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ⅹ 빅데이터 마케팅 - 마케터의 업무가 변한다
야마모토 사토루 지음, 양희은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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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P.30

'마케팅 도입된 AI(이하 마케팅 AI)'란 무엇일까요?

먼저, 마케팅 AI의 목적은 사람의 심정 변화를 파악하고 그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정보를 발신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바로 사람의 마음을 반영하는 데이터입니다. AI에게는 데이터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4차 산업혁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 AI와 마케팅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내게는 이 두 분양의 지식이 없기에 이 책이 꼭 필요했다. 하지만....사전지식이 많지 않아서 이해하고 공감하며 읽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읽고 나니 정말 꼭 공부해야 하는 분야겠다는 확신이 든다.

 

이 책의 저자는 야마모토 사토루이다. 그는 데이터 아티스트의 ceo라고 한다. 650여개 회사가 도입하여 실적을 쌓아온 Web 마케팅 툴 'DLPO'를 10년 이상 개발하며 쌓은 노하우와 도쿄 대학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얻은 기술력을 배경으로 대기업 중심의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컨설팅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의 이론적 배경과 실제 현장에서 얻은 노하우가 이 책에 담겨있는 느낌이 들었다.

 

1장에서는 마케터를 위한 AI와 빅데이터를 설명하고 있고, 2장에서 AI마케팅의 기초지식, 3장에서 실전 AI마케팅을 다룬다. 4장에서는 더 나아가 수요를 개적학는 AI마케팅, 5장에서는 마케팅의 미래에 대해 다룬다.

 

AI를 마케팅에 활용하고자 할 때, 어떤 프로세스로 접근하면 용이한지, 어떤 부분에 신경을 써야할지를 세심하게 짚어주고 있다. 그래서 비전문가 입장에서는 어렵기는 하지만, 내가 모르던 세계에 대해 새로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AI, AI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고 중요한 것도 알고, 필요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뭐가 예전의 시스템과 다르다는 건지 명확한 이해가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쬐금 알게 된 기분이다.

 

P.15

기존의 산업 혁명은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이 개발되어도 그 기술을 습득하는 인간의 학습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생산성이 지속해서 성장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AI의 경우, 인간을 거치지 않고 AI 스스로 지속해서 학습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성이 눈 덩어리처럼 향상됩니다. 즉, 한번 파도에 올라탈 시기를 놓치게 되면, 그 차이가 종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에 AI를 활용한 생산성 향상에 빠르게 뛰어드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즉, 기존의 산업혁명과 달리 AI가 스스로 학습해 쌓아갈 그 파워가 엄청나기에 빨리 대응하지 않으면 그 격차가 예전과는 다를 것이라는 말이다. 이 글을 읽으니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이었다. 마케팅 AI가 커버할 영역은 제조 혁신, 산업보안, 유통, 소매부터 관광, 교육, 건강, 의료, 간호, 금융, 농업, 자동차, 스마트하우스, 커뮤니티, 에너지까지 한계가 없어 보인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설문조사에서는 고객이 솔직하게 답변을 하지 않을 수 있는데, AI를 이용하면 실제 행동패턴을 파악할 수 있어 정말 사용자가 원하는 것, 사용하는 것 구매하는 것이 파악이 된다는 것이다. 이를 활용하여 그 고객이 검색하지 않아도 그 고객이 구매할 상품들을 노출시키고, 계속 팬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를 위해 AI는 배워서 문장도 만들고, 문장을 이미지로 바꾸기도 하고, 예측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인간은 필요없어지는가? 그것은 아니다. AI가 스스로 학습은 하지만 그 프로세서는 필요하기에 효과적으로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데이터의 연결이나 학습을 프로그래밍해야 하는 것이다. AI에게 다 맡겨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말이다. 저자는 고령화 저출산 문제의 대안으로 AI를 내놓고 있기도 하다.

 

P.27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일본에 이어 한국이 빠르게 겪고 있어 생산성 향상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인공 지능 사회 구현에 관련된 규제가 다른 나라보다 조금 더 빨리 완화될 수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양의 데이터를 조금이라도 빠르게 취득하고, 그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선행자의 혜택을 누릴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포노사피엔스>를 읽을 때도 데이터 수집을 위해 많은 개인 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국가들을 보며 옳은 것인가?하는 고민이 많이 들었었다. 일본과 한국은 그에 비해 여전히 제제가 많으니 말이다. 그때도 고민한 부분이지만.. 현 상황을 직시하고, 미래에 대한 목표를 빨리 세우지 않으면 어영부영하는 동안 후퇴하고 마는 것은 아닌가 위기감도 든다.

