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빛깔들의 밤
김인숙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4월에 읽은책] '모든 빛깔들의 밤'

세월호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분량은 평균 소설책 두께 정도 생각하면 될 것같고. 몰입도는 상당히 떨어지는편.

초반에는 왜 이책을 샀을까 살짝 후회스럽다가

 '백곰'으로 불리는 남자 '백주'가 등장하면서 부터 재밌어지는가 싶더니 뒷부분부터 다시 지루하다.

 

 

뭔가 어설프다.

간이 덜 베인 갈치조림을 먹는 느낌이랄까ㅠㅠ

 

소스는 좋은데, 그게 소설안에 잘 스며들지 못한 것 같다.

소설 속 인물들이 정말 실재하는 것 처럼 생생하게 느껴지고 상상되는 것이 아니라,

후 불면 날아가버릴 것 처럼 공중에 붕붕 떠있다.

 

 

 

책을 덮고나면 이야기들이 퍼즐처럼 완성되는게 아니라 흩어진 조각대로 있다.

예를 들어 희중의 12살 여름방학에 무슨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겠고,

마지막 즈음 CCTV속에 날아올랐다는 노란 나비모양 머리핀과,

1991년, 그리고 1992년의 나비는 무엇을 뜻 하는지도 모르겠다.

 1992년에 시외버스와 오토바이가 충돌했고 시외버스 운전사가 노란나비를 보았다고 소설초반부에 나오는데,

이 시외버스 운전사는 소설 속 누구와 연관이 되어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ㅠㅠ

희중의 아버지 직업은 학교교사라고 했으니 그게 희중의 아버지는 아니란건데, 그럼 도대체 누구란 말이야?

 

주인공들과 아무 연관없고 의미없는 사람을 써놓지는 않았을텐데.

뭘 의미하는거지 이건 대체???????????????

 

 

 

 

책을 덮고나면, '아~ 그래서 주인공이 그렇게 행동했구나',

'이 부분을 이렇게 표현한건 그런 뜻이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야하는데,

 

'모든 빛깔들의 밤'은 덮고나면 의문투성이다.

 

 

 

'7년의 밤'과 비슷한 장르의 소설이고, 소재 때문에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던 탓일까.

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아까웠던 책이다.

 

 

 

 

기차사고가 나고 그 누구도 잘못을 인정하려들지 않는 책임회피에서, 세월호사건이 많이 생각 났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기차가 아니라 사람이 져야 합니다.

기차가 아니라 사람이 책임져야 하는 거라고요!'

 

 

 

 

기차가 전복한 데어는 수없이 많은 원인들이 있었다.

트럭운전사의 가정불화와 하청건설업체의 부실시공이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었지,

 

 

그 배후에는 철도청과 공사수주업체였던 대기업의 관리책임이 있었다.

물론 그 모든 것을 총괄하는 정부의 책임도 있었다.

 

 

위락지 건설을 맡았던 대기업이 공사수주 과정에서 정부 관계자에게

금품을 제공한 사실을 비롯하여 각종 비리가 속속드러났다.

 

그중에는 대통의 인청도 있었다.

 

언론이 사고 배후에 얽혀 있는 비리를 보도하고, 그 비리를 덮으려는 또 다른 비리를 보도하고,

그러다가 자체 내부의 비리까지 보도하는 동안,

 

 

피해자 가족들의 슬픔은 비리에 찢겨나간 넝마조각 같아졌다.

 (p.43)

 

 

 

 

 

 

사고가 모든 걸 다 바꿔버렸다. 그러니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만 했다.

 

피해자 대책위 모임 회장이 했다던 말처럼, 책임은 기차가 아니라 사람이 져야 했다.

그들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면 그들도 남들처럼,어느 순간에는 서로에게 무심해졌을 것이고,

둘 중의 하나는 뜻밖에 한눈을 팔았을지도 모르고, 그래서 온갖 저주의 말을 퍼부어가며 싸움을 했을 것이고,

그럼에도 같이 살다가 문득 행복을 느꼈을 것이고....

그저 그렇게 늙어갔을 것이다. 그리고 아주 늙은 어느 날의 하루, 생각했을 것이다.

세월이 모든 것 증거한다고. 그걸 사랑이라고 부른들 어떻겠느냐고.

