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신화 - 현대 소설 속 종교적 인간의 이야기
유요한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시대의 신화는 척박한 환경, 강제된 노동과 굶주림, 부조리 앞에서의 무기력함, 약속의 배신과 외로움, 실현되지 않는 삶의 목표와 소망, 늙고 변해가는 인간의 육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사라지고 잊혀지는 인생의 속성 등이 그것이다. 인간이 맞부딪히는 수많은 한계 상황과 더불어 인간이 이런 한계에 맞서는 다양한 방법을 보여 준다.

소설의 깊은 곳에는 인간에게 가장 심오하고 폭넓은 영향을 끼친 종교적 성찰과 상징, 변화하지 않는 신화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소설이 신화가 지닌 이야기의 힘을 지니고 있으며, 일상과 구분되는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경험을 제공하는 존재라고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소설은 우리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이 땅에 살고 있는지,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지한 성찰의 자리에 우리를 초대한다. 우리는 신화의 주인공들과 무엇이 다른가. 신화의 주인공이 겪었던 것과 다를 바 없는 어려움을 현대인은 경험하고 있다.위기에 처한 인간들이 꿈을 꾸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습들 속에 신화의 주제가 반복되며 종교적 양태가 나타나는 것을 이 책에서 다룬 작품들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

신화적 요소와 인간의 종교적 면모는 무의미한 현실을 살아내기 위해 한계 너머를 지향하는 소설 속 우리 시대 사람들의 모습에서 드러나는 것이다. 인간과 공존하면서도 인간 한계 너머에 있는 성스러운 존재로 묘사되고 있다. 다른 사람의 눈을 쳐다보면 넋을 잃게 만드는 매력부터, 위기 상황에서 승합차를 한 손으로 밀어버리는 힘, 사람의 생각을 읽는 능력,

그리고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젊음과 원한 생명까지 인간이 한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그 너머가 어떠할지에 대해 상상한 하나의 예시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세상에 남은 사람들은 먼저 간 죽은 사람들이 이생의 일에 개입하는 것을 한편으로는 두려워하면서도, 그들을 기억하고 기려야 할 책임을 지고 살아간다. 전통사회의 많은 종교적 인간들은 자신을 존재하게 한 조상이나 공동체를 위해

공헌한 사람들의 죽음은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으로 여긴다. 그래서 기일을 지켜 제사를 지내고 추도식을 열며, 죽은 사람의 삶을 기억하기 위해 탄신일을 기념하는 것이다. 그 죽음을 잊지 않는 것이 살아남은 자들이 제대로 살아가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우리시대의 신화 그 누구도 외면할수 없는 현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