 

이 책을 통해서 과거를 분석해서 미래에 대한 예측을 내놓는 프로세스를 본 기분이다. 결국 데이터들이 과거이고 그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지는 것이다. 이는 AI 분야 뿐만 아니라 한 개인의 사고과정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쉽지는 않았지만 읽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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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 1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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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소재를 소설로 그려내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김진명 작가. <직지-아모르 마네트> 역시 그의 능력이 빛난다. 읽는 동안 '소설이야? 진짜 있었던 일이야?'를 계속 물어야할 정도로 작품 속에 빠져들었고, 사실과 허구의 경계선이 명확히 보이지 않을 때가 많았다.

 

초반부 드라큘라를 연상시키는 살인 사건 현장을 마주했을 때는 순간 이 소설의 장르가 무엇이더라?하며 의아해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살인 사건의 진상을 파해쳐 나가다 만나게 되는 우리의 역사. 책을 손에 잡자마자 2권까지 내달리게 되었다.

 

1권과 2권이 괜히 나눠져 있는 것이 아니라 1권은 현 시대를 그리고 있다면, 2권의 배경은 과거다. 시간에 따라 명확하게 내용이 분리되다 보니 다 읽고 나서 각각의 내용이 좀 더 명확하게 구별된다는 장점이 있었다. 1권은 미스터리 추리물에 가깝다면 2권은 역사소설 느낌이었다.

1. 역사의 쓸모

얼마전 김대식 교수님의 <그들은 어떻게 세상의 중심이 되었는가?> 에서 인상깊었던 부분이 이 책과 연결되었다. 바로 인쇄 기술에 대한 이야기였다.

 

p.277


그러나 역사는 유럽에 세 가지 행운을 가져다줬다. 그리스 로마 지식의 이식,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 인쇄 기술의 발명을 통해 다시 한번 재기에 성공했고 네덜란드는 이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즉,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유럽을 부흥기로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이었다. 분명, 세계사 시간에 배웠을 내용인데 책으로 만나니 새로웠고, <직지>로 만나니 그것이 얼마나 큰 사건이었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의 "한국은 금속활자 발명과 디지털 기술로 인류에게 큰 선물을 줬다."는 말에 이렇게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의 장편소설을 완성해 낸 작가의 필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최태성 선생님의 <역사의 쓸모>에서 이야기하는 이 '쓸모'를 잘 표현한 것이 이 책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잠들어 있던 역사적 사건들에 상상력을 입혀 죽은 역사가 아닌 다시 살아있는 '지금' 우리에게도 분명한 메시지가 전해지는 형태로 역사를 보여주는 작품이 <직지>였다.

이처럼 내게 <직지>는 단순한 소설을 넘어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의 길이 향하던 최종 목적지 같은 모습이었다.

2. 잘 짜여진 미스터리물

P.009

놀라운 일이었다. 귓볼에서 약 3센티미터 아래 목 부분에 네 개의 구멍이 나 있었고, 그 구멍들의 가장자리에는 시커멓게 피가 엉겨 붙어 있었다. 자세히 보니 응고된 핏덩어리 위로 사람의 입술 흔적이 남아 있어 놀라움은 더해졌다. 목에 남아 있는 이 입술 증거대로라면 누군가 시신의 목에 입을 들이대고 물었다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운전이 싫어 차를 몰고 나가는 일도 없다는 퇴임한 라틴어과 교수 전형우. 원한, 치정, 복수 어느 것 하나 연결하기 힘든 이가 살해 당했는데, 사체는 더더욱 이해가 안 되는 모습이다. 피가 빨리고, 창이 꽂쳐있고, 귀가 떨어져 나가 있는 잔혹하게 이를데 없는 처참한 모습. 하지만, 어떤 단서도 흘리지 않고, 살인 현장을 수습했다는 점에서 분명 프로가 저지른 일일진데, 그러기엔 너무나도 과하다. 모순점 투성이 살인 사건인지라 경찰에서도 좀처럼 해결하기 어렵다. 

하지만, 사회부 기자 김기연은 해결만 하면 특종임을 직감하고 사건을 파고든다. 대학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유학도 다녀온 이력이 있다. 이러한 그녀의 이력은 이 사건을 풀어가는 곳곳에서 징검다리처럼 등장한다. 미모의 여기자로 묘사되고 있으며, 당차면서도 문학적 감수성도 풍부하여 주어진 단서들을 다른 방향에서 보고 연결 짓는 능력이 있다.