 

아니, 이것이야말로 사랑이 아니겠느냐고.

그러나 늙은 입으로는 차마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해, 손과 손을 꼭 마주 잡았을 것이다.

 (p.340)

 

 

 

 

 

 

기차사고에 관련된 공판이 마무리 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일 년 가까이나 질질 끌었던 공판이었음에도 관계자들에 대한 처벌 수위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대통령의 이 뇌물 수수로 오 년의 실형을 받았고, 건설회사의 사장과 중역들이 칠 년부터 집행유예까지의 판결을 받았다.

곧 3월이 올테니 삼일절 특사가 있을 것이다. 부처님 오신 날 특사도 있을 것이고, 있으려면 단오절 특사도 있을 것이다.

 

기사를 올린 기자의 논조가 매우 강경해 마치 화가 난채로 기사를 쓴 것처럼 보였다.

(p.33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트렌드 코리아 2015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5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3월에 읽은 책] '트렌드코리아 2015'

한국의 소비트렌드를 말하다.




2015년. 양의해. 트렌드. 전망.

단어만 들어도 진짜 진부하고 재미없을 것 같은 책인데, 

이상하게 진짜 재밌는 책.

 

 재미도 있고, 배울점도 많은책!!!

 

트렌드를 쫒아가기 바빴지, 왜 그런 트렌드가 나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관심 밖이었는데.

덕분에 좀 더 넓게 생각하고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책을 이 것, 저 것 읽다보니 내용상 연결되는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에서 나던 관음,셀카중독,SNS가 

트렌드코리아에서 비슷한 내용으로 언급되고 있고,


'청년 장사꾼'에 나왔던 지역문화,골목상권에 대한 이야기 또한 

트렌드코리아 에서 같은 주제로 언급되고 있다.

 

책을 읽다보니 어째 읽어야 할 책이 더 늘어 나는 기분.

다음 달에는 '1984'라는 책을 꼭 사 읽을 거야!!

여태 읽은 책이 그렇게 많지않은데, '빅브라더'를 언급한 책이 3~4권정도 되는거 같다.

조지오웰이 1984에서 이야기하는 빅브라더는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왠지 고전문학이라 잘 읽히지 않을 것 같긴 하지만. 도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퀴즈쇼 - 2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3월에 읽은 책] '퀴즈쇼'

한번의 선택이 얼마나 내 인생을 뒤흔들어 놓을지.





마치 책을 멀리하고 깊이있는 생각을 하지 않는 

요즘 젊은사람들 옆구리를 쿡쿡 찌르는 듯 하다.

후반부를 읽을 때는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가기도하고,

내가 있는 곳이 현실인가 조차 경계가 희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성장소설보다는 판타지소설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취업을 준비하는 20대의 아슬아슬하고 불안함.

꿈과 열정이 있지만 역설적으로 귀찮음과 나태함을 함께 겸비한 

우리 20대 취준생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그리고 주인공 민수와 지원의 사이를 정말 사랑스럽게 잘 표현하고 있는데,

보는 내내 내가 다 행복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김영하 작가 '살인자의 기억법'을 시작으로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퀴즈쇼'까지 총 세 권의 책을 읽었는데,

나는 김영하작가의 문체가 나랑 잘 맞는가보다.

내가 정서를 중시하는 건지 이상하게 번역된 책을 읽기가 힘들고

베스트셀러인 한국 소설 중에도  앞장 10페이지가 안읽혀서 포기한 책들이 많은데....

한 작가의 책을 여러권 읽은 걸 보면, 어지간히 김영하작가소설이 좋았나부다~

 

아, 그리고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 디자인은 

일관성이 있어서 수집하는 재미가 있긴한데,

뭔가 맘에 안들어..............

나는 껍데기 씌워주는거 진짜 싫은데ㅠㅠ!!

양장이면 양장이고 아니면 아닌거지 반양장같은거 딱 질색!!!!

 

 

표지는 한가지 컬러로 뽑고 커버에만 이미지사진을 넣어놓으니,

이 커버를 버리기도 뭣하고. 계속 끼워두고 읽자니 불편해 죽겠고....

커버에 디자인해서 출판하는거 진짜 시르다.............

