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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료시카 시침핀 연구회 ㅣ K-포엣 시리즈 14
유형진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20년 6월
평점 :

마트료시카 시침핀 연구회 유형진 님의
시집이다.때로는 형이상학적인 삶을 기억하기도 하는 힘든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방향으로 가는 길을 택하는 이들처럼 수은혈로 시작한다. 고뇌에 찬
목소리로 재판정을 향해 말하는 내몸에는 수은혈이 흐르고 있다는 혹여 그런 얘기는 들어봤다. 코카콜라 사장은 자신의 몸에는 코카콜라가 흐르고
있다는 말처럼 서부 개척시대를 연상하는 총잡이의 넋두리로 시작해 본다.
간혹 꿈속에서 내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라는 장면들은 결코 허상처럼 그러나 죽음의 그림자는 먼나라의 이야기가 아닌듯 하다.골치 아픈 날들이 백과사전처럼 두껍게
드리우고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 같은 가벼운 영혼마져 그리운 현실에서 그녀는 글을 이어간다.태풍이 지나간 자리 쓰러진 참나무 아래는 기계톱
소리가 요란하고 그 아래에서 버섯은 피어난다.
미제 캐러멜과 동그란 분첩의
코티분,바셀린 로션등 옛 추석을 불러오는 아른한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한땀 한땀 혼을 넣는 작업의 고수처럼 아니 예술인의 혼을 불러
넣는 할머니의 이야기는 훗날 우연히 펼쳐본 빛바랜 일기장을 넘기는 아련함을 더한다.마트료시카 시침핀 연구회의 모임 속에 육개장의 이백 가지
이모션은 다채로운 정치적인 냄새를 풍기며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시인의 공감각이 일으키는 열정속의
시침핀은 시가 되고 노래가 되고 메아리 변해간다.아픔과 고통이 성장을 위한 투자라면 너무나 비효율적인 것이 아닌가! 그래도 시들했던 트로트가
다시 부흥을 한다니 코로나19 영향인듯하다.시인의 생각은 시가 되고 더 깊은 이야기는 소설로 이어진다.모든 사람이 좌가 될 수 없고 또 우가 될
수 없듯이 시에도 진보와 보수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피어 있는 꽃은 모두가 아름다운
것이다.모양과 향기가 무슨 필요가 있을까? 마트료시카는 열어도 열어도 같은 인형이 나오지만 인생의 시침핀은 중심을 잘 잡아 주어야한다.누군가의
노래가 생각난다. 뚱뚱해서 행복하다고 그는 노래한다. 순수한 영혼의 시상은 범인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결정이다.시인 유형진의 시집은 목마른
영혼에 한줄기 오아시스의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