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어떤 방법으로 표현하든 그 사람의 내면의 소리라고 말하고 싶다.훈훈한 덕담이나 날카로운 촌철살인보다 마음을 녹이는 것은 아름다운 표현이다.운을 따라 정직하게 표현되는 글보다는 산문형식의 시가 좋고 나름의 표현방식을 택하는 시인의 글귀는 가슴에 와 닿는다. 시는 그사람의 삶의 형식을 또는 경험을 단어의 힘을 빌어 표현하는 것이다.그 속에는 희노애락의 사계절이 구구 절절 보이고 있다.결국 시인은 영락 없는 시골사람이다.왜냐면 도시인에게서는 이런 감정이 표현되질 못한다. 그의 시속에는 영주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고 있다.시멘트와 콘크리트 담장에서는 이런 표현은 가당지가 않다는 것은 이 시집을 접하는 사람들은 알 수 있다.시가 주는 위안의 표현은 아무리 맛난 맛집의 음식보다 나의 어머니의 구수한 그러나 잊을 수 없는 된장찌게의 맛이다. 한아이가 잠자리채를 들고 가만가만 다가선다 고추잠자리 한 마리 단풍나무 잎새에 숨어 한쪽 눈만 감은 채 꼼짝 않는다 머리 위론 더 시퍼렇게 물이 드는 오후 세 시의 하늘 (어떤 몰입 中 에서) 산수유꽃이 피었습니다.개나리꽃도 피었고요 진달래꽃도 피었습니다.당신이 오겠거니 생각했습니다 마당 귀퉁이까지 쓸어두었습니다 굳게 닫혔던 창문도 활짝 열어두었습니다.따스한 햇살 한 줌이라도 더 받아두려고 마당 한가운데를 찾아 의자 하나를 내어 놓았습니다 당신이 와서 앉아야 할 자리입니다 (봄소식 中 에서) 시를 쓴다는 것은 마치 나의 분신이 흗날리며 종이 위로 사분히 내려앉는 감정을 느낀다.느낌의 표현은 그 어떤 단어로도 흉내낼 수 없는 그만의 삶이리라.나는 그런 고통이 싫어 絶筆을 하였지만 마음은 언제나 요동치는 삶의 싯구절을 그리며 살고 있다. 제목을 두고 한 작품이 나올 때 시인은 産苦의 고통을 느끼리라. 이 한권의 시집이 나오기까지 당신의 손때묻은 필기구가 눈에 선하게 다가옵니다. 배가 고픈 오후 세시의 하늘은 권화빈 시인에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태양을 포용할 만큼의 하늘은 우리모두를 품고 있다. 詩는 맛으로도 또 멋으로도 표현된다. 농부의 수고로움보다 産母의 고통스러운 성스러움보다 詩人의 탈고가 더 아름다운 것은 同病相憐이리라. 아직도 세상은 살만하다 이런 시인이 있는한 나는 따뜻함의 희망과 사랑의 부드러움에 연민의 힘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