'직지'와 관련된 역사적 배경을 모르더라도 미스터리 추리물 자체로서 재미있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로 나와도 매력적인 콘텐츠가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3. '직지'


별다른 문제 없이 살던 퇴임한 라틴어 교수가 잔혹한 죽음에 이르게 된 이유의 시작은 '직지'였다. 직지심경이라 불리었던 직지.

 

p.47

"줄여서 직지라 부르지만 원래는 직지심체요절이네요."

"정식 명칭은 더 길어요. '백운화상초록 불조직지심체요절'이니까. 직지란 곧바로 가르킨다는 뜻이고 심체란 마음의 근본이란 뜻이니, 제목을 그대로 풀면 '백운화상이 기록이 기록한 마음의 근본을 깨닫는 글귀'가 되겠지요."

"일종의 불경인가요?"

"불경처럼 오해되어 왔지만 사실 불경은 아니에요."

"그러나 직지심경이라 하잖아요. 금강경, 천수경같이 말이에요."

"불경이란 정확하게는 부처의 말씀을 아난존자가 옮겨 적은 걸 말하는 것ㅂ니다. 그런데 직지는 제목에서 보듯이 백운화상이라는 고려시대 고승이 역대 선승들의 선문답을 적은 것으로 불경이 아닌데 여기에 직지심경이라는, 마치 불경과도 같은 이름이 잘못 붙였어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잠들어있던 이 직지를 1967년, 이 도서관의 사서로 근무하던 박병선 박사가 직지를 찾아내어 발표했다. 하지만, 원본의 이름이 너무 길어 알리는데 장애가 되어 결국 프랑스인들이 붙여준 틀린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하여 직지심경이라는 명칭이 붙게 되었다고 한다. 어디선가 스쳐들었던 내용이 이렇게 소설 속에 등장하자 더 명확하게 각인된다.


그렇다면, 왜 직지가 살인 사건과 연관이 있는가? '직지는 책 내용의 중요성보다 금속활자로 인쇄된 '최초'의 책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이제 전 세계가 다아는 사실로 인해서 교수가 살해당했다는 것은 너무 구태의연하다. 전형우 교수가 직지가 구텐베르크에게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을 증명할 '카레나'에 접근했다는 것이 그의 목숨을 위협한 것이라 추측한 김기연 기자. 유럽의 부흥을 이끈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그의 독창적 기술이 아닌 고려로부터 전수받은 기술이라면, 세계사적 의의가 달라지는 것이다.


고려의 뛰어난 문화와 기술이 조선을 세운 세력의 악의적인 조작으로 사라진 점도 한탄하는 부분들이 나온다. 역사 공부를 깊이하지 않다보니 어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을 접하면 단순히 그렇구나 하고 말았지 이렇게 다각도로 살피고 비판해 볼 생각을 안했다는 점이 반성이 되었다. 그래서 토론,토론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역사가 살아 숨쉬기 위해서는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시대적 배경과 함께 현재라면, 지금이라면 어떻게 했어야 맞는지를 생각해야함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직지2>에서 이러한 깨달음이 더 깊어져만 갔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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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 2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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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은 미스터리 사건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2권은 역사적 상상력이 압권이었다. 마치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매력이 있었다. 1권은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 긴박한 마음으로 몰입했다면, 2권은 이야기 속 주인공 이야기에 울고 마음 아파하며 몰입하게 되었다.


1. 한 줄도 무겁게 읽자.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했다. 역사책을 읽을 때 그저 그런 줄 알았다. 단순한 사실, 정보로만 접했지 그 한 줄에 담긴 무게까지 살펴보지 못했었다. 한글을 만들고 반포하고 일상적으로 쓰게 될 때까지 누군가는 그 일에 목숨이 오갔겠구나 하는 뒤늦은 깨달음이 들었다.

구텐베르크 역시 그저 서양 최초로 인쇄술을 발명한 사람이다라는 사실만 알고 있었지, 그 역시 삶이 있었던 존재라는 것을 생각조차 안했구나 싶었다. 앞으로 역사를 볼 때 단순한 정보가 아닌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삶을 봐야겠다고 다짐하게 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한글 창제 과정에서 세종 대왕이 겪었을 고충, 그의 뜻을 따르면서도 불안했을 이들의 상황을 <직지2>에서 조금이나마 헤아려볼 수 있었다.

p.044

"본관은 조선왕이 바녁을 도모하고 있다는 확고부동한 증거를 갖고 있소!"

