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의 역습, 그리드락
마이클 헬러 지음, 윤미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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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금까지 나온 일반적인 경제 교양서들과는 다른 책이다. 여느 경제교양서들이 일상적인 소비 활동을 재미있게 설명해주었다면, 이 책은 우리가 사는 시장 경제의 구조 자체를 재미있게  풀어준다.   

'그리드락'이라는 용어 자체를 이해하기 위한 설명이 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아주 재밌다. 흥미로운 사례들도 많았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 굵직한 책들이 많이 나오지만, 그냥 '큰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느낌이다. 반면, 이 책은 시장 경제를 '권리'의 문제, '우리가 경제적 부를 어떤 방식으로 '가지고 있느냐'에 관점에서 새롭게 보게 만든다.  뭐랄까. 경제의 해부도? 각 뼈다귀(?)가 어떻게 붙어서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하나? 

부작용이라면, '그리드락'을 읽고 난 다음에 "아, 요것도 그리드락"이네, "아, 조것도 그리드락이네" 하고 자꾸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드락'으로 해석하게 된다는 것? (어쩌면 연애도 그렇게 해석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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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진화심리학 - 데이트, 쇼핑, 놀이에서 전쟁과 부자 되기까지 숨기고 싶었던 인간 본성에 대한 모든 것
앨런 S. 밀러.가나자와 사토시 지음, 박완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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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동물이다. 그것도 매우 약하고 진화론적으로 볼 때 아직 바뀐 환경에 적응을 못한 동물이다. 이 책 <처음 읽는 진화심리학>의 결론은 바로 이것이다. 첨단 과학과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논리들이 난무하지만, 결국 인간의 심리는 나약한 동물로서 가지고 있는 어떤 본능으로 회귀한다는 것.
심리학과 진화라는 말의 조합은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매우 낯설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심리라는 것도 결국 어떤 행동의 특정한 패턴이라고 생각하면,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간의 심리를 연구한다는 것은 매력적인 작업이다.
대부분의 진화심리학 책들이 성과 욕망에 대한 연구를 주로 다루고, 그리고 대체로 무지 두껍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책의 장점은 분명하다. 왜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간의 심리를 봐야 하는지에 대한 필요성을 간명하게 정리했다는 점, 온갖 분야를 망라하면서 진화심리학의 입장을 개론한다는 점, 그리고 위험하게 보이는 발칙한 논리들을 눈치 보지 않고 말한다는 점, 그리고 가볍다..이다.

"인간의 심리는 이미 1만 년 전에 결정되었다"라는 문구가 섬뜩하면서도 호기심이 일듯이, 이 책이 바로 그렇다.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독자들에게 달린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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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뭐든지 자기 맘대로야 - 엄마와 나,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까?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9
수지 모건스턴 지음, 이정주 옮김, 테레사 브론 그림 / 비룡소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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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놀랍다. 어쩜 세상의 엄마들은 이렇게 똑같은지.

아이들도 그렇다. 본문에 나오는 클로에니 짐이니 하는 이름만 철수와 영희로 바꾸면 그대로 한국 아이들의 일상이라고 해도 별로 어색하지 않다. 청소년들이 엄마에게 갖는 불평은 세계 어디나 똑같은가 보다.

수지 모건스턴은 엄마의 대표가 되어, 이런 아이들에게 조언을 한다. 사실 어떤 조언은 굳이 이 작가가 아니라도 보통의 엄마들이 늘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래도 이 책이 재미난 것은 그런 이야기를 엄마가 아닌, 제 3자의 입을 통해서 듣기 때문인 것 같다. 잔소리도 필력 좋은 작가의 펜끝을 거치면 굵은 소리가 된다.

아무 작가나 이렇게 잔소리를 굵은 소리로 바꾸는 능력을 지닌 것은 아니다.  '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란 멋진 작품을 써낼 만큼 통찰력을 가진 작가만이 이런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

수지 모건스턴 같은 엄마가 우리나라에도 많았으면 좋겠다. 만날 잔소리만 한다고 아이들이 불평해도, 익살로, 반어법으로, 뻔뻔한 변명으로, 그리고 깊은 애정으로 당당하게 자기 변호를 할 줄 아는 엄마 말이다. 