 








<기억에 남는 책 속 구절들>


남들은 눈부신 청춘이라며 부러워 하는 스물일곱의 그 밤에,

나는 내 생이 어쩌면 이렇게 하찮게 끝나버릴지도 모른다

 계시와도 같은 예감에 직면했던 것이다.

(p.22)

 

그보다는 앞으로 살아갈 삶의 예고편처럼 느껴졌다.

아, 그러나 나는 결코 내인생이, 예고편이 전부인 뻔한 영화가 되도록 내버려둘 수 없었다.

인생을 바꾸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뭘까?

(p.23)

 


젊은이에게 제일 나쁜 건 아예 판단을 내리지 않는거야.

차라리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게 더 나아.

잘못된 판단을 내릴까봐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거, 이게 제일 나빠.

(p.64)

 

군대에서는 아무도 "이일병, 너라면 이 두 가지 일 중에서 뭘 할래? 골라봐"

같은 얘기를 하지 않는다. 그냥 정해진 일을 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사회로 돌아오자 세상은 선택할 것들로 가득차 있었다.

어딜 좀 가려해도 먼저 버스냐 지하철이냐를 결정해야했다.

(p.78)

 


어떤 질문은 충분히 생각할 시간이 주어지자 않을 수도 있다.

달리 말하자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 퀴즈도 있다.

그러나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인생의 거의 모든 질문이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p.81)

 


"하나씩 해나가면 돼. 내가 도와줄게."

"한번만 더 해줄래, 그 말?"

지원이 맞잡은 손에 힘을 주며 다시 한번 말했다.

"내가 도와줄게."

"좋아, 나도 노력해볼게."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기타를 배우면 기타리스트가 될 것 같았고 시를 끄적이면 시인이 될 것 같았고

노래를 부르면 음반이 나올 것 같았다.

(p.331)

 

 

"이제 오늘이 십 분밖에 안 남았네. 민수, 

아직도 오늘이 네 인생에서 가장 멋진 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음 오늘이 지나봐야 아는 거 아닐까?"

"아직 확신이 안 선다면 지금이라도 뭔가 해야 하는 거 아냐?

오늘을 가장 멋진 날로 만들기 위해,

그러니까 훗날 오늘을 기억하게 만들 뭔가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거지."

(p.202)

 

 

정말로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도 별로 아쉬운 줄을 몰랐던 거죠.

또 그런 날이 올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p.190)

 

오늘이 내인생에서 가장 멋진 날이 될지도 모르잖아요.

만약 그런 날이라면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 담아두고 싶어서요.

(p.189)

 


나 역시 그 무대에 있었을 때에는 영원히 그곳에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결국 우리는 언젠가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

나는 다른 이들보다 조금 빨리 내려왔을 뿐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추스리려 해봐도 마음은 편해지지 않았다.

(p.163)

 

 

꿈은 이렇게 갑자기, 어느 고시원 옥상에서 삼겹살을 먹다가 생겨나기도 한다.

(p.14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년장사꾼 - 자본도, 기술도, 빽도 없지만 우리에겐 장사정신이 있다!
김윤규.청년장사꾼 지음 / 다산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월에 읽은 책] '청년장사꾼'

남들과는 좀 다른 인생






그냥 청년장사꾼이라는 단어가 좋았다.

젊은청년들이 모여 무언가를 한다는데에 호기심이 있었고, 

그게 내 나이 또래라서 더 궁금했다.

우연찮게 접하게 되었고, 읽은 후에 후회는 없다.

꼭 창업이나 외식.마케팅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도 배울 점이 많아서 좋았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 얼마나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다가갔는지.

그 청년들의 '노력'과 '열정'이 놀라웠다.

 비록 다른 길을 걷고있는 사람일지라도 분명 읽고난 후엔 느끼는 바가 많을 것이다.

 

 

 

 

<청년장사꾼?>

 

청년장사꾼의 성공은 그냥 우연이나 운에서 비롯된 게 아니다.

공무원 부모님 사이에 태어나, 4년제 대학을 졸업했고.

대한민국 청년이라면 누구나 걸었을 법한 직장인의 길로 들어설 수도 있었으나,

주인공인 '김운규'씨는 직장대신 장사를 택했다.

