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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쉬 스토리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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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노래가 누구에게 닿고 있는 거야?....

<피쉬스토리>에 등장하는 무명의 록밴드는 이렇게 소리치면서 마지막 녹음을 마쳤다. 이사카 코타로..그의  미스터리한 짜임새가  돋보이는 작품들도 좋지만, 그래도 이사카 코타로를 왜 이 시대에 읽을만한 작가라고 꼽느냐고 묻는다면.. 단연 <피쉬스토리>를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단편집인만큼 더 노련하면서도 아주 깨끗한 느낌이다.

소설이 진심을 전하는 시대는 가버렸다지만, 이 작가는 참으로 신기하게도 마음을 움직인다. 은근히 웃길 줄 아는 매력도 탁월하지만, 엉뚱하고 알쏭달쏭한 이야기만 늘어놓다가.. 돌아서면 이 사람한테 내 마음이 흔들렸구나 하는 걸 깨닫는다.

소설과 소설가는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집 뒤에 있는 인터뷰를 읽으면 .. 이 사람은 좀 다르구나라는 느낌이 분명하게 온다. 포테이토칩이라는 제목의 소설이 있으면 멋있겠다라고 생각했다니.. 어이가 없으면서도 참 솔직한 작가라니.. 그러니 당신에게 반한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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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와 불멸의 오랑우탄
루이스 페르난두 베리시무 지음, 김라합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추리소설의 기본은 공식이다. 추리소설의 묘미는 그 뻔한 공식이 얼마나 훌륭한가에 있다. 어설픈 새로운 공식보다 완벽하고 치밀한 논리와 반전.. 그걸 ?아갈 때의 두뇌가 열심히 돌아가는 느낌! 그 희열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 소설은 그 공식 자체를 패러디한다. 추리소설을 통째로 패러디한 추리소설이라니. 그런데 그걸 대문호 보르헤스께서 진행하신다니.. 하하.. 제목만으로도 너무 즐겁다. 그러다 보니 이 소설은 아는 만큼 보이는 코드들이 가득하다. 머 꼭 그 코드들을 다 알 필요는 없지만, 반복해서 읽을 때마다 새로운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읽을 수록 만족도는 높아진다. 뭐 그런 비밀을 발굴하는 재미가 없더라도 이 자체로 한편의 훌륭한 문학 코미디다.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이 작가는, 스페인 문학 특유의 능청맞은 대사와 유머로 사람을 웃기는 훌륭한 재주를 가졌다. 

무엇보다 이 소설의 장점은 '보르헤스'의 훌륭한 부활이다. 개인적으로 죽었던 홈즈가 다시 살아나는 식의 그런 소설들을 싫어한다. 뭔가 상술 같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 등장하는 보르헤스는 진짜 딱 '보르헤스' 풍이다. 이 정도면 보르헤스 얼굴에 먹칠은 안 했다 정도가 아니라, 정말 보르헤스가 이랬으리라 생각되기도 한다. 보르헤스는 정말 '불멸의 오랑우탄'이었던 것이다. (무슨 말인지를 책을 읽어보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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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벌루션 No.3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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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영화 '플라이 대디'의 예고편을 보고 좀 불안하긴 했다. 자못 심각한 표정으로 소리를 질러대는 저 모양새는 내가 아는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의 그것이 아니다.  그래도 영화는 봐야 했다. 도대체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로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너무너무 궁금했기 때문이다.

예고편은 틀리지 않았다. 영화는 가네시로 가즈키의 캐릭터도,위트도,세계관도 어느것도 살리지 못했다. 이준기의 곱상한 외모도 위로가 못됐다. 영화 go 의 쿠보츠카는 너무나 가즈키의 캐릭터와 어울렸는데...

그러니 영화 '플라이 대디'를 보고 소설 '플라이 대디 플라이'를, 소설가  가네시로 가즈키를 지레 짐작하면 안된다. 가네시로 가즈키 특유의 매력은 소설을 봐야만 알수있다.

