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늘 무엇을 말하느냐에 정신이 팔린 채 살아간다. 하지만 어떤 말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고, 어떻게 말하느냐보다 때론 어떤 말을 하지 않느냐가 더 중요한 법이다. 입을 닫는 법을 배우지 않고서는 잘 말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 P30
네, 그럴수록 진짜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해요. 가짜를 걸러내려면 진짜를 잘 알아야 하죠. - P58
위로의 표현은 잘 익은 언어를 적정한 온도로 전달할 때 효능을 발휘한다. 짧은 생각과 설익은 말로 건네는 위로는 필시 부작용을 낳는다. - P69
지금도 나쁘지 않지만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순간 우리는 살아가는 동력을 얻는다. - P137
시인의 말처럼 우린 종종 슬픔에 무릎 꿇는다.그건 패배를 의미하지 않는다. 잠시 고개를 조아려 내 슬픔을, 내 감정의 민낯을 들여다보는 과정일 터다. - P175
하지만 이방인인 내게는 이곳에서 무엇이 보통의 친절이고 배려인지를 판정할 경험치나 기준이 없었다. 고마움과 미안함과 부담감과 죄책감이 뒤섞여 표출되는 내 행동은 늘 어딘가 부족하거나 넘치는 것만 같았다. - P32
웅..내 생각에 중세 기사적 연애 소설의 실체는 그 시절 오따끄 나페스 팬픽이 아닌가 싶은데영🤭
그리고 이런 상황은, 결코 정신적이라고만은 할 수 없는 애정을 연인이 기혼여성에게 정면으로 고백하는 행위가 바로 엄격한 중세의 무대에서 이루어지고 더구나 그 여성은 대부분의 경우 그 남성의 주군(君)이나 보호자의 아내라는 점을 생각해볼 때, 더욱 기이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 P357
만약 강제라는 것이 그 자체로 예술의 정신과 배치되는 것이라면 완전한 예술작품은 완전한 무정부사회에서나 나올 수 있는 것일 게다. - P62
아무도, 아무도 엄마의 죽음을 슬퍼할 권리는 없는 것이다. - P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