앞부분만 읽었음에도, 

그의 성공은 당연히 주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느껴질만한 노력이었다.

 

쉽게 얻고 쉽게 성공한 '운 좋은 사나이'는 아니었다.

철저한 분석이 있었고, 치열한 공부가 있었고, 발로 뛰는 열정이 있었다.

나도 열심히 산다고, 내 꿈을 위해서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많이 배웠던 것 같다.

 

 

과연 나는 청년장사꾼이 이뤄온 일들 중 몇 개를 해보았는지...

 

1. 2년사이 책을 150권 읽었다.

(군복무 중에 책을 150권 읽었다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나온다)

2.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업과 관련된 강연회,세미나,컨퍼런스에 참여한적이 있다.

(업무로써가 아닌, 본인의 의지로)

3.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공부를 하고 미래계획을 세웠다.

4. 스스로의 힘으로 무엇인가를 기획하고 해낸 적이 있다.

5. 4를 수차례 경험하였다.

6. 남들이 아니라고 말리는 일에 도전한 적이 있다.

7. 실패한 적이 있다.

8. 7을 극복한 적이 있다.

 

 

 

 

 

 

<청년장사꾼의 마케팅>

네이밍 센스가 탁월했고,

손님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서비스가 단골,충성고객을 낳은 것 같다.

'청년장사꾼' 가게들의 이벤트를 볼 때,

대구에 있는 '미즈 컨테이너' 음식점이나, 통영 쌍욕라떼로 유명한

 '울라봉카페'가 떠오르기도 했다.

비슷비슷한 가게와 메뉴가 넘쳐나는 지금, 차별화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것 같다.

그 사이에서 청년 장사꾼은 '차별화 전략'과 타켓을 잘 조준한 

'포지셔닝'에 성공한 사례가 아닐까....

 

그리고 지역문화 프로젝트를 통해 공생하겠다는 그들의 목표도 놀라웠다!

홍대프리마켓 같은 '장'을 열기도 하고.

'내가 연 가게 장사만 잘되면 장땡이 아니라, 

근처에 있는 가게들 까지 모두 잘되면 좋겠다'

청년장사꾼의 마음이 잘 담겨있다.

 

 
 
 

 

<책을 덮으며...>

대학시절 배웠던 '외식창업론' 강의가 생각이 났다.

아이템 선정에서부터 상권분석,

메뉴가격 책정과 개당 팔았을 경우 순이익이 얼마가 남는지,

손익분기점은 언제인지,

계산하고 준비했던 과제. 한학기 동안 진행된 긴 과제 였는데

부동산에 직접찾아가 시세를 알아보기도 하고

아는 지인에게 인테리어비용을 묻고, 가게 이름을 정하고 꽤나 재미있었는데... 

 청년장사꾼을 읽으며 대학시절이 생각나서 괜스레 웃음이 났다.

(아.... 그리워)

 

 

 

 

<청년장사꾼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

1. Stick스틱!(칩 히스)

2. 끌리는 컨셉의 법칙(김근배)

3. 가격은 없다(윌리엄 파운드스톤)

4. 팔지마라, 사게하라(장문정)

5. 골목 사장 분투기(강도현)

 

 

 

 

 

 

기억에 남는 책 속의 문구들

청년장사꾼이 만들어진 지 이제 3년. 

앞으로 우리가 어떤 형태의 장사를 더 하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살아남아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청년장사꾼은 계속해서 우리의 적응력과 생존력을 시험하며 앞으로 나갈 것이다.

(P.8)

 

 

 

'장사정신'은 뭐든 못팔게 없다는 정신이다. 가진 자본도, 기술도, 빽도 없지만

자신을 믿고 뭐든 부딪쳐보겠다는정신이고, 남들은 무모한일이라고 할지언정

스스로는 쉽게 포기하거나 타협하지 않는 정신이기도 하다.

청년 장사꾼은 그런 장사정신을 품고 일하는 사람들이다.

(p.9)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

지나치게 신중하기보다는 일단 부딪쳐볼 것.

건너다가 물에 빠지면 옷을 말리면 된다.

고민만 하다가 시작도 못 해보고 일을 접는 것보다는

과감하게 돌진해서 뭐라도 건지는 쪽이 결국 남는 장사 아닌가.

