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내 아버지의 선물 - 캠핑의 참맛을 담은 공감 에세이
김현수 지음 / 시공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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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레저의 대세는 역시 캠핑인 것이 확실하다. 내 주의를 돌아봐도 취미 생활을 캠핑으로 전환한 사람들이 많다. 내 주위에는 사진촬영이 취미인 사람들이 많았다. 필자 역시 사진과 여행을 꽤 열심히 하던 사람 중에 하나였다. 그런데 사진을 같이 하던 친구들이 대거 캠핑으로 돌아섰다. 심지어 가장 소중한 재산이던 카메라와 렌즈를 팔아 캠핑 장비를 사는 것을 보면서 역시 대세구나 생각했다.

필자도 등산을 1년 정도 열심히 하다고 1년 정도 캠핑을 열심히 했다. 그리고 지금은 일체의 레저생활을 못하고(안하고) 있는데 책장에 꽂힌 이 책을 선뜻 잡지 못하다고 최근에 3일만에 읽어버리고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몰려서 이동하는 이유

사람들이 아웃도어 레저에 몰린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우리나라처럼 취미생활도 대세에 따라 변하는 곳에서는 이런 쏠림 현상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인라인 스케이트에서 자전거 바뀐 이유는 인라인 스케이트가 무척 고되고 다칠 가능성이 많은 스포츠이고 거기다가 고 난이도 기술을 연마하는데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이었다. 이에 반해 자전거는 난이도의 선택사항이 많고 집에서부터 타고 나가 실력에 상관없이 어디서나 탈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다시 등산으로 몰리게 되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자전거가 꽤 지루한(?)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1시간이고 2시간이고 비슷한 길을 묵묵히 달리는 것에 비해 등산은 지형에 따라 난이도가 다양하고 때로는 죽겠구나 싶을 정도로 숨이 차다가 좀 쉬면 몸이 개운해지는 정말 역동성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자연 안에 들어가서 자연을 직접 즐기며 산행 중에 언제라도 동료들과 이야기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등산 못지않게 유행하는 레저가 바로 오토캠핑이다. 등산을 미친 사람처럼 하는 부류에서는 소위 ‘비박’이라고 해서 산에서 텐트를 치고 자기도 하는데 이 때 모든 장비를 등에 지고 산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무척 힘들다. 그러나 오토캠핑은 말 그대로 차에 모든 장비를 싣고 넓은 공간에 차와 텐트를 치고 심지어 캠핑 장에서는 세탁기와 샤위부스까지 설치되어 있다. 오토캠핑은 야외에서 자기는 하지만 사실상 집에서 누리는 거의 모든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가족들과 함께 하기 좋은 레저이다. 이런 점 때문에 캠핑이 가족 단위의 레저로 대세가 된 것 같다. 





아파트에는 없고 캠핑에는 없는 것

요즘 사람들의 대 부분은 좁은 집에서 산다. 아파트는 생활은 몸은 편하지만 창 밖으로 보이는 같은 모양의 아파트들과 산이 막혀 보이지 않는 답답한 도시에서 산다. 매일 매일 일터로 나가는 과정과 일터에서의 환경도 마찬가지이다. 어린 시절 도시에도 자연이 있었고 골목에서 아이들과 자라며 방학에는 시골의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서 보낸 추억이 있는 30대 중반 이상의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편한 도시 생활에서도 자연을 그리게 된다.

또 자연이라고 해야 놀이공원의 숲이나 인위적으로 조성된 도심의 공원의 추억이 거의 전부인 10대 들에게는 몸으로 체험하는 자연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신기한 체험이 된다.

이런 점에서 캠핑은 설마 요즘의 그것이 과연 자연친화적이냐 하는 의문에도 불구하고 당연한 매력을 지니게 된다.

사람들은 텐트나 타프(천막) 그리고 공동시설(수도, 화장실 등등…)을 사용하면서 자신의 생활이 개방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일상에서는 이런 것이 불쾌하고 불편한 것이지만 캠핑 장에서는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라 캠핑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대부분의 여성)이라도 대부분은 금세 익숙해진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런 개방된 환경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적으로도 개방이 되어 평소에는 금기시하던 것들도 이 곳에서는 다르게 인지하고 행동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쓴 글 중에 어떤 아이의 이야기에서 그런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평소에는 ‘옆집 아이들과 놀지 못하게 하던 엄마는 옆 텐트의 아이들과 노는 것을 나무라지 않는다.’

‘흙 장난을 하면 많이 혼나는데 여기서는 엄마도 화를 내지 않으신다.’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
‘마음껏 놀 수 있다.’



어른도 마찬가지이다.
집에서 멀리 나와있고 야외이다. 꼼꼼히 챙긴다 해도 놓고 온 긴요한 물건들이 있다. 팩을 막을 망치를 잊었다거나 가져온 ‘렌턴’이 너무 어둡다면 정말 곤란하다. ‘버거’가 말을 안 듣는다면 밥을 못 먹을 상황이 된다. 이럴 때는 이웃집의 도움이 절실하다. 많은 이웃 텐트 중에는 반드시 도움을 줄 사람이 있다. 그리고 이런 개방된 곳에서는 이웃의 어려움이 쉽게 발견되고 선뜻 도움을 줄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나 역시도 마음이 풀어지고 삶의 무게에서 쉽게 벗어나지 않겠는가?




남들이 한다고 나도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쏠림에 대해 이야기 했다. 캠핑에서도 이런 병리현상이 보이고 있다. 아무리 대세라고 해도 요즘 캠핑은 많은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섣불리 시작할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 여름휴가로 갔던 계곡야영이나 해수욕장 야영에서는 버너, 코펠과 텐트만 있으면 되었다. 나머지는 집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바리바리 싸가면 되었지만 요즘의 오토캠핑은 텐트에서는 장비준비만 해도 무척 부담스럽다. 자칫 장비 병(카메라 장비만 모으고, 1-200만원선의 자전거에 고가의 액세사리로 치장하는 행동)에 걸려 가산을 탕진(요즘 국내 장비들도 수요 증가에 따라 고가정책을 쓰고 수입브랜드는 말할 것도 없이 꽤 비싸다.)할 수도 있다. 그리고 가족캠핑은 당연히 가족의 동의가 먼저이다. 특히 남편이라면 아내의 동의를 구하고 협조를 구하는 것이 먼저이다. 가족을 위해 시작한 일이 자칫 남편 혼자만 신나서 가족의 불화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준비는 어렵지만 일단 시작하고 나면 그 매력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캠핑이다. 준비과정에서의 어려움이나 경제적인 부담을 모두 날려버릴 만큼 신나는 마음의 평화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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