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아이 사춘기 처방전 - 초4부터 중3까지, 다양한 사례로 배우는 사춘기 부모 필독서
이진아 지음 / 한빛라이프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방임이나 간섭이 아닌 진짜 소통을
가능하게 만드는 솔루션 제공"


 

'자녀 문제에 있어서 왜 부모만 자꾸 노력하라는거야? 매를 들어서라도 잘못을 뜯어고쳐야하는거 아니야?'
이런 불만이 없었던 건 아니다. 엄마도 힘든데, 엄마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하지만 아이는 아이이다. 아이에게 어른인 부모가 먼저 미소로 다가서지 못하고, 공감으로 손잡아줘야지 반대로 아이가 부모에게 그렇게 하란 말은 얼토당토 않은 것이지 않을까. 중2병의 정점에서 혼란스러워했던 자신의 딸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사춘기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저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수년간에 걸쳐 직접 만나본 5천여 명의 학생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사춘기 문제로 힘들어하는 부모들을 위한 현실적인 해결책을 정리해 주고 있다.

책을 읽으며 내 마음이 먼저 치유됨을 느꼈다. 말 그대로 힘든 중에 있는 부모 처방전이다. 책을 읽으며 부모세대가 겪은 사춘기 시절과 변해도 너무 변한 지금 시대의 내 아이의 사춘기가 다름을 인정하게 되었다. 또 아이와의 소통, 아이와의 문제 해결이라는 것이 결국 '부모 말을 잘 듣고 따라주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욕심이라는 것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다행인 건 어쩌면 지금의 나는, 지금의 내 아이들은 이만하면 참 잘하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과 감사였다. 스마트폰을 너무 사랑하는 큰 아이가 늘 걱정거리이면서도 그것 말고 칭찬받을 거리가 너무 많은 아이구나 발견해 보았다. 친구들이랑 잘 지내고, 학교 가는 거 좋아하고, 공부도 그만하면 잘해주고, 엄마한테 말하는 것도, 짜증부리는 것도 그만하며 잘하는거구나 생각이 든다. 중2병은 장담 못하지만 말이다. 사춘기는 결국 아이가 가장 힘든 시기라는 것을 먼저 인정하고 기다려 줄 수 있는 부모! 힘들겠지만 결국 아이와 부모 모두가 행복한 길은 그것 뿐인 것 같다.

10여년 부모의 말에 복종(?)하며 예쁘게 커온 아이들에게 10대에 찾아오는 사춘기. 한동안 중2병이 유행이었는데 요즘은 초4병이 난리라고 한다. 저자는 우리 아이들은 병에 걸린 환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철저히 아이들 편에 서서 아이들을 지지, 변호해 준다. 실제로 이 책을 먼저 읽은 딸아이도 엄마도 빨리 읽으라고 재촉했다(^^). 그렇다고 부모들이 잘못했다 혼내지 않는다. 부모도 위로해 준다. 그리고 7가지 유형별 사춘기 극복 처방전을 관련 사례를 바탕으로 친절하게 내려준다.

공감가는 글귀들이다.

"아이가 걱정된다면 아이에 대한 걱정을 멈추고 가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부터 점검해보아야 한다. 아이의 문제는 그 다음이다. 가정 문제가 해결되면 아이는 분명히 치유된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해나가는 부모의 진심, 관심과 사랑, 그리고 대화다.(p.155)"

"딸은 엄마에게서 많은 것을 물려받는다. 여성으로서 삶의 방식과 자존감을 배운다. 그러니 엄마가 먼저 행복하고 당당해야 한다. 엄마가 자식에게 집착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멋지게 살아내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딸을 사랑한다면 지나친 관심을 접고 딸의 감시카메라가 아니라 본보기가 되자.(p.159)"

"아이들에게 방학 때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90% 이상이 '실컷 자고 싶다'고 말한다. 가끔은 아이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자. 그러면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보인다. 바로 여유 말이다. 시간적 여유, 심리적 여유, 자신을 지켜봐주고 믿어주는 부모의 여유가 절실하다. 우리 아이들에게 시간과 편안함과 그리고 믿음을 주자. 아이들에게 간섭하고 걱정하고 조바심 내면 아이는 말할 것도 없고 부모도 피곤하고 힘들다.(p.236)"

