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찾아갈 거야
정규환 지음 / 푸른숲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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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찾아갈 거야❞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누군가 내 마음을 정확히 들여다보고
쓴 듯한 문장들이었다.


나 역시 오랫동안 마이너 감성을 품고 
살아왔다. 주류에서 밀려나면서도 
완전히 튀지 않는 애매한 위치,
사회화된 내 모습 뒤에 진짜 나를 
숨기며 살아가는 피로함.


그런 나에게 작가는 조용히 말을 건넨다.
애매모호함도 괜찮다고, 인기 없는 사람들의 
걸음걸이도 충분히 아름답다고. 거품 같은 
인기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 오히려 근사하다고 말한다.



비주류로 보여도 괜찮다는 태연함, 
그대로의 나로 살아가는 용기.
그것은 단순한 자기 긍정이 아니라, 
세상의 기준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지켜내는 단단한 태도였다.


작가의 시선은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혹평이 넘치는 세상에서 성소수자로 살아가는
삶의 무게를 알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포용하려는 너그러움을 보여준다.



인생의 한쪽이 막혀 있어도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다른 쪽은 풀린다는 믿음, 
절망에 빠지지 않고 담담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그 시선은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다.
다만 사랑하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는 
노력이다.


결국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진
작은 세계를 만들어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누구 앞에서도 주위를 살피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답게 살 수 있는 여유,
처음의 설렘과 행복감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
그것이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책을 덮으며 나는 다짐했다.
마이너한 취향도, 애매한 재능도,
변하지 않은 감성도 
모두 그대로 사랑하자고.


세상이 아무리 차갑고 힘들어도,
밝은 눈으로 바라보자고.


돌고 도는 유행처럼
나의 계절이 맞닿을때가
분명 있을테니까.


#사랑을찾아갈거야 #정규환 #푸른숲 #신규에세이 #시티보이 #비주류의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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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 오늘의 청소년 문학 46
한정영 지음 / 다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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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K-오컬트, 이렇게 즐기는 거다! ❞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악귀에 푹 빠졌다면
이제 소녀 퇴마사로 넘어갈 시간🔥



깊은 밤, 숲속을 정신없이 달리는 모녀.
그들을 뒤따르는 것은 형체조차 가늠할 수 없는
차갑고 섬뜩한 존재다.



그날 밤, 채령의 엄마는 사라졌다.
엄마와 헤어진 날부터 채령에게는
묘한 것들이 자꾸 보이고 들리기 시작한다.



"어떤 귀는 때때로 채령과 눈을 마주쳤고
오랫동안 쳐다보기도 했다.
무언가를 말하려는 것 같기도 했다." (P.18)



오물 냄새 가득한 천변 판자촌,
그리고 계속해서 사라지는 아이들…
경성 한복판 아동 연쇄 실종사건 속으로
채령은 자신도 모르게 점점 깊이 빠져든다.

  • 고양이 점술사 희란 이모
  • 속내를 알 수 없는 진 화백
  • 푸른 눈의 다이앵 신부
  • 그리고 악귀를 쫓는 소녀 퇴마사, 채령
  • 행방이 묘연한 채령의 엄마


모두 사연을 간직한 듯한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는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은 경성의 실종 사건을 쫓아가는 미스터리 스릴러지만,
그 안에는 훨씬 깊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
식민지 시대 조선의 아픔, 힘없는 아이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
그리고 그 속에서도 굴복하지 않는 우리의 정신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단순히 귀신 나오는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아픈 역사와 한국만의 독특한 세계관이
절묘하게 어우러져서 정말 흥미진진한 K-오컬트를 완성해냈다.


 겉핥기 역사 소설인줄 알았는데
역사와 상처, 용기, 서사까지 다 담겨 있더라.
출간본 무조건 봐야지!


📝 문장수집

"그래. 내가 죽였다. 그 작은 조선 아이 말이다." (P.33)
간토에서 지진이 일어나 사람들이 수도 없이 죽었어.
그래서 화풀이로 죽였다.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니까.
조선 것들은 죄다 죽이려고 했다.