어전에 든 주구의 첫마디는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생략)

정인지는 종이에 적힌 글자를 보는 순간 경악했다. 아니 정인지만이 아니었다. 왕을 도와 새 글자를 만들고 있던 신하들은 말할 것도 없고, 새 글자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던 신하들도 소스라치게 놀랐다.

(생략)

사대부의 지위를 크게 높여 왕조차도 함부로 대할 수 없도록 한 유학은 위대한 성인 공자가 정립한 절대적 진리였다. 그런데 왕이 쉬운 글자를 만들어 백성이 글을 알게 된다면, 이는 명나라에 대한 반역이기 이전에 공자를 장사지내겠다는 위험한도발이었다.

(생략)

"이건 반역이다! 조선왕이 천하의 황제가 되려는 건가?"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 출판 역시 그 시대에 단순한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다른 장벽들도 존재했었음을 추측할 수 있었다.

p.194

"그래 금속활자로 성경을 찍을 수 있을 만큼 찍게."

쿠자누스의 말투는 침착하기 그지없지만, 구텐베르크의 두 눈은 찢어질 듯 확장되었고 목소리는 갈라져 나왔다.

"뭐야? 이건 나를 죽이려는 계획인가, 아니면 교황에 대한 복수인가? 만약 나를 죽이려는 계획이라면 완벽한 성공이 보장되지만 교황에 대한 복수라면 치명적 실패야. 나도 죽겠지만 나에게 일을 시킨 자네도 무사하지 않을테니 말이야."

쿠자누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말이었다. (생략)

교황을 비롯한 사제들의 권능은 신의 말씀을 대신 전하는 데서 나오는데, 성경이 보통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면 사제들의 말은 진리가 아닌 검증의 대상으로 전락할 터였다.

2. 세계 최초 타이틀보다 중요한 것

'최초'라는 기록은 깰 수 없기에 어떤 것보다 의미 있는 타이틀이라고 한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로 인쇄된 <직지>. 하지만, 작가는 그 세계 최초 타이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p.128


은수는 필사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우수한 금속활자가 있음에도 국가가 그것을 틀어쥔 채 유교 경전만 한 해에 수십권, 많아야 200권 정도 찍어내는 조선이라는 나라가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

이에 비해,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은 직지보다 뒤에 나왔으나 세상을 바꾼다. 종교개혁을 이끌어내는데도 큰 역할을 한다. 일부 권력층의 전유물이었던 성경부터 지식이 담긴 글들까지 쉽게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래서 김기연 기자의 입을 빌려 작가는 말한다.

p.261

직지를 올바로 이해하고 그 의미를 확산시키기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구텐베르크의 업적을 깊이 이해하고 칭찬하는 것입니다.

p. 262

구텐베르크를 인정하고 나면 우리 직지의 진짜 가치가 보일 것입니다.

이에 덧붙여 '세계 최고'의 프레임도 넘어서라고 메시지를 던진다. 그리고 무엇이 중요한지를 보라고 또 강조한다.

p.268

"김 기자님이 참 좋은 말을 했어요. 우리도 직지가 세계 최고라는 것만 주장하다 보니 막상 그 내용이 무엇인지에는 관심도 없었어요. 직지심체요절에는 정말 귀담아들을 말이 많은데..., 한마디로 말하면 마음을 바로 보면 그곳에 길이 있다는 것이죠. 직지는 마음 수양법입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요즘 세상에 귀감이 되는 말도 많이 담겨 있지요."

직지는 최초로 금속활자로 인쇄된 책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직지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바라보게 되었다. '최초', '최고'라는 타이틀 때문에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점검해야겠다는 생각도 드는 부분이었다.


3. 나보다 약한 사람과의 동행 - 한글, 금속활자에 담긴 정신


1권에서는 솔직하게 2000년대에 한 사람이 죽었는데 그게 금속활자 때문이라는 설정이 쉽게 수긍되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그게 누군가에게는 옳든 그르든 목숨만큼이나 중요한 신념일 수도 있음을 설득당하게 되었다. '신념'. 어쩌면 이 세상을 바꾸는 원천은 '신념'이 아니었을까?


