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 치바 이사카 코타로 사신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흔히 내 인생에 마지막 날이 주어진다면.. 이런 상상을 많이 한다. 그러면 다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보겠노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런 계획을 실현해본다 해도 별로 다를 게 없을 것이다.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해봐야 시시할 것이다. 왜냐하면 끝이 아쉬워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쉬워서, 몸부림치는 것밖에 안 되니 말이다.. 그러나 내 인생이 어느날 서서히 변하고 있고, 일주일 쯤 지나자 완전히 달라진 새로운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그럴 때 불현듯 사고사로 죽는다면.. 그래도 행복할 것 같다.

<사신 치바>는 바로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정말 묘한 매력의 책이다.  사신이 주인공이라고 해서 기발하거나 오싹하거나..하지는 않다. 오히려 나도 모르던 내 속의 외로움을 끄집어 내서 영혼을 달래준다고 할까?  그렇다고 착한 사신이거나 감상적인 사신도 아니다.. 무뚝뚝함 때문에 다정해 보이고, 시니컬한 진지함 때문에 웃긴다. 웃다 보면, 마음이 찡하다.

요즘 <공중그네> 같은 일본 소설이 인기인데.. 그것보다 은근한 끈기에서 한 수 위라고 할까? 이 작가들의 전작들도 많이 있지만 어쩐지 다른 작품들은 아마추어 냄새가 난다면, 이 작품은 자신의 스타일을 완전히 다듬어 놓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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