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없는 수학책

숫자 없는 수학책 - 하버드 천재 소년이 보여주는 구조와 패턴의 세계
마일로 베크먼 지음, 고유경 옮김 / 시공사 / 2021년 9월

수학에 관심이 있는 아이라면 초등 중학년부터 읽을 수 있는 책이지 않을까 싶다. 읽고 다 이해하고 기억하라는 것이라기보단 수학의 세계가 이렇게 넓고도 방대하며 재밌구나!를 느낄 수 있을 싶다.

문제풀이 위주로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우리나라 아이들이 너무 짠하다. 안 하자니 사실 너무 문제풀이 해결 능력이 뒤처지고, 하자니 아이들의 경이감을 파괴하는 기분이고... 적절히 조율을 부모가 해주려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너무 과하면 아니한 만 못하다. 우리가,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하고 배우는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신선한 관점과 새로움에 경이감을 느끼기 충분했다.

우선 그림이 많다. 읽기가 편하다. 어려운 개념 같지만 또 어찌 보면 그렇네~ 하며 무릎을 칠 수 있는 이야기 가득이다.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수학 규칙, 증명을 흥미롭게 풀어준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왜 난 이런 질문을 할 생각조차 안 했을까? 란 생각이 들게 된다.

​수학자는 무엇을 믿을까?

"우리는 수학이 흥미롭고, 참이며, 유용하다고 (이 순서로) 믿는다.

우리는 '수학적 증명'이라 불리는 과정을 믿는다.

그리고 증명으로 얻은 지식이야말로

중요하고 강력하다고 믿는다.

원리주의 수학자들은 식물, 사랑, 음악, 모든 것을(이론상) 수학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다."

— 프롤로그 中

수학자들이 말하는 용어의 진짜 의미를 우리는 알고 있을까? 우리가 평상시에 사용하는 기초적인 단어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이중, '차원'이란 단어에 눈길이 갔다.

수학자들이 말하는 4차원은 시간이 아니다. 1,2,3차원과 마찬가지로 네 번째 기하학적 차원을 말하는 것이다.

상상 속의 4차원을 말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을까? 쓸모가 있는 상상일까?

순수수학자와 응용수학자가 여기서 갈리나보다.

어딘가에 '쓰려고' 분류하고 탐구하는 것뿐 아니라 그저 궁금하니까 알아보는 수학자들이 왠지 더 멋져 보인다. 쓸모가 없다는 이유로 상상조차 하지 말고, 궁금함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고 재미있다.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아닐는지. '재미'

창의력은 질문하는 자의 것이다

꽤 간단한 질문이지만,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내용의 나열이라 생각이 들었다. 이런 질문조차 안 하며 살아, 저자의 질문들에 생각해 보는 재미를 느끼게 된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질문을 하며 지내고 있을까?

It's a simple enough question, but it isn't easy to answer. A more precise and limited version of this question, called the generalized Poincaré Conjecture, has been around for well over a century and we still don't know of anyone who's been able to solve it. Lots of people have tried, and one professional mathematician recently won a million-dollar prize for finishing up a big chunk of the problem. But there are still many categories of shapes left uncounted, so we still don't know, as a global community, how many shapes there are.

_Math Without Numbers

수학에도 종류가 정말 많다

학교수학, 위상수학, 해석학, 대수학

시간 여행의 가능성, 또는 우주의 한 부분에서 다른 부분으로 바로 데려가는 웜홀에 관한 질문은 결국 우리가 정확히 어떤 공간에 살고 있는지에 관한 물음이 될 것이다.

_숫자 없는 수학책, pg53

저자의 재미있는 질문과 그의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추가적으로 드는 질문이 많아진다. 평상시에 매일 생각하는 질문들은 아니지만 책을 읽으며 저자와 함께 이런저런 생각을, 상상을 하고 있는 시간이 너무 재밌었다.

이 책을 읽고 수학의 무궁무진한 범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고, '질문', '궁금'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가에 대해, 하버드 천제 소년 마일로 베크먼 Milo Beckman을 통해 또 한 번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