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복궁 마루 밑 ㅣ 숨 쉬는 역사 2
심상우 지음, 유기훈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14년 7월
평점 :
꽤 전에 <바로우어즈>라는 책을 본 적이 있었는데 이 책 소개를 보고는 그 책이 딲 떠오르더라구요
인간과 같은 생활 공간을 공유한 작은 사람들
차이라면 <바로우어즈>는 인간의 문명과 같은 궤도를 달리고 있다면 이 이야기 속의 투투의 종족들은 인간 문명과는 다르게 살고 있다는 점이랄까요
경복궁에서 일하는 은별이 아빠는 정말 우리 궁궐을 사랑하시는 분인가봐요
일찍 출근해 전각마다 다니며 인사를 하고 밤새 무슨 일이 있지나 않았나 살펴보네요
그런 은별이 아빠의 일상으로 기어든 묘한 웃음소리
그리고 가끔씩 어질러지는 사무실
도대체 정체가 뭘까요
이렇게 자기 일에 열심인 은별이 아빠가 모르고 있는 은별이의 오늘
이름이 여자애 같다고 놀림을 당하고
행패를 부리는 아이들의 주 과녁이 되어 매맞고 용돈도 뺏기고
무엇보다 은별이를 아픅 하는 것은 다른 친구들이 아무도 손을 내밀어 주지 않는 현실이네요
심지어 어린 시절부터 단짝이었던 승혁이까지도 말이지요
처음에는 이른바 라이언 삼총사에게 용감하게 맞서던 은별이는 시간이 지나자 저항을 포기해 버렸어요
그저 눈에 띄지 않고 조용히 지나가기를 바라게 되구요
그러다보니 점점 더 집밖으로는 나가지 않고 놀 사람이 없어 게임만 하게 되기도 하구요
그런 은별이의 현실을 모르는 엄마나 아빠의 눈에는 은별이가 답답하기만 할 만도 하네요
여름방학, 심부름 때문에 경복궁에 갔던 은별이는 쥐에게 쫓기는 작은 사람을 구해서 집으로 데려와요
그 아이의 이름은 쿠쿠로 은별이와 동갑이래요
은별이와 친구가 된 쿠쿠는 자기들의 이야기를 은별이에게 들려줬어요
은별이는 쿠쿠를 보러 경복궁에 자주 놀러가고 그러면서 경복궁에 감춰진 다른 이야기들을 알게 되기도 하네요
그리고 쿠쿠네 종족들을 도와주기도 하구요
여름 방학이 끝나고 은별이는 이전과는 다른 아이가 되었어요
발표도 씩씩하게 잘하고 자기 의견도 큰소리로 이야기하구요
그런 은별이 곁으로 다시 친구들이 모여들지만 라이언 삼총사는 또 심술을 부리네요
하지만 이제 은별이는 전처럼 말없이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어요
맞아서 피가나도 그 아이들에게 맞설 수 있게 된 은별이
그렇게 은별이는 다시 친구들 속으로 돌아왔네요
그런 은별이의 변화를 누구보다 기뻐해줄 쿠쿠는 부족 사람들과 함게 다른 곳으로 주거 공간을 옮기게 되구요
이별을 겪으며 또 자라는 은별이
그리고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 경복궁의 공간들
이야기 하나하나가 지나갈 때마다 상세하게 묘사되는 경복궁의 전각들은 정말 매력적이네요
이전에 아이와 함게 다녀온 경복궁은 엄숙하고 근엄한 공간이었는데 이야기를 통해 좀더 다정하고 친근한 공간으로 다가왔어요
아이와 함께 다시 갔을 때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전각들을 다시 찾아보며 그 의미를 되새겨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