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에 죽음은 있는가 - 생명의 본질에 다가가는 일주일 동안의 사색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이소온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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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식물 에세이라고 소개받았는데 추리 소설의 향이 물씬 나네요

오랫동안 학교에서 식물을 강의해 온 저자가 풀어놓는 식물 이야기

그 시작은 기묘한 한통의 메일로 인해서네요

아마 그때문에 추리소설이라는 인상이 강하지 않은가 싶어요

저자 서문에서도 언급하는 기묘한 일주일

실제 일주일의 사색일지 혹은 일주일의 사색이라는 모티프로 진행해 간 에세이일지 궁금하네요

진짜 그 메일이 왔었는지가 너무 궁금 ㅋㅋㅋㅋㅋ

월요일

조금은 산만하게 늘어지는 일상들

그리고 스치듯 언급되는 중정의 녹나무

그러네 같은 이름을 가진 학생에게서 메일이 와 있네요

"왜 식물은 움직이지 않는 걸까요"

단순한 이 질문에서 시작하는 저자의 사색은 광대한 우주를 보게 합니다

지구의 역사를 식물의 입장에서 보는 재미있는 경험도 하게 되구요

저자의 문장을 읽다가 문득 '움직인다'의 의미는 어디까지인가를 다시 고민해보게 되더라구요

읽으면서 질문을 던져보게 하는 책 너무 반가웠어요

화요일에도 같은 학생에게서 메일이 와요

"식물과 동물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정의라는 개념에서 부터 다시 시작해 보는 사색의 여행

분류라는 자체를 다시 생각해 본 것도 수확이네요

저자의 설명도 재미있지만 저자가 의도하지 않은 이런 효과들이 제게는 더 효횽이 큰 것 같아요 ^^;;

수요일에도 메일이 옵니다

"풀이란 뭘까요"

질문을 대하는 저자의 자세를 보며 키득키득 웃게 되기도 하구요

식물의 진화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 지게 되네요

목요일의 질문은 의외입니다

"벚꽃길의 벚나무는 몇 그루일까요"

나무를 세는 법을 모르는 것도 아닐테고 메일을 보낸 학생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걸까요

저자의 사색을 따라가다보면 철학적인 고민을 여럿 마주하게 되네요

금요일의 질문은 이 책의 제목과도 연결되네요

"나무는 살아 있나요"

당연히 살아있는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은 저자의 답들을 읽다보면 근본부터 흔들리게 되기도 해요

나무에서 살아있는 세포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다니

과연 살아있다는 건 어떤 걸까요

토요일에는 이어지는 질문이 옵니다

"식물은 죽나요"

죽음이 발명이라니

저자의 답은 신박한듯 하면서도 수긍이 가는 부분이 없지않아요

영원히 살기 위해 죽는다

역설적이지만 진리이기도 한 것 같아요

일요일에도 메일이 옵니다

"식물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요"

그리고 다시 월요일

중정의 녹나무는 벌채가 되고 다시 메일은 오지 않았다...

이런 구조 때문에 추리소설이라는 느낌이 드는걸까요

ㅎㅎㅎㅎㅎ

무거운 이야기들이 많은데도 전혀 어렵다거나 무겁다는 느낌없이 생각하며 읽기에 좋은 내용이었어요

일주일의 질문에서 '식물'자리에 다른 무엇을 넣으며 고민해 보아도 멋진 이야기들이 태어날 수 있을것 같아요

당연하다고 무심히 넘겨버린 많은 것들을 다시 고민해보게 해 준 고마운 만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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