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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너머 신기한 마을
가시와바 사치코 지음, 모차 그림, 고향옥 옮김 / 한빛에듀 / 2025년 2월
평점 :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리나와 함께 낯선 곳으로 떠나 보았네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프가 되었다는 이야기에 설레면서 책장을 열었어요
미리 이야기하자면 다른 차원(?)으로 떠나고 생활하다 현실로 돌아오는 이야기 구조 외에는 공통점을 찾기 힘드네요
아, 이세계에서 만나는 존재들이 특별한 존재들이라는 점도요
6학년 리나
안개 골짜기라는 낯선 곳을 찾아 혼자 떠나 온 여행
방학을 홀로 보내야는 아이
어린 시절 방학마다 시골을 찾아오던 사촌이 생각났어요
혼자 기차를 타고 내려오던 그 애도 처음엔 이렇게 막막하고 웠을까
먼지가 두텁게 내려앉은 시골역에서 리나는 마중나온 사람을 찾아보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아요
게다가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까지도 낯설어하는 지명이라니
리나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마을 사람들이 '이곳일지 모른다'라고 한 곳을 찾아가요
리나를 태워준 겐지 할아버지는 대체 어떻게 안개 골짜기라는 지명을 알고 있는 걸까요
할아버지의 이야기 속에 등장한 그 사내아이는 정말 아빠였을가요
나무만이 이어진 길 어디에 안개 골짜기가 있다는 건지
땀이 줄줄 흐르는 여름날 리나는 헥헥대며 숲길을 걸어요
어느 순간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감싸는 안개
그리고 발에 닿는 낯선 느낌
자구 어디론가 사라지던 리나의 우산은 낯선 저택의 현관 앞에서 히죽 웃고 있어요
저택의 주인은 피코토 할머니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며 리나를 울먹이게 만드는 폭군이랄까요 ㅎㅎㅎㅎ
하숙집의 이웃들은 다들 친절하고 안개골짜기 마을, 뒤죽박죽 거리도 조금씩 친해지는 리나
리나의 첫 아르바이트 장소는 서점이에요
읽은 사람의 냄새가 배어있는 헌 책이 아니면 관심이 없다는 나타
꼬마 요괴가 사탕을 나누어주고,난쟁이들이 배를 고치러 오고, 켄타우로스가 뛰어다니는 뒤죽박죽 거리
나타의 책방 다음에는 시카의 도자기 가게에서 일을 해요
사람이나 동물이 도자기가 되기도하고 도자기가 사람이나 동물이 되기도 하는 신비를 눈앞에서 보면서 리나는 마법을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받아들이게 되네요
리나의 세번째 아르바이트 가게는 먼데이의 장남감 가게
엄마가 벗겨주기로 했다며 절대 가면을 벗지 않는 아이 선데이는 어떤 이야기를 감추고 있는 걸까요
쉴새없이 과자며 사탕을 우물거리던 먼데이와 선데이 부자는 결국 둘 다 이가 아파 끙끙 앓게 되네요
하지만 전화위복이랄까요
가족의 화해를 보는 리나
행복현 결말처럼 여름 방학도 마무리
현실로 돌아가야하는 리나는 어떤 오늘을 만나게 될까요
사실 뒷이야기가 더 궁금해지는 소설이에요
과연 리나는 약속처럼 다음 여름에도 여기를 찾아올 수 있을지
30년전의 그 사내아이는 리나의 아빠가 맞을지
상상의 여지를 남겨주는 아름다운 이야기였어요
동화 나라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