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리꽃 예찬 ㅣ 미루나무숲에서 시인선 4
김병찬 지음 / 빨강머리앤 / 2025년 7월
평점 :


시인은 시조를 쓰고 있다.얼마나 좋을까?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글로 표현할 수 있다니 마음 한 켠에 쌓아둔 그리움, 아쉬움, 애절함이 묻어나는 그런 단어들이 눈에 들어온다.사람이 나이들수록 철이든다고는 하지만 늙어 죽을 때까지 철이들지 않는 이들도 있지만 시인은 시조를 통해 자신의 김정을 여과없이 토해내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새녘 나리는 경주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시조로 시작한다.천년의 사랑을 느끼는 그대로 글은 활자로 이어지고 감정을 느끼는 그대로 뇌리에 와 닿는다.

찰라의 순간을 말해주는 이승과 저승을 이어가는 릉들의 모습은 인생무상의 이유를 물어보고 무소유의 뜻 모를 이름들이 열거되고 있다.공허한 밤하늘을 수놓고 있는 별들은 가을 밤 반딧불의 반짝이는 아픔들을 뒤 돌아보게 된다.산은 소리를 내고 봉우리는 우리에게 눈 마중을 한다.일정한 구도의 목탁소리는 마음의 큰 강을 굽이 안고 돌아가고 있다.산사의 연못 속에 비친 달은 어떤 마음일까? 염불을 통해 번뇌를 잠재우는 부처의 겸손함에 두손을 모은다.

무(無)에서 유(有)라는 것은 없다.아직 우리가 발견을 못했을 뿐인데 시인은 시조를 통해 다양한 그들의 변호를 이어간다.삼라만상의 복잡하고 오묘한 조화들의 사연들을 접목시켜 풀어주고 있다.무소유를 외치지만 내가 필요한 것은 늘 아쉬움만 남는다.들숨과 날숨 속에 마음은 숯덩어리가 되는 현대 우리들을 위한 희망과 용기를 주는 시조를 통해 풀어내고 있는 나리꽃 예찬이다.

나리꽃 예찬 어떤 의미에서 이 꽃을 예찬했는지 시인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사람들은 나리꽃을 얼마나 알고 있을지 흔히 보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전설에 의하면 꽃이 되어서도 자신의 마음을 지킨 꽃,그래서 순결을 지킨 처녀의 넋을 지닌 꽃이 나리꽃이다.민초들의 애환을 보는듯 고고함을 드러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는 시조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