 괴롭히던 녀석의 누나와 연인 사이가 되며 풋내기 화가는 훗날 거장으로 인정받게 되는 작품의 모티프가 된 여인과 그리 즐겁지만은 않은 만남을 갖는다.사라진 토끼에 집착해 옆집 사람들을 괴롭히는등 이들의 행동은 어찌 보면 맹목적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일말의 유머와 희망을 잃지 않는 탓에 오히려 유쾌하게 느껴진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카우보이,스트립 댄서, 노동자, 마술사는 서부영화에서 나오는 모티브의 한부분을 보는 느낌을 일으킨다.공간의 이동뿐 아니라 시간의 흐름 속에서 터득한 경험을 밑천 삼아 더욱 단단해진 이 강인한 영웅들은 각자의 삶을 위해 분투한다.순례자들의 주인공들은 곧 일상의 구도자들로 묘사하고 있다.삶의 미묘한 순간을 포착하는 시선은 그녀의 글에 열광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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