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스테이 - 일본의 한국인 미등록노동자에 관한 보고서
이혜진 지음 / 북랩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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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스테이, 이 책의 저자 이혜진님은 부산출신으로 고고학과 사회학을 전공하고 현재는 광역자치단체 출연 연구기관에서 여성,가족,이주민,인권,반려동물 등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이 책은 저자의 노력과 수고가 담긴 결과를 풀어주고 있는데 오버스테이는 일본에서 불법체류나 초과체류 상태의 이주자를 지칭할 때 주로 쓰는 말이다.이런 상태로 일본에 노동으로 거주하며 생활했던 한국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에서 들어보자.때론 연대하고 때론 각자도생하며 한국인 이주노동자들은 법적 진공상태에서도 강인하게 살아왔다




한국인 이주노동자들의 삶에 대한 기록을 통해 1980년대 후반,돈을 벌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 한국인들의 삶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당시 반공정신, 소양교육 등으로 노동조합이라는 조직에 가입하는 것을 꺼렸을 것으로 여겨지는 한국인들이 본국도 아닌 일본이라는 타국에서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한국인 이주노동자들의 삶에 대한 기록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저자의 실증적 자료를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1980년대 전반기 일본에 등장한 노동조합의 형태인 커뮤니티 유니온에 한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가입했고,노동운동의 주체가 되었으며, 또 다시 대부분이 떠나갔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당시 일본의 한국인 미등록노동자에 관한 연구를 저자는 시작했다. 일본 요코하마의 일용직노동자들의 숙박시설과 인력시장의 중심이었던 고토부키쵸의 한국인 이주노동자의 삶에 대해 37명의 한국인 노동자의 생애를 중심으로 고찰하면서 특히 불법체류 상태에서 생활과 노동을 영위하면서 노동조합운동까지 참여하게 된 한국인 이주노동자의 삶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는 책이다.




한국인 노동자들의 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인 노동조합 활동가와 제주도 출신의 한국인이 합심하여 이주노동자들의 노동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 및 그 속에서 일본의 노동법이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적용되도록 투쟁해 온 과정을 저자의 기록에서 생생하게 담아내고 이를 통해 가장 주변화되어 있는 삶들이 견고한 사회구조에 진취적인 균열을 일으키며,다양한 의미를 생성해 내고 있음을 알게 된다.언어와 문화가 다른 이곳에서의 생활에 그들의 심리적인 고초는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 책을 읽는 내내 숙연해진다.




한국인 이주노동자들은 끝없는 이동이 체화되어 한국과 일본이라는 땅을 건너고,파친코장을 사회적 교류의 장소로 삼고,일용직과 보따리장수 등을 거치며 자신들만의 삶의 궤적을 체화시킨 멈춤 없는 삶,일본의 한국인 이주노동자들의 생활세계를 분석한 이 책은 이주 노동자로서 한국인의 삶을 조명하는 실증적 자료가 되고 있는 책이다.북풍노선을 취한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째는 해당 기업들이 유니온을 상대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현재는 전화 한 통으로 기업들을 단체교섭에 불러낼 수 있으나,당시는 단체교섭을 요청해도 기업은 이를 무시하여 교섭에 임하지 않았다고 한다.




1990년대 전반에는 일반기업들이 유니온을 노동조합으로,외국인노동자들을 한 사람의 노동자로 인식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 외국인노동자를 일본인노동자와 동일한 노동자로 인식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했다.해당기업들이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을 때에는 데모(일일행동84))와 재판을 통해 기업의 책임을 추궁할 경우가 많았다.이들의 이야기를 저자의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소개하고 한국인 이주 노동자들의 실태를 보여주는 책이다.선진한국의 밑바탕에 거름이 되어주는 이들의 수고가 되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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