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괜찮은 오늘 탐 청소년 문학 38
이송현 지음 / 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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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마지막에 덧붙이면 어떨까 싶은 제목

이런 말로 마감하는 하루는 어떤 하루였을까요

작가는 저마다의 그 하루를 펼쳐 보여주는 것 같아요

책 소개에서 읽었던 저마다의 이야기지만 하나로 연결된다는 그 의미는 제가 생각하던 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구요

마치 영화나 드라마에서 앞 장면에 스쳐 지나갔던 인물의 이야기가 나오는 식

예전에 '엽편소설'을 들었었던 기억이 있네요

손바닥 장 자를 써서 장편소설이라고도 하는 아주 짧은 이야기들

이 책은 그런 이야기들이 모인 느낌이에요

그러면서도 산만한 느낌이 없이 큰 틀 안에서 하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느낌

'산책의 비밀'이라는 제목이 붙은 첫 이야기에는 '진선과 효상'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네요

내용은 진선의 입장에서 이야기되고 있어요

강아지 간식을 사러 갔다가 만난 공식 은따 효상

둘은 의외의 접점에서 가까워지네요

진선에게 미처 말하지 못한 효상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요

이야기의 어디에도 왜 효상이가 은따가 되었는지 그 아이는 무슨 고민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실마리가 없네요

효상의 이면이 너무 궁금해져요 ㅎㅎㅎㅎㅎ

두번째 이야기 '믿어주세요'에서는 얼결에 도둑을 잡고 영웅이 된 원호가 등장해요

저는 이 캐릭터가 너무 귀여운 것 같아요

도둑이 다쳤을까봐, 그래서 경찰이 자기를 잡으러 온 걸까봐 걱정하는 아이라니 ㅎㅎㅎㅎ

이 다음 이야기에서 화자로 등장해요

여울이를 따라 어쩔 수 없이 새벽운동을 하게되는 아이 수오

이야기의 중심은 여울이와 홍삼젤리를 주는 할아버지지만 한걸음 뒤에서 이야기를 해 주는 수오 덕분에 우리는 이야기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네요

외할머니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봄이

그 봄이의 조언으로 연결되는 편의점 사장님과 현규, 다시 현규와 엄마

다들 흰눈으로 보는 은희까지 이야기들은 의외의 곳에서 접점을 보여주네요

그리고 질문을 던져요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무엇이었는가

어쩌면 아이들은 한쪽면만 보여주는 달처럼 그렇게 오로지 한쪽면만 보여주고 우리는 그렇게 보이는 면만을 가지고 아이들을 재단해 온 것은 아닐까

체리폰이 가지고 싶은 규섭이도 낯선 할머니 밭에서 상추따기를 돕는 도환이와 태형읻 저마다 하고픈 이야기들은 꽁꽁 감추고 있어요

이야기 내내 마음이 한마디도 나오지 않지만 너무 아플 기준이도친구의 짝사랑을 바라보는 그 마음이 너무 궁금한 채린이도 그렇게 한쪽면만을 보여주네요

그 친구들의 마음은 정말 무엇일까요

작가가 미처 다 풀어놓지 못한 아이들의 이야기도 너무너무 궁금해 집니다

작가의 말처럼 아이들에게 한번쯤 물어보고 싶네요

너의 하루는 어떠했냐고...

청소년 소설이라고 하지만 어른들이 꼭 한번쯤 같이 읽으며 들어봤으면 좋을 이야기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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