"저렇게 구걸하는 아이들 중 하나 잡아간다고 티도 안 날 테니…" (P.54)
이게 모두 식민지 조선의 비애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소녀퇴마사경성의사라진아이들 #한정영 #다른출판사 #오늘의청소년문학46 #K오컬트 #역사미스터리소설 #식민지이야기 #아동연쇄실종사건 #경성 #식민지조선 #퇴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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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관한 살인적 농담
설재인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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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우리 모두가 주인공인, 하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은 무대 ❞


설재인 작가의 이야기는 언제나 불편하다.

그럼에도 이보다 더 적나라하게
현실을 그려내는 작가는 드물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이번 소설 역시 예외가 아니다.


⠀⠀
예술대 출신 아람은 콜센터 상담원으로
생존을 연기한다. 억울함과 분노를
대사처럼 삼키며, 그 연기는
하루하루를 견디는 기술이 되었다.




형근은 중산층 부모의 모든 기대를 안고
의대 진학을 목표로 살아왔지만 네 번의
낙방 뒤에도 실패를 부모 탓으로 돌린다.

부모가 설계한 인생 안에서 그는 일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강남 8학군 출신 김서원(미성년)은
가난을 조롱하며 다른 계층과의 경계를
잔인하게 그어간다.

그의 살인 의뢰는 아람과 형근을 공범으로 묶는다


가난은 예술을 꿈꾸는 이들에게
돈으로 ‘체험’하는 잔혹한 현실이 되었다.

예술은 가진 자에겐 선택이지만,
가난한 자에겐 먼저 포기해야 하는 꿈이다.


설재인 소설을 읽고 나면 늘 묻게 된다.

‘누가 가장 나쁜 놈일까?’

하지만 답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단지, 생존력이 가진 부를 넘어설 수 있는가에 대한
깊은 고민만이 남는다.


이 작품은 진짜 가난했던 자,
‘아람’만이 할 수 있는
통쾌한 농담일지도 모른다.



아람과 형근, 김서원의 교차된 시선을 통해
우리는 오늘날 예술과 삶, 계급과 생존의
복잡한 실체를 마주한다.

삶의 무게에 짓눌린 모두에게
가슴 깊은 울림을 전하는 작품이다.




#예술에관한살인적농담 #설재인 #나무옆의자 #예스24크레마클럽연재 #예술 #욕망 #예술과가난 #여름추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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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29 : 신선이 된 도둑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29
황석영 지음, 최준규 그림 / 아이휴먼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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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 아이는 실수만 하면
"망했어!" 하고 금방 속상해한다.

아직 배울 시간도 많고 다시 하면 되는데,
그 순간에는 온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힘들어한다.


이 책의 주인공 박서방도
처음부터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
평범하고 정직하게 살던 사람도
흉년에 처자식이 죽자
세상을 원망하며 도둑이 되기로 한다.



이웃에 사는 선비는
밤낮 글공부에 매진하다 보니
무척 가난했다.
그의 아내는 곧 출산을 앞두었지만
집엔 먹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



박서방이 집을 비운 사이
몰래 박서방네 부엌에 숨어 들어간 선비는
박서방 아내에게 들켜 그만 갇히는 신세가 된다.



하지만 이웃에 사는 가난한 선비에게
인정을 베풀지 않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박서방은 크게 깨달음을 얻는다.



그동안의 잘못을 깊이 반성한 그는
선비에게 가진 재물을 모두 주고,
아내와 헤어져
신선이 되기 위해 산으로 들어간다.



산속에서 백발의 묘한 노인을 만나
박서방은 빠르게 이동하는 축지법을 배우고,
소, 꿩, 황금목화, 깨알, 고양이 등
자유자재로 변하는 변신술을 익힌다.

스승과 티키타카로 변신술을 선보이는
장면이 이 책의 묘미다.


책을 읽으며
‘사람이 변하는 건 멀리 있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먹는 순간부터 시작된다’는
박서방의 깨우침이
마음 깊이 와 닿았다.


축지법과 도술에 푹 빠져 읽던 아이가
문득 "나도 방학 동안 너무 게을렀네"라며
스스로를 돌아봤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변화를 다짐하는 모습에
마음이 놓였다.


어린이 민담 시리즈가
아이들에게 유익한 이유는
교훈을 억지로 주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이야기 역시
실수가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자연스럽게 주었다.



실수를 두려워하는 아이와
그런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에게
따뜻한 용기와 희망을 주는 책이다.