내 백성의 어려움을 보살피겠다는 세종대왕의 신념. 그 신념을 어떻게든 지키고 실현시키고자 하는 카레나의 신념. 그 신념이 씨앗이 되어 기적처럼 저 먼 나라로 넘어가 또 곧은 신념을 지닌 이들의 그것에 더해져 금속활자가 꽃피게 된다.


2권에서는 '한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누구나 쉽게 글을 익혀 어려움을 겪게 하지 않겠다는 마음. 그 '한글'을 전파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금속활자. 발각되면 명나라를 향한 도발이 될 수 있다. 기존 세력들은 자기보다 밑의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알게 되는 것을 원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은밀히 벼슬도 없는  신미 대사와 주자간의 한 주자사의 힘을 모아 이를 이루어내려고 한 세종대왕의 신념. 그런 신념이 발현되어 지금 이 순간 내 나라의 말과 글로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니.. 막연히 알던 것과 이렇게 소설 속에서 생생한 인물들과 만나 느껴지는 것은 확실히 달랐다.


주자사의 딸 은서가 한글의 기본 서체를 완성했을 때 세종대왕과 만나 나눈 대화에 그 정신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p. 27

 

"예쁜 글자도 있고 웅장한 글자도 있을진데 어떻게 그런 편안한 서체를 만들었느냐?"

"한자가 어려워 글을 읽을 수 없는 백성들을 위하여 새로운 문자를 만드신다 들었습니다. 그리하면 수많은 반대가 있을 터인데 글자가 예쁘기만 하면 멸시를 받을 것이고, 글자가 웅장하면 배척을 받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편안함을 기본으로 하되 전하의 정신을 담아 당당하게 만들었습니다."

"허, 너의 총명함이 가히 하늘에 닿는구나. 그러하면 너는 새 글자를 다 익혔느냐?"

"현재까지 만들어진 것은 다 알고 있사옵니다."

"어렵더냐?"

"세상에 그보다 쉬운 일도 없을 지경이었나이다."

"못 담을 소리가 있더냐?"

"새소리는 물론이고 물소리, 벌레 소리, 바람 소리까지 못담는 소리가 없으니 이는 신묘하기 그지없는 일이옵니다."

"새 글자가 모든 한자를 대신할 수 있겠더냐?"

"물론이옵니다. 오히려 한자로는 새 글자를 다 나타낼 수 없사옵니다. 멍멍, 꿀꿀 하는 소리르 한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사옵니까."


좀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가지만.. 요즘 아이와 한글 공부 중이다. <직지>를 읽다보니 지금 우리 글자를 익히고 있는 아이에게 이 글자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어떤 마음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를 알려주고 싶어서 세종대왕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김진명작가의 <직지>라는 책을 읽으면 우리 글자에 담긴 신념이 닿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적 내용을 단순히 역사책 한 줄로 기억하기 보다 이런 문학작품으로 접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이다.


p. 179


"당신이 금속활자를 온 세상에 퍼뜨려주세요. 저의 아버지가 가셨던 길이고, 제가 가장 따랐던 분이 가시던 길이에요."

"가장 따랐던 분이 누구요?"

"내 나라 코리의 왕이시죠. 그분은 제가 따르는 술을 거절하셨어요. 첫 잔을 낭군에게 줘야 한다며 저를 지켜주셨어요. 그리고 가난하고 못 배운 백성들을 위해 글자를 만드셨어요. 글을 가져야 강해진다고 말씀하셨죠."

"글자를 만들어요? 그게 어떻게 가능하오? 글자란 오랜 세월을 두고 저절로 만들어지는 건데."

(생략)

"글자를 움켜쥐고, 지식을 움켜쥐고, 권력을 움켜쥔 탐욕스런 지배자들로부터 벗어나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들이 힘을 기르고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요."

"아!"

p.180

"왕이 그랬단 말이오?"

"네."

"코리의 왕이?"

"네."

"정상적인 권력을 가진 왕이 맞소?"

p.181

"하늘에 계신 하느님 아버지, 당신께서 독생자를 우리에게 보내신 건 어리석은 우리에게 희생을 가르치려 하신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생략)

멀리 코리의 왕이 자신들의 백성을 위하여 글자를 만들어주었다는 사실을 오늘 하느님 아버지께서 제게 일깨워주신 뜻을 깊이 깨닫고자 합니다. 백성들로 하여금 저를 섬기게 하지 말고 저로 하여금 백성을 섬기게 하라는 소명임을 직관하였는 바, 저는 당신께서 카레나를 통하여 제게 계시하신 대로 금속활자를 퍼뜨리는 데 소임을 다하고자 하나이다.

