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
마민지 지음 / 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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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우리 집이 망한 날이었다.초등학생이었을 적,가장 강력하게 뇌리에 남은 어느 날의 기억으로부터 시작된다.언제부턴가 잦아진 엄마와 아빠의 싸움, 집에 찾아와 아빠를 찾는 낯선 사람들, 이게 무슨 일인지 도통 이야기해주지 않는 부모님. 하루는 기어코 집의 모든 전기까지 끊어지고 우리 집은 분명히 쾌적하고 풍요롭기만 했었는데. 넓은 신축 아파트에서, 고급 자동차를 타고, 자주 이웃들을 집에 초대해 대접하고,백화점에 쇼핑을 다니는 게 일상이었는데...나의 평범하고 이상한 가족의 이야기 저자 마민지의 에세이는 우리에게 충격으로 다가온다.




1980년대를 거슬러 K-장녀이자, 유년 시절 IMF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청년 당사자로 도시 개발의 붐을 타고 부동산 사업으로 인해 상류층대열에 합류했었던 시절의 기억부터 갑작스럽게 마주한 경제적 몰락과 그것이 지금의 나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까지, 약 30년에 걸쳐 가족이 겪어온 흥망성쇠를 1980년대 한국의 도시개발사와 함께 엮어 신랄하고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아직도 영혼을 끌여들여 마이홈을 애정하는 청년들을 보는데 1980년대 당시 한참 부동산 개발 호황이었던 시대적 상황에 대한 논문, 기사, 사진 등의 역사적 사료를 통해 이야기의 배경을 듣게되지만,땅 그리고 부동산에 대한 우리들의 갈증을 해소해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이 책에서 볼 수있다.신축 아피트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데 우리가 들어가서 살집은 도대체 어디 있을까?




풍요속에 빈곤 작가가 그려가는 가족사는 바로 우리들의 어머니,아버지 시대에 같이 살아온 우리들의 이야기 이기도 하다.버블속에서 나는 잘사는 줄 알았지만 결코 오늘도 저녁이 되면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를 고민하게 된다.그때는,라떼는 이렇게 우리들의 청춘도 흘러가고 있다.부동산가족들의 흥망사를 읽으면서 느끼는 건 저 밑바닥에 숨겨놓은 꺼낼 수 없는 숙제를 발견한듯 가슴이 아려온다.언제쯤 이런 고민없이 살아갈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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