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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함께한 여름날들 -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ㅣ 봄소풍 보물찾기 4
리처드 펙 지음, 지선유 옮김 / 봄소풍 / 2024년 9월
평점 :
지나간 시절은 항상 아름답습니다
그 시절을 견뎌 지금에 왔기에 더 아름답지 않을까 싶어요
기억은 미화라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시절은 더더욱 그렇지 않을까요
이른바 '대공황'이라고 표현되던 시절
아홉살과 일곱살의 어린 아이 둘이 기차를 타고 가야할 만한 상황이 있지 않았을까요
화자는 아빠와 엄마가 낚시를 갈 거라고 말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독자는 알 수가 없네요
집을 떠나 도착한 낯선 시골마을
작은 마을은 조용해서 지루하기까지 한 곳에서 아이들은 어떤 여름을 보내게 되는 걸까요
첫해에는 샷건치텀이라는 사람의 죽음때문에 사건이 일어나네요
할머니는 아이들과 마을 사람들이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일을 이끌어가요
두번재 해에는 카우질 집안의 말썽꾸러기들과 그 이기적인 부모들에게 할머니가 멋지게 한방을 먹여주네요
ㅎㅎㅎㅎ
세해째의 여름에는 대공황의 그림자가 시골까지 밀려와요
그리고 그 속에서 본인들의 이기심만 우선시하는 망가진 이들도 발견되고요
반면에 묵묵히 주변을 돌보는 이들도 나타나지요
조의 할머니 같은 이들이요
네번째의 여름 할머니는 품평회에 참가하게 되요
약간의 눈속임과 협잡과 무수한 땀들이 채워주는 여름
조는 일평생 잊을 수 없는 경험을 가슴에 새기게 되기도 하네요
다섯번째의 여름에는 가엾은 연인들에게 새 세계를 열어주기도 하지요
여섯번째의 여름, 할머니는 잃을 뻔한 친구를 지켜내네요
그리고 일곱번째의 여름
조는 모종의 사건을 거쳐 운전을 배우고 할머니는 잘난척쟁이 와이덴바흐 부인을 제대로 곯려주네요
할머니와 보낸 일곱해는 조의 마음에 어떤 흔적을 남겼을까요
세계가 다시 전쟁의 혼란으로 가던 그 시절
조는 다시 기차로 할머니 집은 지나갑니다
오래 할머니 집을 향해 손을 흔들며 조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흑백으로 기억되는 그 시절
그 흑백 속에도 다양한 색과 빛이 살아있음을 다시 생각하게 하네요
당차게 어려운 시절을 헤쳐간 할머니를 아이의 시선에서 그리고 있지만 어른의 눈으로 읽은 독자인 저는 궁금한 점도 많아지네요
아이들과 함께 읽고 여러가지로 이야기 나눠보기에 좋은 책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