이런 엄마라고 아들내미, 딸내미와 곧바로 화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춘기가 괜히 사춘기인가. 사춘기란 어차피 화해하기 힘든 시기다. 그냥 요만큼이라도 이해한 것에 서로 대략 만족하며 옥닥복닥 살 수밖에.

그래도 사춘기의 아이들이라면, 한 번쯤 이 책을 읽어보길. 사춘기를 지났는데도 여전히 엄마와 화해하지 않은 채로 어정쩡하게 살고 있는 자식들도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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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지도 - 어느 불평꾼의 기발한 세계일주
에릭 와이너 지음, 김승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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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 대한 로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여행을 많이 가본 사람이든, 반대로 여행이라고는 떠나본 적이 없는 사람이든. 내 손 안에 지도를 들었을 때, 그 큰 세상이 한손에 들어오는 느낌.
<행복의 지도>가 꼭 그런 느낌이다. 요즘 세계여행기가 많지만, 이상하게 이 책의 실린10개의 나라는 특정 10개의 국가가 아니라, 세상 전체가 꽉 찬 듯한 느낌을 준다. 아마도 '행복을 찾아서'라는 여행의 목적 때문이겠지.

행복을 '발로 찾아' 다닌, 이 어처구니없는 저자의 방랑기를 읽고 있으면 어떤 불편함도 느낄 수 없다. 겉만 보고 다녔다는 느낌도 안 들고, 마냥 낯선 곳의 사람들이 좋아요 같은 느낌도 들게 하지 않는다. 삐딱한 시선을 유지하면서도, 진정어린 마음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는 이 저자는, 썰렁한 듯 하지만 깊이가 있다.
무엇보다 재미있다. 예전에 어느 일본 소설 카피에서 지하철에서 읽다가 웃지 마라..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이 책이 그꼴이다. 분명히 꾸며낸 상황이 아니라, 직접 겪은 일인데.. 웃긴다. 비실비실 웃음이 튀어 나온다.
어떤 사람의 손에 들어가든 자기만의 꿈이 되는 지도처럼, 재미있는 에세이로 읽든, 행복에 대한 자기계발서로 읽든, 세계여행기로 읽든..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하게 만들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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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에서 온 편지 - 우리 삼촌은 세종 기지에 있어요 지식 다다익선 22
한정기 지음, 유기훈 그림 / 비룡소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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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 별로 관심이 없더라도 세종기지가 있다는 남극에는 한번쯤 호기심이 생기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남극 한 가운데에서 일을 하면 어떤 기분일지, 문을 열면 펭귄들이 왔다 갔다 하는 풍경은 또 어떨지, 춥다면 도대에 얼마나 춥기에 남극일지 그런 것들이 궁금할 때가 있다. 

달에 가보면 어떤 기분일까? 와 비슷한 궁금증이다.

이 책은 남극에 대한 그런 호기심을 잘 풀어주었다. 우선 일러스트에서 눈보라가 치고 얼음과 펭귄으로 가득한 남극의 풍경을 잘 보여준다. 하얀 얼음 덩어리와 눈 틈에 붉은 색의 연구소들이 띄엄띄엄 들어서 있는 모습이 과학책 답지 않게 서정적인 느낌도 배어난다.

 페이지마다 펼쳐진 남극 풍경만 감상해도, 아 남극에 가면 이런 느낌이겠구나!라는 것을 보여준다.

남극에서 벌이는 국가별 체육대회라든가,  자주 마주치면서 친해지게 된 펭귄의 에피소드 등은 남극에서의 삶을 엿보게 해준다.한번쯤은 남극에서 일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니면 적어도 작가처럼 남극 체험단에라도 한번쯤 선정이 되었으면...

정색한 과학책은 아니어서, 남극이나 세종 기지에 대한 정보가 쏟아지는 책은 아니지만, 그래서 오히려 남극에 간 기분을 느끼기에 알맞은 책이다. 자연의 소중함에 대한 메시지도 살짝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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