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오브 주얼리 - 추억을 간직하는 보석 이야기
송경미 지음 / 시공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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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얼리’는 알겠는데 ‘앤틱 주얼리’는 무엇인가? 할 분들이 혹시 있을지 모르겠다. ‘앤틱’이라는 의미가 ‘오래된’ 이란 뜻이니 오래된 장신구 정도가 될까? 저자는 필자의 이런 구태의연한 이런 말 풀이에 ‘나는 반대일세!’ 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앤틱 주얼리’라는 개념은 제작연도로 구분하여 제작된지 100년 정도된 장신구 중에 희소성, 예술성, 제작에 사용된 보석들 자체의 가치 등을 따져서 대략의 기준 이상이 되는 장신구들을 말하는데 저자는 여기에 앤틱의 특성상 처음 제작된 이후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쳐서 현재의 주인에게 오기 때문에 내가 관심을 가진 주얼리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 보는 것은 ‘앤틱 주얼리’에만 부여되는 가치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서상 남이 쓰던 물건을 내가 쓰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인상을 먼저 갖기 때문에 앤틱 주얼리에 대한 거부감이 다소간 있을 것이다. ‘집안에 어떤 것이 들어오면 집안에 우환이 생긴다.’ 라는 이야기처럼 어떤 이들에게 중요한 어떤 것이 나의 것이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닌 것 같다. 앤틱 주얼리가 대략 100년 전후에 유럽에서 제작된 것들이 주류를 이루다 보니 프랑스 혁명 당시에 왕족, 귀족들이 소유했던 주얼리 중에는 그 주인이 처형된 경우가 종종 있어 이런 사연이 있는 주얼리에 대한 거부감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반면 패션에 대해서는 선진국이라는 서구 유럽국가와 미국에서는 한 동안 앤틱 주얼리가 일종의 유행을 타고 있다. 피자의 글에 의하면 최근 시상식 등에서 유명 연예인들이 최신 스타일의 메이저 주얼리 보다 엔틱 주얼리를 더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이 책은

스크릿 오브 주얼리- 앤틱 주얼리에 대한 입문서이다.
필자는 이 책을 그냥 가볍게 읽자고 집어 들었다. 제목 만 봐서는 어떤 스타일의 책인지 알기 어려웠지만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차례와 몇 페이지를 미리 보니 무거운 책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려서 무거운 책 두 권을 읽은 후 머리를 식힐 요량이었다.

필자나 필자의 가족들은 주얼리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관심도 없는 사람들이라 보통의 여자들과 매우 스타일쉬한 일부 남자들이 주얼리를 대할 때의 느낌을 이해하기 너무 어렵다. 따라서 저자가 채의 초반과 결론으로 이야기한 것들(자신만의 주얼리 컬랙션을 가져보라는…, 특별한 주얼리는 만났을 때의 느낌….)에 대한 공감을 할 수 없다. 그런 느낌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세상에는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사니까 같은 것에 대해 이런저런 다른 느낌을 가질 것이고 특정 분야에 대해 필자의 경우처럼 전혀 감흥이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필자가 이 책을 읽으면서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2장에서 소개하는 근대와 근 현대의 주얼리의 개략적인 역사이다. 사실 필자가 이 책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이 책에 대해 바랐던 부분이 바로 이 것이었다.



고가 주얼리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저자가 1장에서 자신이 앤틱 주얼러가 된 이유를 이야기한다. 우연치 않은 어떤 경험이 결국 자신을 앤틱 주얼러가 되게 했고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느꼈던 소중한 느낌들이 함께 하길 바란다고 말한다. 또 책의 결론에서는 주얼리 컬렉션을 장점을 이야기하면서 그 신비롭고 사랑스런 세계를 함께 경험하자도 한다.

저자는 주얼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인식 부족을 말하는 부분에서 고급 주얼리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해 이야기 한다. 부유층에서 고가의 주얼리를 구매하면서 다른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비밀스럽게 구매하는 헤프닝을 소개하면서 이런 행태와 자기의 돈을 쓰면서 남의 눈치를 보는 이상한 분위기를 이해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 말은 사실이다. 자기 돈을 쓰면서 왜 그럴까? 국내에서 골프를 치러 다니면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다고 동남아시아로 골프를 치러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국내에서 소비하면 우리나라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되는데 왜 굳이 해외에 나가서 그래야만 할까? 그 대답은 이 책에서도 약간 다룬 고가의 미술품 수집 문제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필자의 바램처럼 미술품이나 주얼리의 가치를 알아보고 나의 마음에 쏙 드는 것을 구매해서 마음껏 사용하고 때로는 남들에게도 보란 듯이 자랑하면서 즐기는 것은 그 것을 빚을 내서 사던 말던 다른 이의 취향이나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참견 할 바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타인의 평가로 나의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자존 감이 약하다고 말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긍정적인 면에서는 내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라는 것을 생각한다는 점도 한 가지 이유이다. 내가 아무리 소중해도 보통의 사람들과 확연히 다른 무언가를 한다고 것은 쉽지 않다. 이런 두 가지 면이 긍정적으로 발휘가 되어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따른다면 무엇을 해도 당당하겠지만 우리나라의 많은 부자들(상당 수 졸부 포함)이 세속적으로는 ‘노블리스’인데 도덕적으로는 오블리제를 실행하지 못한다. 그러니 당당하지 못하니 이상한 행동들을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주얼리에 대해서만 다루지 때문에 이상한 고가 주얼리의 거래 행태의 원인에 대해서 깊게 이야기 할 바는 아니지만 필자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면 문제에 대해 잠시 언급해 보았다.

막대한 기부를 하고 봉사활동을 위해 몇 달은 아프리카 오지에서 생활하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고가의 사치품을 구입하고 개인이 소유하기 어려운 제트기를 구입하는 등 악마와 천사를 오가는 개인사를 보여주는 헐리우드 배우들의 삶을 보면 우리의 현실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기도 하고 다르게 생각해 보면 영영 불가능한 이야기 같기도 하다. 우리네 부유층들 중에는 손이 큰 사람들은 많아도 마음이 큰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이런 우리의 현실을 생각할 때 고급스런 주얼리, 가치 있다고 판단되는 주얼리를 취급하는 시장이 커지고 대중화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본다. 앤틱 주얼리도 일부 부유층 위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앤틱 주얼리 샵을 운영하는 ‘주얼러 로서 저자의 좀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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