카레나와 교황 성하 쿠자누스의 대화이다. 신념과 신념이 만나는 순간이다. 이는 더 큰 신념이 되어 세상을 이롭게 하는데 쓰였다. 자신만의 이익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여려움을 살피고 함께 손잡을 때 세상은 좋아질 수 있음을 깨닫게 하는 대목이었다.

국수주의로 치닿고 있는 요즘 세계 정세와 대비되는 내용들이 가득했던 <직지>였다. 또 4차산업시대로 접어들면서 잃어버리기 쉬운 길을 역사를 들여다 보면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미스터리 추리물로써도, 역사물로써도 완성도가 높은 <직지> 덕분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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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하게 바라본 4차 산업혁명
김동철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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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관련 된 책을 몇 권이나 들었다가 덮고 덮고 했었다. 확실하게 마음에 와닿지 않고 어려워서였다. 그런데 이 책은 일단 중간 중간 차트나 그림, 사진 자료가 많고 독자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마음을 써 편집했음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줄이 쳐져 있는 책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처럼 내가 잘 모르는 영역인 경우에는 그 줄이 유용할 수 있구나 싶었다. 전문적인 이야기가 등장하여 영혼이 가출하다 노란 줄을 보이면 다시 정신을 잡을 수 있었다.  

 

1. 저자의 이력

 

이 책의 저자 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이사의 이력이 화려한데, 특히 데이터 솔루션 전문기업 (주)데이타솔루션의 대표이사 및 데이터부문장으로 빅데이터 사업을 총괄했다는 부분이 눈에 띈다. <삐딱하게 바라본 4차 산업혁명> 책을 읽으면서 제일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빅데이터였다. 이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활용해 본 이의 이야기라 뜬구름같지 않고 공감도 되고 놀랍게 다가오는 부분도 많았던 것 같다.

  

P.6

 

이 책이 어려운 주제를 다루면서 허탈할 정도로 쉬운 내용으로 구성된 계기는 대학생들과 진로 상담을 하면서이다. 대학 졸업생들의 평생소원인 버킷리스트에 '저자 되어보기'가 있었지만 실제로 달성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을 발견하고서다. 이 책이 하면 된다는 용기를 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평소에 하는 일들을 10년 지속하면 박사 수준에 이르고, 그동안 경험한 내용을 책이 가지는 틀에 맞게 적어 내려가기만 하면 책이 된다는 간단한 사실이다.

 

저자도 언급했다시피, 정말 이 책은 주제는 어렵지만 내용은 쉽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잘 설명하기 위해서는 자기 스스로 잘 알고 있어야 하고, 상대가 무엇을 모르고 어려워하는가를 알아야 한다. 저자는 이 분야를 깊이 이해하고 있고, 다른 이들이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잘 알고 글을 썼기에 어려운 주제임에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2. 4차 산업혁명의 핵심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들에 대한 설명이 상세하면서 알기 쉽게 되어있다. IT, 오픈소스, 클라우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요즘 종종 들리는 말들이지만 설명해보세요 하면 무엇하나 제대로 대답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어렴풋하게나마 개념을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왜 그 분야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P.42

이제 IT는 옵션이 아니다.

 

인간의 생애주기에 지식과 언어능력 그리고 신체적 능력이 기본적인 인프라가 되듯이 지금부터는 IT적인 부분들도 주요한 인프라적인 요소로 구분되어야 한다. 그러한 요소들은 범국가적 관심이 절실한 부분으로 구분되어야 한다.

 

2018년 기준으로 시가 총액 TOP10 중 IT 기업이 70%를 차지하고 있다. 10년 전 에너지기업이 50%를 차지한 것에 비해 짧은 시간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IT 강국을 외치던 우리나라가 그 속에 없다는 점은 우리 나라의 국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지금 어디에 주목해야 할 지도 고민하게 하는 부분이다.