책을 읽으며《소통》,《여유》라는 단어가 마음에 크게 와 닿았다. 일찍 진로를 정하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초4 아들과 아직은 사춘기 입문 수준 정도인 초6 딸에게 시간적 여유, 심리적 여유, 자신을 지켜봐주고 믿어주는 부모의 여유를 선물해 주고싶어지게 한 고마운 책이다. '내 아이의 사춘기'로 인해 지금! 힘든 중에 있는 아빠, 엄마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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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길 위를 걷다 - 오늘 만나는 종교개혁 영성의 현장
김성영 외 지음 / 두란노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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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스위스, 프랑스와 영국,
그리고 한국의 종교개혁 진원지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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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는 어느 때보다 엄중한 시기 속에 있습니다. 내적으로는 고유한 영성과 경건성을 상실하고, 외적으로는 사회의 불신을 받고 있습니다. 위태로운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지만 아직 결정적인 전환은 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어쩌면 더 힘든 시간을 버텨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와 같은 혼돈 속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지향점이 있다면 초대교회 신앙과 종교개혁의 시대정신일 것입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지난 10월 마지막 주일이 종교개혁기념주일이었던 기억이 난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 전문학자 및 목회자가 종교개혁 현장에서 한국교회의 미래를 찾고자 기획하며 나온 책이다.

1517년 10월 31일 마르틴 루터가 로마 가톨릭교회의 전통과 교리가 성경적으로 맞는지 토론하기 위해 95개조 반박문을 비텐베르크 성 교회에 붙인 것이 개혁운동의 불씨가 되었던 것을 잘 알고 있다. 종교개혁의 발화점이 되어 주었던 실제 현장을 탐방하는 것이 지금의 우리에게, 한국교회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탐방 자체가 힘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각과 행동이 <바른 신앙의 길>로 돌이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도전하는 기회가 되는 책이었다.

종교개혁의 시작이 되었던 마르틴 루터와 츠빙글리를 찾아서 떠난 1부, 종교개혁의 확산을 주도한 장 칼뱅과 존 웨슬리의 자취가 담긴 2부. 현지 사진과 역사 자료를 통해 교회사 시간에 배웠던 종교개혁사를 찬찬히 다시 훑어보는 기분이었다.

영국에서 신학을 하고 오신 분을 통해 지금도 순수하게 성경과 복음을 붙잡고 살아내는 그리스도인들이 있음을 전해들은 적이 있다. 3부 종교개혁의 전파, 영국의 종교개혁자들을 찾아서 편과 4부 미국과 한국 선교의 뿌리를 찾아서 편에서는 잘 몰랐던 설교자, 목회자들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책 중후반 특히 한국교회의 사례(여의도순복음교회,명성교회 등)가 종교개혁이라는 주요한 과제 보다는 양적 부흥에만 초점이 맞춰진 사례로 보인다. 성장과 부흥을 칭찬 받기에는 한국교회가 공의를 버린 것은 제일 먼저 개혁되어야할 점이 분명하다.  '개혁된 교회도 지금 개혁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책을 읽는 내내 뇌리에 박힌 책이었다.

"개혁된 교회도 지금 개혁되어야 한다."

"21세기 한국교회의 본질적 문제는 개혁의 방법은 커녕 더 근본적인 자각과 개혁으로의 일치도 어렵다는 것이다. 만약 한국교회가 종교개혁을 원한다면 최소한 한국교회의 타락을 겸손하게 인정한 후에 개혁의 일치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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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휘게(Hygge)의 순간, 아이슬란드
조대현.정덕진 글.사진 / 해시태그(Hashtag)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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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휘게(Hygge)의 순간
아이슬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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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게(Hygge)??
한동안 인터넷서점에서 책 제목으로
내 눈길을 끓었던 단어이다.

