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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우린 노동자요!
허영구 지음 / 시민방송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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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현대에서 노사간의 노사협정이 타결되었다. 주된 골자는 주5일제 근무의 조속실행과 임금의 인상,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개선 그리고 무엇보다도 눈길을 끄는 것은 노조가 기업의 운영에 소극적이나만 참여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에 많은 경제인 단체와 보수언론들은 이번 현대노사의 협정이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이며 특히 노조의 경영참여는 경영권 전반이 위협을 받을 것이며 이는 외국인 자본의 영향을 많이 받는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상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 개탄하였다.

이에 편승하여 일부 보수 신문들은 현대의 노사 협정으로 현대의 노동자들은 일년에 170여일을 휴일로 가지게 되어 하루놀고 하루 일하면서 연봉 6000만원 가까이를 받게 된다는 보도를 대대적으로 신면지면에 실었었다. 사실 신문들이 핏대를 세우며 말하는 하루놀고 하루 일하면서 6000만원을 받아간다는 계산을 터무니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노동자 한 사람이 일년내내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면 연봉으로 약 5천400여만원을 받는 것이 실제 상황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보수신문들이 이렇듯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 노조와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우리나라 노동계의 가장 큰 이슈는 주5일 근무제이다. 어차피 실행될 것이라면 빨리 실행하고 실행과 동시에 임금에 관한 문제도 원만히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비정규직인데 정규직만이 주5일제의 혜택을 받는다면 노동계에서 바라보는 주5일제는 불완전한 반쪽짜리 혜택이란 것이다. IMF이후에 급속히 증가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정책으로 양산된 실업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김대중정부는 고용안정을 이루기 위해 비정규직을 확대했으며 이러한 비 정규직 근로자들은 최저임금만 받으면서 퇴직금이나 그외 다른 수당에 대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주5일제 근무의 혜택도 제대로 받을지 의문이다. 결국 IMF체제를 조기에 탈출했다지만 결국 그 희생양은 많은 해고노동자에서 현재 이름만 바뀐 비 정규직 노동자들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와 자본가들이 과연 주 5일제 근무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포함시킬지는 상당히 비관적이다.

과거 개발독재시대의 노동운동이 인간의 기본권을 쟁취하기 위한 처절한 생존투쟁형 노동운동이었다면 현재는 다양한 방법으로 노동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시민단체와 연계된 친환경적인 노동운동, 노동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외된 계층을 대변하는 포괄적인 노동운동, 노동자들의 정치세력화를 통한 보다 강력한 노동자의 목소리......무엇보다 중요한것은 일부보수 언론에 의해 오도되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일반 국민에게 정확히 알리는 것이다.

자본과 재벌의 하수로 오직 자신의 권력만을 믿는 오만방자한 보수 언론과 신문들은 항상 노동권의 반대편에 서서 편파적인 보도와 논설로 항상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여론을 형성하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이러한 언론들의 반성과 국민들의 정확한 현실 인식을 위해서 노동운동은 좀던 국민에게 다가 갈 수 있는 방향으로 진로를 정해야 할 것이다.

화물연대가 다시 파업을 시작했다. 물류수송이라는 아킬레스건을 무기로 파업에 돌입한 화물연대 노동자들에 대해 국민을 볼모로 삼았다고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진정 화물연대의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는 이유와 원인 그리고 해결방법에 대하여 경제단체와 정부 그리고 화물연대가 서로를 이해하면서 이번 사건을 잘 해결했으면 좋겠다. 또한 국민들도 한 쪽으로 편향된 시각으로 사태를 보지 말고 중립적이고 객관적이며 냉철하게 사태를 파악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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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세상 - 김소월에서 김수영 그리고 최영미까지
김용찬 지음 / 이슈투데이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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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시란 정말 이해하기 힘든 문학 장르라는 생각이 앞설 정도로 낯설고 어렵고 때론 두렵기도 하다. 소설이나 수필, 아니면 사상서들은 그 내용이 이해가 되던 그렇지 않던 낱말과 어휘의 개별적인 의미는 그나마 쉽게 파악이 되는 편이어서 내용을 이해하는데 별로 큰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시는 그렇지가 않다. 특히 절제된 어휘와 일상의 의미를 깨는 낱말등은 나를 무지의 자괴감에 빠지게 만든다.

