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닌 전우를 위한, 국민과 국가를 위한 숭고한 희생
2002 한일 월드컵 3, 4위전에 모든 국민들이 들떠있었던 그날... 그 뜨거운 열기에 가려, 햇볕정책이라는 정치적이유로 비난받고, 배가 침몰하고 피해가 컸다는 이유로 패전으로 기록되었던 제2연평해전이 일어났다. 그들은 국민의 한사람이었고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들이고 형이고 동생이었다. 그들은 서해 해상 북방한계선(NLL)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바쳐 최선을 다했고 자신의 이익이 아닌 우리 국가, 우리 국민들을위해 끝까지 싸웠고 지켜냈다.
연평해전 고속정 357호정은 공교롭게도 내가 군생활때 승조했던 고속정 356호정의 바로 다음 번호이다. 배의 숫자는 건조순서를 의미하는데 내가 승조했던 고속정과 거의 같은시기에 건조되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영화를 보며 고속정 생활때 좋았던, 가족같던 전우들도 많이 생각나고 해상경비, 실전상황들이 기억나면서 우리 선배들이 겪었을 처절한 고통과 희생을 영화를 통해 경험하니 가슴이 너무 먹먹했다.
사실 일반인들은 잘모르지만 전방으로 출동을 나가면 출동기간 중 수십차례 실전상황이 발생한다. 바다에는 휴전선과 같은 철조망도, 비무장지대(DMZ)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적정의 이동에 군이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긴급출항 벨이 울리면 화장실 용변을 보다가도 샤워를 하다가도 밥먹다가도 잠을 자다가도 5분내로 출항을 완료해야하는 열악한 상황속에서 오늘도 우리 해군은 NLL을 사수 하고 있을 것이다.
군에있을때 가장 답답했던 것은 인정받지 못하고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물론 내가 인정받기위해 군 생활을 한건 아니지만 나가면 소위 `군바리`라느니, `군인 냄새 난다. ` , `편하게 돈 벌겠네` 등등 군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한사람으로서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은 나에게 상처였다.
연평해전이라는 영화가 나오기 전 우리 국민 중 몇명이나 제2연평해전을 기억하고 있었을까?
이 영화를 통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항상 노력하고, 있는 자리에서 국민과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대한민국 국군을 생각하며 군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국민들이 한번 더 대한민국 국군을, 해군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하고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