황석영 작가의 어린이 민담집 시리즈는
이제 마지막 한 권을 남겨두고 있다.
어떤 재미와 교훈으로
마무리될지 기대된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

  • 실수와 실패가 두려운 아이
  • 용기와 변화를 배우고 싶은 어린이
  • 자연스럽게 인성을 가르치고 싶은 선생님
  • 전래동화로 좋은 가치를 전하고 싶은 부모






#황석영의어린이민담집29신선이된도둑 #어린이민담집29 #황석영 #아이휴먼 #어린이민담집 #전래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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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어린이 - 〈딩동댕 유치원〉을 만든 사람들
이지현.김정재 지음 / 문예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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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딩동댕 유치원, 40년의 마침표와 새로운 시작❞


<1980년대 밀레니얼 엄마>
아날로그와 디지털 경계에 선 나는
아날로그 취향 짙은 엄마다.
우리 아이들은 컴퓨터 그래픽보다
옛날 프로그램을 더 많이 봤다.

아직도 애청하는 EBS <딩동댕 유치원>이 대표적이다.
딩동댕 유치원을 비롯해 꾸러기 천사들,
봉구야 말해줘, 지구 영웅 번개맨,
안전초코 핫초코 등은
제작 시기에 관계없이 사랑받는 육아템이다.

<40년 만의 작별>
수많은 아이들이 어른이 되고,
그 어른이 다시 아이를 안고 찾아오는
마음의 고향 같은 곳,

딩동댕 유치원은 40년 만에 막을 내렸다.
아이들이 무한 다시 보기를 하기 때문에
종영을 책으로 알았다.
누군가는 계속해서 불편했을 이야기다.

<의미 있는 캐릭터들>
종영 전 3년간 방영된 <딩동댕 유치원>은
전면 개편 후 다양한 캐릭터로
큰 의미를 담았다.

꿈과 희망만 가득한 어린이 세계를 넘어
우리가 사는 현실과 사회를 그리고자 했다.

• 휠체어 탄 하늘
• 태권도 사랑하는 하리
• 멕시코계 다문화 가정 마리
• 이혼 부모 조손 가정 조아
• 중년의 딩동샘
• 유기견 댕구
• 코로나 거리 예술가 고양이 샤샤
• 자폐 아동 별이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기>
자폐 아동 별이 등장에 불편함을 느낀
시청자 게시판 항의가 놀라웠다.
장애 공론화가 아직 무거운 질문임을 알게 됐다.

우리 아이는 어린이집 통합교육을 받아
발달 장애 아동과 함께하는 일상이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아이가 같은 반 자폐 아동에게 물린 후,
어른들의 미흡한 대처가 편견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세계적인 고민, 우리만의 문제 아니다>
딩동댕 유치원보다 앞서
<세서미 스트리트>가 비슷한 문제를 겪었고,
페파 피그에는 동성 부모 등장 논란,
장애 바비 인형 문제도 전 세계적이다.

<편견 없는 아이들, 프레임 씌우는 어른들>
아이들은 본래 편견 없다.
하지만 어른들이 편견과 차별 프레임을
씌우는 건 아닌지 돌아본다.
딩동댕 유치원은 그 불편함과 직면하며
새로운 시작의 발자국을 내디뎠다.

<두 PD의 진솔한 기록>
이 책은 모두의 어린이 세상을 위한
두 PD의 진솔한 이야기이자,
직업과 경력 고민하는 어른들의 기록이다.
불편함을 드러내고 금기 구역을 열며
눈물겨운 고군분투가 가슴 뭉클하다.

<멈추지 않는 시도에 대한 기대>
딩동댕 유치원은 멈췄지만
다른 프로그램에서 시도는 계속된다.
유튜브에 익숙한 아이들을 위한
새 프레임도 준비 중이라 기대된다.

⌈어린이는 어린이다⌋ 이 책은
두 사람의 에세이로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역량 발휘가
세상을 바꾸는 일임을 다시 느낀다.
멋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은 이에게 닿길 바란다.


〈딩동댕 유치원〉, 고맙습니다.
EBS만큼은 정직한 사회의 목소리,
우리 교육 현장을 반영하는 방송으로
남아주길 희망합니다.⠀



#딩동댕유치원 #어린이는어린이다 #이지현PD #김정재PD #문예출판사 #나민애추천 #김겨울추천 #유아교육 #장애인인식개선 #다문화가정 #편견없는세상 #한국방송대상  #어린이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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