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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퍼홀릭 1 : 레베카, 쇼핑의 유혹에 빠지다 - 합본 개정판 ㅣ 쇼퍼홀릭 시리즈 1
소피 킨셀라 지음, 노은정 옮김 / 황금부엉이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신데렐라. 백설공주, 효녀심청, ...
누가 이런 이야기를 진부하다고 하는가?
대책없는 쇼핑킬러 레베카.
뜨는동네 풀햄에 살고있지만 사실은 거의 친구집에 얹혀사는 신세. 경제지 기자라고는 하나 시시한 경제 칼럼이나 금융상품 홍보등을 주로 다루고, 그녀 말 대로라면 대충 시간을 때우며 설렁설렁 일해도 되는 그냥 괜찮은 직장에 다니고 있다. 게다라 일에 비해서 꽤 높은 급여를 제공해주는 곳에. 그리고 그녀의 인생을 뒤바꾸지 못하는 매 챕터마다 제시되는 은행으로부터 날아오는 친절한 대출금 상환 통보 편지들... 레베카의 일상생활은 직장에서 대충 시간을 때우고, 적립포인트를 쌓기위해 어이없는 상품들을 죽--- 구매하거나 이런저런 핑계들을 붙여서 쇼핑을 한다. 그리고 쇼핑의 결과물로 날아오는 청구서를 몰래 버리고, 은행에서 오는 편지들을 무시하며 피해다니고 심지어 편지가 자기를 모독했다는 반발의 답장을 보내는 쇼핑중독. 쇼퍼홀릭이다.
그, 러, 나
누가 그녀를 미워할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이나, 여자든 남자든, 나이가 많건 적건 쇼핑에 대한 욕망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집 안 가득히 옷을 쌓아놓아도 무엇인가 부족한것 같은 느낌.
끊임없이 무언가를 사고싶은 욕심.
인간이기 때문에?
여자이기 때문에?
어떤 이유를 갖다대며 날 비난한다고 해도, 이 쇼핑이란 유혹을 쉽게 물리칠 수 없다.
쇼퍼홀릭인 레베카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왠지 나의 모습을 들킨것 같아 살짝 민망하기도 했지만, 로또에 당첨된 것도 아닌데, 더이상 숨을곳도 피할 곳도 없을 것 같은 그녀의 인생이, 일과 사랑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는 역전을 보여주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또 살짝 부럽고, 시니컬하게 뭐 이런 소설이 다있어? 똑같은 결말과 똑같은 과정을 보여주잖아? 라며 독설을 퍼부어 주면서도,
절약을 결심하며 고군분투 하는 모습하며, 말도안돼는 핑계들로 거짓말로 어려움을 벗어나는 모습속에서 그녀의 번뜩이는 재치들에 푸핫 웃음을 내뿜고, 쌓여가는 청구서를 해결해줄 수 있는 15대 부타의 수표책에서 자신의 거짓말로 인한 양심의 가책으로 손을 떼는 모습이라든가, 모든것에서 벗어나고싶다며 집으로 도피하는 모습속에서 지극히 그녀다운 행동들로 인해 안심이 되는, 묘한 매력을 연신 내뿜는 그녀.
세상이 그녀에겐 너무나 쉽게 풀린다고, 어이없는 신데렐라 짝퉁같은 결말에 침튀기며 항의하고싶지만...
나도모르게,
나에게도 그런 행운이 오기를 기대해 보며,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책을 놓게되는 그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