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없는 남자들 - 헤밍웨이 단편선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종인 옮김 / 문예출판사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어니스트 헤밍웨이 Ernest Hemingway (1899~1961)는 워낙 유명해서 그의 명작들을 다 읽어보지는 못 했다 하더라도 제목을 다 들어봤을 것이다. 그는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나>, <무기여 잘 있거라>, <노인과 바다>의 걸작이 있고, 퓰리처상(1953)과 노벨문학상(1954)을 받았다. 어렸을 때 필독도서라고 해서 위의 3권을 읽어본 것 같은데 사실 이해도 전혀 못 했을 뿐 아니라 기억도 나지 않는다. 고등학생이 이해하기엔 그의 세계가 너무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여자 없는 남자들>을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가 사랑한 헤밍웨이 단편소설집이라고 해서 더 궁금하다.

<여자 없는 남자들>은 단편소설집의 제목일 뿐, <여자 없는 남자들>이란 단편 소설은 없다. 보통 소제목 중 하나를 메인 제목으로 삼는 것이 일반적인 공식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여자 없는 남자들>이란 제목이 이 책에 실린 14개의 단편소설을 어떻게 관통하는지에 대해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헤밍웨이가 직접 종합한 단편집이니만큼, 단편소설들을 순서대로 읽어 내려가는 것이 아주 중요하고, 헤밍웨이의 문학을 이해하기가 좀 더 쉽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단편 소설들을 읽기 전에 작가 헤밍웨이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으면 소설을 당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인생을 보면 어둡고 쓸쓸하다. 어머니와의 갈등, 아버지의 자살, 순탄치 않은 결혼생활들, 여성 편력 사고방식, 전쟁 참여 그리고 후유증으로 인해 그는 평온하게 살수 없었을 것 같다. 그에 대한 평가를 보면 그리 매력적인 성품을 가진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들의 어두운 면이 더욱더 심오하게 느껴지고 그의 결핍이 그의 작품에서 그대로 묻어 나오는 것 같다.
'그리움', '삶에 대한 집착', '비관주의'를 고스란히 그의 소설을 통해 볼 수 있다. 그의 전쟁 경험이 특히 이 단편소설에 많은 영향을 준 것 같다. <이제 제가 눕사오니>에서 전쟁 후유증으로 인해 잠들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갖고 있는 것을 묘사했고, <다른 나라에서>도 전쟁 이후의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그 중 소령의 쪼그라든 손은 전쟁의 후유증으로 볼 수 있다. 헤밍웨이의 모든 작품을 '죽음'이란 공통된 주제로 놓고 흐름을 보면, 죽고 싶지만 죽고 싶지 않은, 죽음이 두렵지만 패배하고싶지 않은 심정이 녹여져있다. 특히 <하얀 코끼리 같은 산>이 가장 인상 깊은 작품이였다. 합리적이면서 비합리적인 우리 인간들을 하얀 코끼리로 은유하는 것 같다.

심오하면서도 다소 이해가 안되는 헤밍웨이의 단편집을 통해 헤밍웨이의 만년의 모습이고 사실과 허구, 부드러움과 강인함, 죽음과 생명, 여자와 남자, 전쟁과 편화 사이에 갈등을 첨예하게 느끼며 pg 239 고뇌했을 그를 생각하며 작품을 읽으면 삶과 죽음에 대해 여운이 남는다. 이래서 명작은 꼭 읽어야하는 것 같다. 아직 헤밍웨이를 만나보지 않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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