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쇼 - 2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3월에 읽은 책] '퀴즈쇼'

한번의 선택이 얼마나 내 인생을 뒤흔들어 놓을지.





마치 책을 멀리하고 깊이있는 생각을 하지 않는 

요즘 젊은사람들 옆구리를 쿡쿡 찌르는 듯 하다.

후반부를 읽을 때는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가기도하고,

내가 있는 곳이 현실인가 조차 경계가 희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성장소설보다는 판타지소설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취업을 준비하는 20대의 아슬아슬하고 불안함.

꿈과 열정이 있지만 역설적으로 귀찮음과 나태함을 함께 겸비한 

우리 20대 취준생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그리고 주인공 민수와 지원의 사이를 정말 사랑스럽게 잘 표현하고 있는데,

보는 내내 내가 다 행복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김영하 작가 '살인자의 기억법'을 시작으로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퀴즈쇼'까지 총 세 권의 책을 읽었는데,

나는 김영하작가의 문체가 나랑 잘 맞는가보다.

내가 정서를 중시하는 건지 이상하게 번역된 책을 읽기가 힘들고

베스트셀러인 한국 소설 중에도  앞장 10페이지가 안읽혀서 포기한 책들이 많은데....

한 작가의 책을 여러권 읽은 걸 보면, 어지간히 김영하작가소설이 좋았나부다~

 

아, 그리고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 디자인은 

일관성이 있어서 수집하는 재미가 있긴한데,

뭔가 맘에 안들어..............

나는 껍데기 씌워주는거 진짜 싫은데ㅠㅠ!!

양장이면 양장이고 아니면 아닌거지 반양장같은거 딱 질색!!!!

 

 

표지는 한가지 컬러로 뽑고 커버에만 이미지사진을 넣어놓으니,

이 커버를 버리기도 뭣하고. 계속 끼워두고 읽자니 불편해 죽겠고....

커버에 디자인해서 출판하는거 진짜 시르다.............

 








<기억에 남는 책 속 구절들>


남들은 눈부신 청춘이라며 부러워 하는 스물일곱의 그 밤에,

나는 내 생이 어쩌면 이렇게 하찮게 끝나버릴지도 모른다

 계시와도 같은 예감에 직면했던 것이다.

(p.22)

 

그보다는 앞으로 살아갈 삶의 예고편처럼 느껴졌다.

아, 그러나 나는 결코 내인생이, 예고편이 전부인 뻔한 영화가 되도록 내버려둘 수 없었다.

인생을 바꾸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뭘까?

(p.23)

 


젊은이에게 제일 나쁜 건 아예 판단을 내리지 않는거야.

차라리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게 더 나아.

잘못된 판단을 내릴까봐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거, 이게 제일 나빠.

(p.64)

 

군대에서는 아무도 "이일병, 너라면 이 두 가지 일 중에서 뭘 할래? 골라봐"

같은 얘기를 하지 않는다. 그냥 정해진 일을 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사회로 돌아오자 세상은 선택할 것들로 가득차 있었다.

어딜 좀 가려해도 먼저 버스냐 지하철이냐를 결정해야했다.

(p.78)

 


어떤 질문은 충분히 생각할 시간이 주어지자 않을 수도 있다.

달리 말하자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 퀴즈도 있다.

그러나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인생의 거의 모든 질문이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p.81)

 


"하나씩 해나가면 돼. 내가 도와줄게."

"한번만 더 해줄래, 그 말?"

지원이 맞잡은 손에 힘을 주며 다시 한번 말했다.

"내가 도와줄게."

"좋아, 나도 노력해볼게."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기타를 배우면 기타리스트가 될 것 같았고 시를 끄적이면 시인이 될 것 같았고

노래를 부르면 음반이 나올 것 같았다.

(p.331)

 

 

"이제 오늘이 십 분밖에 안 남았네. 민수, 

아직도 오늘이 네 인생에서 가장 멋진 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음 오늘이 지나봐야 아는 거 아닐까?"

"아직 확신이 안 선다면 지금이라도 뭔가 해야 하는 거 아냐?

오늘을 가장 멋진 날로 만들기 위해,

그러니까 훗날 오늘을 기억하게 만들 뭔가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거지."

(p.202)

 

 

정말로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도 별로 아쉬운 줄을 몰랐던 거죠.

또 그런 날이 올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p.190)

 

오늘이 내인생에서 가장 멋진 날이 될지도 모르잖아요.

만약 그런 날이라면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 담아두고 싶어서요.

(p.189)

 


나 역시 그 무대에 있었을 때에는 영원히 그곳에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결국 우리는 언젠가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

나는 다른 이들보다 조금 빨리 내려왔을 뿐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추스리려 해봐도 마음은 편해지지 않았다.

(p.163)

 

 

꿈은 이렇게 갑자기, 어느 고시원 옥상에서 삼겹살을 먹다가 생겨나기도 한다.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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