(p.29)

 

 

 

반팔을 입고 있었지만 땀이 났다. 

우리는 꼭 불타오르는 사람들처럼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가슴이 벅찼다. 앞으로의 가능성과 힘이 느껴졌다.

(p.38)

 

 

 

 

'그래, 가보자 한번! 올인이다'

(p.62)

 

 

 

 

2호점은 장사를 하면서 테스트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해볼 수 있는 가게기도 했다.

카페에서는 맞지 않아 하지 못했던 재미있는 이벤트들이 매일같이 넘쳐났다.

"시험기간에는,학점 F 1개당 1000원 DC"

"추운 겨울에는, 감기처방전 가지고 오면 소스 추가!"

"칼퇴기원 레몬에이드? 퇴그네이드!"

재미있는 문구를 매장 안에도 적고, 

매장 앞에 있는 칠판에도 적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뭐하나라고 청년장사꾼답게, 재미있게 만들고 싶었다.

(p.80)

 

 

 

 

 

스스로 정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 

혼자서가 아니라 멤버들이 함께가는 것.

그리고 결국 달성해 보이는 것.

시간으로 승부하든, 아이디어로 승부하든 그 과정은 머리가 기억하고 몸이 기억한다.

이렇게 멤버들은 스스로 산을 만들고 산을 넘는다. 어찌 즐겁지 않겠나?

해냈다는 기쁨,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이 맛은 경험해본 사람만이 안다.

앞으로 어떤 위기와 고난이 닥쳐도 이 성취의 기억과 경험은

청년장사꾼을 이끌어줄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

(p.14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3월에 읽은 책]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꿈 속 같은 이야기





한편을 읽고 다음 편을 읽을 때, 연결성 없이 툭툭 끊겨 읽혔다.

책에 대한 별다른 정보없이 읽어내려간 소설이라 살짝 당황스럽기도 했다.

첫편에 등장한 주인공은 수경. 두번째편에 등장한 주인공의 이름은 수진.

 

 

 

당연히 장편소설이라 생각했고,

'수경의 동생이 수진인가?'하며 한편을 더 읽은 후에서야 알게 되었다.

이건 장편소설이 아니였어. 

moon_and_james-38

그랬다.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는 단편소설이었다.

 (나는 왜 처음부터 눈치채지 못했나.... 나는 바보인가....)

 

두 편을 읽고 나니 이 책이 단편소설을 엮어 낸 책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세 편을 읽고 나니 이게 꿈속인지, 뭔지 몽롱해지기 시작했다.

 

 

단편소설이라 줄거리를 말하는 것 자체가 스포가 될 것 같아, 말을 아끼지만.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을법한 이야기들도 있고, 문체또한 거기에 한몫을 더한다.

 

 

 

 

특히 여러단편 중에 '밀회'편을 읽으면서

brown_and_cony-58

????

뭐지

뭐야

이건 뭔데

도대체 무슨말이지

뭘 얘기하려는 걸까

'밀회'편을 읽는동안 아해가 어쩌구 저쩌구 하던 시가 떠올랐다.

 

13人의아해(兒孩)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제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4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5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6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7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8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9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0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1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13인의아해는무서운아해와무서워하는아해와그렇게뿐이모였소.

(다른사정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길은뚫린골목이라도적당하오.)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지아니하여도좋소.

이상의 '오감도'

 

 고등학교 문학시간에 나를 괴롭히던 이 시...



'밀회'는 익숙치 않은 도시이름에, 주인공이 설명하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오감도를 읽은 것 처럼 멀미가 나고 속이 울렁울렁 거린다.

택시를 오랜시간 탔다가 택시특유의 냄새에 어지러운것처럼.

(제목 '무슨일이 일어 났는지는 아무도'. 라는 문장은

'밀회'편에서 나오는 구절 중 하나다.)

 

 

 

 기분이 꼭 꿈속에서 구름위를 걷는 기분이지만, 재밌게 잘 읽었다.

흐름이 짧아서 책장도 술술 잘넘어가고.

두께도 얇아서 재미위주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살인자의 기억법' 읽었을 때부터 심상치 않다고 느꼈는데,

나 이러다 김영하 작가 팬될 거 같다.

조만간 '빛의 제국' 사봐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