《편안함, 따뜻함, 아늑함, 안락함》이란
뜻을 가진 덴마크어, 노르웨이어 명사라고 한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또는 혼자서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

일상 속의 소소한 즐거움이나 안락한 환경에서 오는 행복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해시태그출판사에서 나온 트래블 시리즈 중
아이슬란드 편을 읽을 때 받은 느낌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휘게》라는 단어가 정말 딱 어울릴 것 같다.

좁은 나라 안에서 바쁜 일정 속에
쉼 없이 살아가는 삶에 아이슬란드여행은
그런 <휘게>가 되어줄 것 같다.

 

 

이 책은 앞서 소개했던 아이슬란드
여행가이드북으로 여행 준비를 꼼꼼하게 마친 후
여행가방 안에 꼭 같이 넣어가면 좋을 다이어리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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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여행 정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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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매일
나만의 여행기록을 메모할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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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중간
작가의 글과 사진으로 힐링하는
페이지도 있다.

"천천히 돌아보는 여행자의 풍경에서
남은 것은 한 장의 사진이지만
뇌의 기억은 평생토록 감동하게 만든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을 하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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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차 한잔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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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를 위한이 아닌
나를 위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여행 다이어리북에 적어 본다면
여행이 끝난 후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나만의
여행 책자가 완성되어 있을 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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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다이어리북이지만
평소 일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월별 캘린더가 같이 수록되어 있어서
더욱 마음에 드는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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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친구와 함께,
아니 혼자라면 더 좋겠지만
《휘게》를 맛볼 날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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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그린란드 - 아이슬란드 전문가가 만든 최신 가이드북, 2017~2018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정덕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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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전문가가 만든 최신 가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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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하면 겨우 얼음의 나라, 백야, 화산?
그 정도가 전부였나보다.
이번에 읽은 해시태그 트래블 시리즈 세 번째 여행지인
《아이슬란드 & 그린란드》
그렇게 나에게 제일 낯선 곳이었다.

정식 명칭은 아이슬란드공화국(Republic of Iceland)로,
스칸디나비아반도 서쪽 북대서양에 위치한 섬나라이다.

여름 평균 기온은 10°C, 겨울 평균 기온은 1°C라니 춥다는
편견이 싹 사라지고 1년 중 언제 가더라도 참 좋은
여행지가 될 것 같은 기대감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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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책을 쓰기 위해 저자가
3년 동안 8번의 아이슬란드 전역을 여행하면서
아이슬란드인들이 추천하는 각 지역의 맛 집, 숙소 등과
관광지를 직접 찾아가며 사진과 글로
여행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정말 알찬 가이드북이다.

새롭게 알게된 아이슬란드의 매력 하나 하나!!

1.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자연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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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음이 순화되는 힐링여행
3. 아웃도어와 캠핑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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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계절별로 구분된 여행법
5. 세련된 도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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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에서 꼭 해야하는 10가지!!
자연이 정말 너무 큰 선물인 나라임에 분명하다.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정말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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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진 여행지 사진만으로도 우리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지만 실상 여행에 꼭 필요한 정보들을
놓치면 안 된다는 사실!!

앞서 읽었던 블라디보스토크와 대마도 편보다
여행 정보 분량이 훨씬 많다.
그만큼 여행할 곳도 많고, 정보도 많고
아이슬란드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기에 충분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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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여행을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아이슬란드를
공부하고 알아볼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작가가 여행지를 애정하는 마음이 물씬 느껴진다.

그리고 아이슬란드 추천 일정, 요게 정말 마음에 든다.
시간과 여건에 따라 다양하게 추천해준 요 코스만 잘 활용해도

힘들게 떠난 해외여행을 훨씬 수월하게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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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에 대해 먼저 세세하게 알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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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세한 여행 방법은 무조건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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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버킷리스트 10에
포함되어 있다는
《블루라군》
요즘 같은 계절에 가보면 딱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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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를 여행해 본다면
아이슬란드 에어와 에어 그린란드를 이용해
그린란드 여행도 해봄직 하겠다.
물론 여름에 가야겠지??