P. 50

24시간 365일 일하는 상상을 해본다. 내가 직업이 있든 없든 오프라인 상에서의 나와는 별개로 가상의 사회에서 나의 아바타는 데이터를 이용한 국제 결혼 중매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생략) 비즈니스가 노동력에 기반한 세상은 끝났다. 비즈니스는 상상력에 기반을 둔 순발력이며 실행력이다. 나는 죽을 때까지 국세청에 세금을 내는 영원한 사업가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3. 앞으로의 학습

 

인공지능의 학습능력 때문에 인공지능이 인간을 능가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우리에게는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떤 것을 공부하고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chapter11. 인공지능 시대의 학습방법
p.94
머신러닝의 주요한 골자는 최적화와 반복이다. 최적화는 복잡해서 손으로 하기 힘들고, 반복적인 작업은 시간의 문제로,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두 가지 요소는 모두 새로운 지식과 예측에 있어서 정밀도와 안정성을 추구한다. 그러나 사람이 학습히른 방법과는 상당히 다른 과정을 보인다. 그리고 그러한 결과들이 인간의 지식 습득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로 인공지능 데이테베이스에서 열대야를 검색했을 때 시금치라는 단어가 87%의 유사성을 가지고 등장한다고 한다. 무슨 상관이지?하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폭염과 가뭄으로 시금치 가격이 57%나 올랐고 열대야 날짜 그래프와 시금치 가격 그래프가 상당히 일치했다고 한다. 인공지능이 별개의 요소들을 유의미한 연결로 순식간에 보여준다는 점에서 놀라웠다.

p.95
인공지능으로 가는 길목에서 챗봇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생략)여기에
머신러닝 기법이 사용되고 있다.(생략) 중장기적으로는 고객에게 의도적인 질문을 던져서 필요한 정보를 뽑아내거나 고객의 감성적인 부분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수준까지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역시 머신러닝 기법이 적용되고 있고 이를 활용하여 공부하기도 하는데 고객의 데이터를 축적하여 개인별 특성을 파악해 개인별로 다른 화면과 정보를 경쟁적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대학 강의를 수강하는 IBM의 인공지능 기기 왓슨의 이야기, 딥러닝을 통해 사진을 보여주면 글로 서술해 주는 이미지 인식 분야의 기술에 입이 벌어진다. 이는 인간은 그럼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하는 고민으로 이어진다. 또, 인간이 설 수 있는 자리는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도 남는다.

이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P.113

좀 더 세밀한 부분까지를 구분하고 예측하는 요구가 넘쳐나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차원으로의 접근은 프로그램으로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사람의 창의력이 필요한 부분이며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연결되어 있다. 4차 산업혁명 또한 아직은 사람에 의존하는 부분이 상당하며, 사람과 IT가 서로 보완적으로 작동한다면 폭발적인 시너지를 만들어낼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우리 삶을 개선해나갈 수 있는 힌트들도 얻을 수 있었다. 고속도로 이용요금을 막히는 시간대에 따라 다르게 부과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전자제품들을 고장나기 전에 미리 정비할 수 있게 하고, 중소기업에서 1년 간 교육만 받고 더 큰 기업으로 가버리는 비윤리적인 신입사원을 채용과정에서 걸러낼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등의 아이디어들이 흥미로웠다.

 

또한, 청년실업도 문제이지만, 중장년층이 겪는 제2의 실업을 대비할 수 있도록 AI 직업 추천 시스템 구축에 대한 이야기도 공감이 되었다.

P.171

전공을 잠시 접어두고 영업으로 일정 기간 외도를 해보는 것도 값진 경험이다. 공부한 것과 경험한 것은 둘 다 본인을 위한 거름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보험이다.

 

기대 수명이 길어진 만큼 나도 제2의 직업을 가져야할 순간이 올 것이다. 그때를 대비해서 나는 지금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떤 경험을 쌓고 있는 것일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하는 구절이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들에 대한 쉬운 설명과 함께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세상과 그 속에서 우리가 가야할 길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유용한 책이었다.

 

*출판사의 제공으로 도서를 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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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 콘셉트부터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까지 취향 저격 ‘공간’ 브랜딩의 모든 것
이경미.정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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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를 내겠다는 목표를 가졌다면 일단 이 책을 꼭 읽어 볼 것을 권한다. 보이는 것부터 보이지 않는 것까지.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에 나온 내용을 체크하지 않고 가게를 여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감히 말해 본다. 가게를 차리려고 하지 않는다 해도 자신의 공간을 꾸미길 원하는 이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컨셉트'. '취향', '한 방', '매력' 있는 공간을 만드는 지침서였다.

 

p.12

 

자신만의 가게를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간에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자신만의 '취향'을 담는 것입니다. 최근 소비 트렌드는 기존의 획일화된 상품 소비에서 좀 더 다양하고 개성 있는 작품의 소비로 바뀌고 있습니다. 더 이상 익숙하고 식상한 공간 디자인은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기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공간에는 '취향'이 잘 담겨져 있나요? 만약, 부족한 것이 있다면 무엇을 어떻게 바꾸고 채워야 할까요?