개인적으로 번역된 가네시로 가즈키의 책중 제일을 꼽자면 레볼루션 넘버 3라고 생각한다. 가네시로의 재기가 넘치는 소설이다. 더 좀비스 멤버들이 가장 자유롭게 뛰어노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스피드는 그에 비하면 조금못미치는 감이 있다. 위트가 살기에는 상황이 조금 심각했다, 결정적으로 더 좀비스 멤버들은 어딘가 모자란 듯, 제멋대로 움직이는 남고생들이라 여학생들과는 도대체 어울리지 못하는 캐릭터들이므로, 여학생이 등장하는 스피드는 어딘지 더 좀비스들의 어리버리한 매력이 덜 살아나는 느낌이다.

더 좀비스 멤버들은 도무지 연애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종류의 남고생들이란 말이다.

유쾌하고 발랄한 남고생들로, 나를 가네스로 가즈키의 팬으로 결정적으로 만들어 버렸던 소설이 바로 레볼루션 넘버3 이다.

더 좀비스 멤버들이 고교를 졸업해버려서... 너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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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 치바 이사카 코타로 사신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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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내 인생에 마지막 날이 주어진다면.. 이런 상상을 많이 한다. 그러면 다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보겠노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런 계획을 실현해본다 해도 별로 다를 게 없을 것이다.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해봐야 시시할 것이다. 왜냐하면 끝이 아쉬워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쉬워서, 몸부림치는 것밖에 안 되니 말이다.. 그러나 내 인생이 어느날 서서히 변하고 있고, 일주일 쯤 지나자 완전히 달라진 새로운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그럴 때 불현듯 사고사로 죽는다면.. 그래도 행복할 것 같다.

<사신 치바>는 바로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정말 묘한 매력의 책이다.  사신이 주인공이라고 해서 기발하거나 오싹하거나..하지는 않다. 오히려 나도 모르던 내 속의 외로움을 끄집어 내서 영혼을 달래준다고 할까?  그렇다고 착한 사신이거나 감상적인 사신도 아니다.. 무뚝뚝함 때문에 다정해 보이고, 시니컬한 진지함 때문에 웃긴다. 웃다 보면, 마음이 찡하다.

요즘 <공중그네> 같은 일본 소설이 인기인데.. 그것보다 은근한 끈기에서 한 수 위라고 할까? 이 작가들의 전작들도 많이 있지만 어쩐지 다른 작품들은 아마추어 냄새가 난다면, 이 작품은 자신의 스타일을 완전히 다듬어 놓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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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어느 초원에서 잘까 - 아르항가이 초원의 어느 여름 이야기
비얌바수렌 다바.리자 라이쉬 지음, 김라합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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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민 가족이라고 하면, 문명과 전혀 동떨어진 사람들이 척박한 자연 환경 속에서 살면서.. 그리고 검소하고 소박하고..그런 삶을 사는 특별한 사람처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도 21세기를 사는 사람들이고, 그들은 오히려 우리보다 더 풍족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 <내일은 어느 초원에서 잘까>는 오리엔탈리즘과 발전주의의 신화로 얼룩진 몽골 이야기가 아니다. 그리고 <오래된 미래>와 같은 외부의 시선으로 관찰한 문화 이야기도 아니다.

<내일은 어느 초원에서 잘까>는 몽골인 저자가 몽골의 언어로 몽골의 문화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있는 책이다. 겉보기에는 그냥 알록달록한 사진책이나 여행서처럼 보이지만, 한 문화 공동체의 언어의 자산이 풍부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편의 문학작품이다. 영화감독이라는 저자의 언어 표현력이 국내의 유명한 소설가들보다 훨씬 더 예술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저자의 능력일 수도 있겠지만, 자신들의 전통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그들의 문화에서 가능한 일이라는 느낌이 든다.

몇년 전부터 인도 기행서와 같은 책들이 유행이지만, 그런 책들은 결국 외부자의 시선에서 볼 뿐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 다른 나라를 구경하고 왔다는 생각이 들기 보다는, 우리 자신 안에 숨어 있던 이야기들을 다시 기억하게 된다. 
아쉬운 것은 이 원작인 영화를 작년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봤었는데, 배급사를 못 찾았는지 개봉을 안 하고 있다. 영화보다는 책이 훨씬 더 좋은데, 책도 그다지 눈에 띄는 곳에 있지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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