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리스인 조르바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그리스인 조르바...
신앙을 가진 나에게 정말 너무나도 많은 의문점을 남긴 책이었다. 과연 조르바가 말한 자유만이 진정한 자유이고 그렇지 못하면 자유가 아닌것인가? 자신이 가진 자유만이 자유라고 생각하는 건 오만한 생각이 아닐까? 남들이하는 행동을 두고 어리석다고 말하는 것이 진정한 자유로운 삶이 맞을까? 어쩌면 그런말을 통해 자신도 어딘가에 얽매여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건 아닐까? 작가는 조르바가 자유그자체라고 말하였지만 글 속 조르바는 종교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과 다른 삶을 살고있는 사람들의 비교를 통해 자신이 자유롭게 사는것임을 표현하려한다. 알고있다. 조르바의 자유를 극대화하기위한 작가의 배경설정일 수도 있다는 것을... 하지만 과연 조르바와 다른 삶을 사는 그들이 비난받아야 마땅한것인가?
자유란 무엇인가?
아무것도 걸치지지 않은 나체의 삶이 자유인가?
백인우월주의 정권에 맞서 무쟁투쟁중 감옥에 갇힌 만델라는 ˝갇혀있는것은 극심한 고통이다. 자유,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볼 수있는 것이다˝라고했다. 눈을 쳐다본다고 어떻게 자유롭다고 할 수 있겠느냐 라고 비난 할 수 있지만 `자유`는 사람의 가치관, 가정환경, 종교, 처해있는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에 단어 그 자체로 자유로워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나는 자유와 행복이 완전 등호가 성립하는 단어는 아니지만 직•간접적으로 상호 연결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결국 조르바도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그런 자유를 택하였다고 생각한다. 자유가 행복을 찾기위한 과정이라면 우리는 얽매임 안에서 충분히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자유함을 느낄수있다. 내가 속한 국가, 사회, 가정, 종교안에서... 일정한 제약과 구속 안에서 나는 자유함을 느낄 수 있다. 오히려 그런 것들이 나에게 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삶의 가치관을 결정하게 한다. 그렇다면 그것을 자유하지 못함이라고 비난 할 수있을까?
하지만 조르바가 자유를 행, 불행과는 전혀다른 그자체의 자유로움을 표현한 것이었다고 말 한다면 묻고 싶다. 그런삶이 과연 무슨의미가 있는가? 본능적인 삶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 것인가? 그저 본능대로 살아가는 짐승의 삶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인가? 자유 그자체로 본능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인간이라는 자기위안인가? 도대체 무엇인가?
책을읽고나서 작가는 나에게 무엇을 말해주기 위해 그리스인 조르바를 썼을까 생각하다 내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가장먼저 생각이나는 것은 스마트폰이었다.
연락처에 저장된 사람은 몇백명이나 되는데 그중에 가끔 연락하는 사람까지 합하여도 70명 내외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요즘 카톡지옥이라고도 하는데 수시로 연락하는 단체톡만 도대체 몇개인지... 답장을 안 할수도, 빠져나올 수도 없는 정말 지옥이아닐까...
완벽해야한다는 강박관념!!
어떤 상황에서 혹은 어떤일을 할때 내가 세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자기혐오와 함께 자책하고 비난하며 내 자신에게 상처주는 삶을 살고있었던건 아니었는지...
내가 사회안에서 자유롭게 살아가고있다고 말하였지만 어쩌면 너무 깊숙한 곳에서 나를 옭아매고 있어서 그것이 불편한 것임을 인지조차 못했던건 아니었는지...어쩌면 내가 처한 상황을 정당화하기위한 합리화가 아니었는지 반성해본다.
역시 어느것에 치우치지 않는 중도...가 가장 중요한 덕목임을 다시한번 느낀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본능적으로만 살아가는 삶을 살 수 없으며 그렇다고 사회적 제약에 무너지고 얽매이는 삶을 사는 것도 경계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어쩌면 작가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지금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조르바처럼 살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었을지 모른다. 그렇기에 극단의 캐릭터를 묘사하고 약간의 조롱과 함께 완벽한 조르바가 되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꽉 움켜쥐고 있는 삶에서 좀 더 편안해지길, 좀 더 내려놓는 삶을 살아가길 바랐던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