어느 책에서 본적이 있는데 아마 문학작품과 독자사이의 코드에 관한 내용이었을 것이다. 그 책에서 시란 가장 고도의 기술로 완성된 가장 아름다운 문학이라고 정의한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자세한 기억은 없지만 그런 내용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이 시란 나와같은 문학이방인에게는 저 멀리 가물거리는 무엇이었다.

김용찬 교수가 쓴 시로 읽는 세상이라는 책은 내가 처음 접한 시에 관한 해설서이다. 하지만 어렵다는 생각에 선뜻 책을 펴보지 못했었다. 책을 받고 며칠동안 책 뒷표지에 내가 알고 있는 시인을 손가락으로 곱아보며 정작 책을 읽기는 망설였다. 귀에 익은 시인의 이름이 몇몇 보이기는 했으나 그들이 쓴 시에 대해서는 무지했기 때문에 책을 읽기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잠 오지 않는 밤에 손에 잡히는 대로 아무 책이나 읽는 나의 버릇이 이 책을 끝까지 읽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한 작가당 한 편의 시와 그 시에 대한 지은이의 분석과 분석에 임하기전에 풀어놓는 다양한 읽을 꺼리들은 시에 대한 나의 거부감을 조금씩 사라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시 한편을 텍스트로 어려운 분석을 하기보다는 쉬운 해설과 눈에 보이는 듯한 정경을 묘사는 시를 읽고 느낄 수 있는 나의 상상력과 감성을 더욱 풍성하게 해 주었다.

김준태의 시 ‘참깨를 털면서’를 소개한 부분에서 지은이는 정겨운 농촌의 마당에서 깨를 터는 손자와 할머니의 정경을 TV를 통해 보고 있는 듯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게다가 시 자체에선 절제된 언어로 표현되어 있어 이해하기 힘든 부분에서는 자세히 풀어서 설명을 해주고 있어서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작가의 능력이 돋보인다. 서정주, 신동엽 그리고 김수영의 시를 소개한 부분에서는 시가 쓰여진 당시의 사회상까지 객관적으로 기술하고 있으며 소극적이기는 하지만 각 작가들에 대한 역사적, 사회적 판단이 가미되어 있어서 배우는 학생들에게 유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편의 시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 시를 쓴 작가에 대한 이해, 그 시가 쓰여진 사회와 당시 역사에 대한 이해가 시를 이루는 어휘나 낱말의 단편적인 이해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계기가 되었다. 또한 시의 평가와 분석은 결코 단편적이고 일률적인 잣대를 적용해서는 안되겠다는 깨달음을 동시에 얻었다. 무엇보다도 시로 읽는 세상을 통해 시를 감상하고 시를 느끼는 방법을 배운 것 같아 뿌듯한 자신감도 생겼다.

며칠전부터 기형도의 <입속의 검은 잎>이라는 시집을 읽고 잇다. 몇 년전에 사놓고 여태 이해하지도 못하는 시 몇 편만 읽어보고 그냥 덮어두었던 시집인데 이번에 시로 읽는 세상을 읽고 생긴 자신감으로 기형도 시에 대한 이해를 시도중이다. 물론 기형도의 시는 어렵다. 오늘도 기형도의 시 한편으로 하루 종일 즐거운 씨름을 했다. 내 주관으로 시를 이해하고 있지만 시로써 작가가 살던 당시 시대를 이해하고 시를 통해 새로운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그런 감동이란 참으로 오랜만에 느끼는 성취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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