 

이 책의 작가 정은아는 이렇게 공간을 꾸미는, 즉 무언가에 영혼을 불어넣는 일은 4차 산업혁명과 기술의 발달로도 할 수 없는 일이라 얘기한다. 그렇기에 공간의 본질을 잊지 않고 시대의 흐름과 트렌드에 맞게 변화하여 공간에 숨을 불어 넣는 스페이스 크리에이터로서 진화해나갈 것이라 한다.

 

1. 입이 벌어질 정도의 정보

 

여행 책을 읽고 있나 싶을 정도로 방대한 사진자료가 많다. 정말 책을 읽는다기 보다는 예쁘고 매력적인 가게들을 구경다니는 기분이었다. 책 부록에 이 책에 소개된 가게의 이름과 함께 주소까지 제공하고 있다. 한국 곳곳은 당연하고, 일본,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의 가게들까지 게재되어 있다. 각 가게들의 포인트들을 짚어 주고 있어서 단순히 사진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사실들까지 공감할 수 있게 해 준다. 저자가 정말 꼼꼼한 사람이구나, 이 책에도 자신의 생각을 불어 넣기 위해 정말 노력했구나 하는 마음이 절로 느껴졌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작가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책을 읽게 되는 순간들도 있었다.

p.15

 

공간을 구성하는 것들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공간을 기획한다는 것은 '맞다.', '틀리다.'의 문제가 아닌 '좀 더 나은 것'을 찾는 문제입니다. 이 책이 주어진 환경에서 공간 디자인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로드맵이 되길 바랍니다.

 

2. 끌리는 공간의 시작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서 준비하라는 메시지가 마음에 와닿았다. 겉으로 잘 보이는 요소들은 오히려 쉽게 준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결국 결정적인 차이를 만드는 것은 아주 작은 요소까지 신경을 쓰느냐 아니냐라 생각된다. 이 책에서는 그 점을 제대로 짚어주고 있다. 

 

p.92

 

공간 디자인의 마지막 단계는 바로 움직이는 이미지인 스태프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미지는 예쁘고 잘생긴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스태프의 이미지 콘셉트와 애티튜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생략)

아오야마의 플래그쉽을 방문했을 때 일입니다. 쉽지 않은 콘셉트의 자켓과 하의를 입은, 나이가 조금 있어 보이는 남자 스태프가 핫한 스트리트 브랜드인 '슈프림'의 스냅백과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손님을 매우 친절히 응대해주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은 디자이너 브랜드라고만 생각했던 이 브랜드 옷이 다른 브랜드와 조화가 가능하고, 연령을 초원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3. 다시 찾고 싶은 공간에는 티핑포인트가 있다.

 

예쁜 소품이 많다거나 유명하다고 해서 방문했지만, 뭔가 불편하고 지치는 가게들이 있다. 예쁘고 독특한 가게는 요즘 말그대로 널렸기 때문에 불편한 곳은 굳이 다시 가지 않게 된다. 그렇기에 다시 찾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면 신경써야할 부분이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p.130

 

상품 배치는 과학이다.

 

서비스 디자인의 시작은 소비자의 관점으로 공간을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간의 소통 정도에 따라 소비자는 예상외의 것에 감동을 받거나 불쾌해 할 수 있고 의도하지 않은 방향의 해석을 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우리가 소비자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p.132

 

여성 소비자들의 경우 많은 상품이 진열된 가운데 마음이 드는 상품을 살펴보고, 혼자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매우 좋습니다.

 

p.138

 

소비자의 동선을 유도할 때에는 모든 것을 말이나 글로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p.150

 

배려는 디테일에서 판가름 된다.

 

카페나 식당을 운영하는 경우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기다리는 공간'입니다. (생략) 기다리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안에서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는 사람들의 시간도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p.159

 

스태프는 첫 번째 소비자.

 

매장의 첫 번째 고객은 '스태프'입니다. (생략)

스태프에게 필요한 애티튜드와 전문지식이 있다면 스태프를 위한 배려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취향 저격', '감성 저격'이 중요한 시대에 콘셉트부터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까지 '브랜딩'할 수 있는 지침서가 되어주는 책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였다. 가게를 열 것은 아니지만, 공간에 대해 그리고 디테일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거기에 더해서 사람의 마음을 끌고 계속해서 찾게하는 포인트는 결국 디테일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 의미가 있었던 책이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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