아이슬란드보다 확실히 열악해보이는(?) 나라 같지만
도전해보고 싶은 여행자들에게는
유용한 여행Tip들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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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혀 -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권정현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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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영화, 전쟁 드라마 등 전쟁을 소재로 한 작품은 잘 못보는 경향이 있다. 올해 제7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칼과 혀》는 딱히 전쟁 소설이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 없지만 읽는 동안 전쟁, 피, 칼, 총, 죽음과 관련된 문장들이 계속 되기에 개인적으론 비위가 약해지기도 했다. 특히 개, 닭 등 도마 위에서 재료를 다루는 장면이 그랬다. 하지만 주요 인물 세 명이 화자가 되어 각기 자신의 상황을 써내려가는 형식은 중간중간 소설의 긴장감을 잃어버리지 않게 해주었고, 단숨에 읽어내게 하는 매력은 분명히 있었다.

한 접시의 요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접시에 담긴 요리사의 진심이다. 모든 일에는 흥하고 망함이 있다. 너희들이 매 순간 중심을 잃지 않을 때, 우리를 위협하는 제국주의자들의 힘도 무뎌지는 것이다. 그러니 집으로 돌아가거든, 자신이 오늘 하루 소꼬리를 잘라내는데 썼던 그 칼이 진정으로 필요한 곳이 어디인지 고민해보기 바란다. (p.54)

요리사 첸의 아버지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소설은 어느 장면 하나 지루하지 않고 박진감 넘친다. 요리를 통해 상대 지배국의 장수를 넘어뜨리려고 하는 발상이 신선했고, 소설 속 관동군 사령관인 오토조(모리)가 사실 실존 인물이었다는 점이 재미있기도 했다. 사찰의 미륵과 일찍 여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그로 하여금 충분히 허상을 쫓게 했을 법하다. 오토조는 그렇게 제국주의 일본을 잘 표현해주는 인물이 되었다.  죽음을 각오하고 또한 혀를 잘리는 수모 속에서도 해방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투박한 외모의 중국인 요리사 첸과 여인으로서 한 개인의 인생이지만 우리나라의 아픔의 역사가 고스란히 배어있는 길순, 세 인물을 통해 한중일 세 나라의 역사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였다.

1945년 일제 패망 직전의 만주,
전쟁을 두려워하는 일본 관동군 사령관 모리,
그를 암살하려는 천재 중국인 요리사 챈,
그리고 그들 사이에 끼어든 조선 여인 길순!


제목이 왜 칼과 혀일까 했는데 여러 의미를 담고 있는 듯 하다. 요리라는 뜻밖의 주제로 한.중.일의 전쟁사를 끄집어 내면서 도마 위의 칼과 요리의 맛을 쫓는 혀를 말해주기도 하고, 또 죽음을 부르는 칼과 혀를 연상케 한다. 요리의 맛에 그토록 집착하던 오토조의 결국은 끔찍했다. 제국주의의 맛에 빠져있던 일본군의 마지막 또한 모두를 끔찍하게 한 것처럼!

나는 자네 사령관의 혀, 라고 말하려다가 그만둔다. 나의 목적은, 나의 유일한 기대는, 사령관이 나의 요리에 길들여지기를 바라는 것. 착각이 아니라면, 계획대로 나의 요리는 조금씩 사령관의 혀를 길들여가고 있다. 내가 이렇듯 목숨을 연장받고 있다는 게 그 증거다. 놈은 결코 죽이지 못할 것이다. 놈은 제 혀가 기억하는 죽한 그릇의 고소함을 결코 쉽게 물리치지 못할 것이다. (p.202)

책을 덮으며 궁금해지는 것 하나는 이 책에 등장한 특이한 재료를 이용한 갖가지 요리들이 진짜 있는 요리일까 하는 의문이다. 실제 중국요리는 지방별로 상이하고 그 가짓수도 엄청날텐데... '세상에 없는 요리'로 내기에 맞었다고 하니 소설을 위한 요리를 만들어 낸 작가가 대단한 것 같다. 중국에 가서 요리를  먹어볼 기회가 생긴다면 요리에 대한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첸>이 생각날지도 모르겠다. 또, 길순을 통해 소개되는 선지국과 청국장은 소설가가 담아내고 싶어한 우리의 정서임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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